한국의 철도네트워크의 절대적인 부족은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요.
그러면 어떤 비슷한 조건으로 비교할지가 문제가 되겠지요?
이미 전회인 국가별 통계 A에서는 2011년 GDP 총합 상위 30개국 및 3,000km대 철도영업거리 보유국의 비교를 봤어요.
이번 회차에서는 다음 사항에 대한 다각적인 비교가 이루어질 거예요.
- 국토면적 - 한국의 국토면적 대비 ±20%인 국가들
- 인구 - 한국 총인구 대비 ±20%인 국가들
- 1인당 명목 GDP - 2011년 국제연합 통계 기준, 한국의 수치 ±20%인 국가들
- 철도 1km당 국토면적 - 단위 km2, 작을수록 보급률 높음
- 철도 1km당 인구수 - 단위 명, 작을수록 보급률 높음
일단 국토면적부터 먼저 볼까요?
한국의 면적은 100,210km2이예요. 그리고 ±20%라면 국토면적이 80,168~120,252km2 사이에 있는 국가들을 말해요.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국가들의 철도영업거리를 알아볼까요?
- 말라위 - 797km
- 에리트레아 - 306km
- 베냉 - 758km
- 온두라스 - 699km
- 라이베리아 - 490km
- 불가리아 - 4,159km
- 쿠바 - 5,076km
- 과테말라 - 885km
- 아이슬랜드 - 없음
- 한국 - 3,557km
- 헝가리 - 7,942km
- 포르투갈 - 2,842km
- 요르단 - 251km
- 세르비아 - 3,809km
- 아제르바이잔 - 2,918km
- 오스트리아 - 5,927km
- 아랍에미리트 - 52km
여기서는 그나마 하위권은 아니군요. 일단 17개국 중 영업거리 4자리인 국가가 8개니까요. 그런데 그 안의 등수를 보니 6등...게다가 한국보다 확실히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는 여기선 오스트리아밖에 없어요. 다른 나라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와의 직접경쟁상대였나요?
한국이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다고 해서 국토면적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말할 수는 있어요. 그러면 험준한 산지 내에 있는 국가인 오스트리아나 아제르바이잔은 한국보다 국토가 더 좁은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까요?
그 다음에는 인구를 보도록 해요.
한국의 인구는 2012년 7월 1일 공식 추정결과 50,004,441명에 도달했어요. 그러면 20% 내외일 경우 포함되는 인구의 범위는 40,003,553~60,005,329명 범위내에 있어요. 이 나라들은 어떤 나라가 있는지 살펴볼께요.
- 이탈리아 - 24,179km
- 남아프리카 - 20,247km
- 한국 - 3,557km
- 미얀마 - 3,955km
- 콜롬비아 - 1,663km
- 스페인 - 15,064km
- 우크라이나 - 22,300km
- 탄자니아 - 2,722km
- 아르헨티나 - 36,966km
한국보다 철도영업거리가 더 적은 국가는 콜롬비아와 탄자니아 정도군요.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에 비해도 확실히 태부족이라는 게 확연히 보이고 있어요. 콜롬비아나 탄자니아의 철도가 한국의 철도와 비교할 정도일까요? 적어도 고속철도 운용국이라면,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비교해야 레벨이 맞다 보니 저개발국과의 비교는 무의미해요.
혹시 한국이 못 사는 나라니까 철도를 이용할 기회가 적다고 주장할 수는 있을 거예요. 그것을 위해서 1인당 명목 GDP가 비슷한 나라들을 동원해 보기로 했어요. 역시 이번도 공평하게 한국의 수치 ±20%인 국가들을 골라 봤어요. 2011년도 국제연합 통계의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23,067달러니까, 대략 18,454~27,680달러 범위내의 국가가 해당되어요.
- 그리스 - 2,552km
- 오만 - 없음
- 슬로베니아 - 1,228km
- 한국 - 3,557km
- 바하마 - 없음
- 적도기니 - 없음
- 포르투갈 - 2,842km
- 몰타 - 없음
- 사우디아라비아 - 1,412km
- 체코 - 9,487km
- 바레인 - 없음
1인당 명목 GDP가 한국보다 낮은 체코조차도 저렇게 철도가 많아요. 인구도 1/4 수준에 못 미칠뿐더러 국토의 크기도 아랍에미리트보다 더 작아요. 그런데도 철도는 훨씬 많은 것이 눈에 보여요. 다른 나라들을 보면 인구가 한국보다 확실히 적거나, 지형상의 이유로 아예 철도가 없거나 해요. 이런 나라와 한국이 직접 비교대상인가요?
자, 이제는 철도 1km당 국토면적을 볼 차례예요.
여기서는 한국의 ±20% 수준으로는 해당국이 너무 적으니, 한국의 수치가 28.17km2를 기록하니 범위를 더 크게 잡아서 20~40km2대를 보기로 해요. 해당되는 국가는 다음과 같아요. 이건 수치가 낮을수록 철도보급률이 높은 것이니 주의를 바랄께요.
- 벨라루스 - 37.81km2
- 엘살바도르 - 37.44km2
- 리투아니아 - 36.98km2
- 마케도니아 - 36.79km2
- 아일랜드 - 36.62km2
- 아르메니아 - 35.20km2
- 스웨덴 - 35.12km2
- 스페인 - 33.55km2
- 포르투갈 - 32.4km2
- 피지 - 30.61km2
- 지부티 - 29.71km2
- 아제르바이잔 - 29.86km2
- 몰도바 - 29.68km2
- 라트비아 - 28.47km2
- 한국 - 28.17km2
- 우크라이나 - 27.07km2
- 불가리아 - 26.66km2
- 레바논 - 25.94km2
- 북한 - 23.03km2
- 쿠바 - 21.84km2
- 대만 - 21.66km2
- 프랑스 - 21.53km2
- 이스라엘 - 20.75km2
- 세르비아 - 20.34km2
어떤가요? 국토가 6배 이상 넓은 프랑스조차도 한국보다는 철도의 보급밀도 자체가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리고 계속된 고립주의로 철도시설투자가 거의 없는 북한보다도 철도의 보급밀도가 낮다는 것은 아무래도 좋게 보일 수 없어요. 게다가 더욱 험준한 산지, 좁은 국토 및 적은 인구의 불리한 세 요건을 가진 대만조차도 오히려 철도망이 더 조밀한 것은 무엇을 시사할까요? 한국지형에 철도가 맞지 않다는 등의 주장을 여지없이 논파해 주고 있어요.
이제 철도 1km당 인구수가 남았어요.
한국의 경우 철도 1km당 인구수는 14,057명. 이게 어느 나라와 비슷한 수준일 것 같아요?
선진국은 될 것 같아 보이죠? 천만의 말씀. 한국의 ±20% 수준 국가 중에서 선진국이 얼마나 있는지 찾아볼까요? 범위는 11,245~16,752명.
- 콩고민주공화국 - 16,463명
- 코스타리카 - 16,416명
- 과테말라 - 16,228명
- 모로코 - 16,227명
- 태국 - 16,084명
- 탄자니아 - 15,866명
- 이라크 - 15,587명
- 말레이시아 - 15,324명
- 에콰도르 - 14,810명
- 중국 - 14,722명
- 페루 - 14,585명
- 한국 - 14,057명
- 대만 - 13,960명
- 케냐 - 13,899명
- 세네갈 - 13,724명
- 스리랑카 - 13,696명
- 키르기즈스탄 - 12,860명
- 미얀마 - 12,127명
- 이집트 - 12,075명
- 기니아 - 11,926명
- 온두라스 - 11,753명
- 베냉 - 11,581명
이 중에 고속철도 운영국이 몇 나라나 있나요? 3개국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나라들을 제외하면 선진국으로 부를 수 있는 국가가 있나요? 이런 나라들의 이미지 하면, 객차에 매달려 다니는 사람들이 연상되는데, 그런 나라들과 한국이 비교대상이니 충격 아닌가요?
게다가, 그 인구 많은 중국과 철도 1km당 인구수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것만 대륙 스케일인 한국의 철도시스템, 그래도 각종 지표와의 비교결과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다음 회차에서는 도로와의 비교를 다루도록 할께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9 댓글
하네카와츠바사
2013-06-03 15:53:59
여러 각도에서 통계를 비교해 보았군요. 우리나라가 경제규모 등 여러 면에서 비교해 봐도 철도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철도가 성장하지 못한 원인이 어디에서 오는지가 궁금해지네요. 그런 부분도 앞으로 다루게 되나요?
마드리갈
2013-06-03 16:03:51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한국의 철도네트워크 자체가 태부족한 상황인 것은 명백하고, 게다가 고속철도 운용국이면서 정작 같은 레벨의 국가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채, 고작 오지의 저개발국과 비교해야 할 수준이라는 게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물론 단순비교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위에서는 일단 철도네트워크를 영업거리만으로 판단하고 복선화, 가선설치, 중량레일, PC침목 등의 품질요소는 배제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을 같이 보더라도 한국의 철도시스템이 좋다고 정당화할 수는 없어요. 이런 사실도 여러 회차에 걸쳐 다룰 예정이예요.
이렇게 된 원인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철도관련 투자, 도로에 대한 투자비교, 여행자의 행태 등에 따라 유의미한 추정은 할 수 있어요. 그건 사례연구 등을 통해 여러 번에 걸쳐 다루어질 예정으로 있어요.
대왕고래
2013-06-03 16:29:47
사람으로 치면 혈관이 부족한 것이군요, 마치...
교통은 인체로서 치면 혈관일테니까요.
사람이 이동하는건 철도뿐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장거리 이동수단의 대표격 교통수단인 철도가 적다는건, 세계에선 나름 그래도 나은편에 속하는 한국으로선 좀 걸리지 않을수가 없어요.
"도표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면서 통계들을 조금 상세히 봤는데, 크기순 나열이라는걸 깨닿고서는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제가 수업시간 직전에 보고 있어서 속독을 해서 전체적으로 이해를 못했을까 싶었는데, 속독을 하면서도 전체적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대왕고래
2013-06-03 17:25:26
확실히, 그렇게 듣고 보니 "좀"이 아니군요. 우리나라의 상황상 이건 필수적인 해결과제에요.
도표는, 마드리갈님이 자료를 수치크기순으로 잘 정렬해주신 덕에, 없어도 될 듯해요. 충분해요. 센스 좋으세요 ㅇㅅㅇ!!
마드리갈
2013-06-03 16:43:56
혈관이 좀 부족한 게 아니죠. 어차피 혈관의 단면적에는 한계가 있으니 이건 일단 적정 수준으로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그 수준에도 전혀 못 미치니까 그게 문제가 안 될 수가 없어요.
경제대국, 무역대국의 위상에 비해 철도시스템이 이렇게 초라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요. 게다가 국토가 좁고 에너지 자원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한국이 철도 위주로 시스템을 재편하지 못하면 오래 갈 수 있는 경제가 되지 못하니 확실히 문제가 되어요.
도표는 따로 필요가 없을 거예요.
처진방망이
2013-06-03 17:20:02
종합하면, 우리나라 철도망의 구축을 도로 구축만큼 힘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네요.
마드리갈
2013-06-03 17:30:25
다음 편에서 다룰 이야기를 미리 말씀해 주셨군요. 맞아요.
최소한 고속도로 정도의 네트워크는 갖추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부족한 게 사실이예요.
한국의 철도영업거리는 비슷한 경제규모, 국토면적, 생활수준 등을 유지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너무나 모자라고,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실정인데 여기에 쓸 돈만큼은 전혀 없어요. 도로 관련은 지자체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선심성 공약으로 남발되어서 중복투자가 이루어지는 반면, 철도는 그냥 내버려두고 있어요.
트릴리언
2013-06-03 22:18:28
결정적으로 철도가 들어선다고 하면 집값 떨어진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철도 인프라가 확충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거에요.
마드리갈
2013-06-04 12:45:04
한국의 전통취락이 대로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가 과거로부터 전해진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잠재적인 공포에 기인한다고 해요. 그게 오늘날에는 철도소음 등의 이유가 덧씌워져서 반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도시에서는 역세권 재개발을 바라면서도 주거공간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가 이런 데에 있어요.
부동산 불패신화가 여러가지를 망쳐놨어요.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50년 이내에는 도심의 지상철도구간 신설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비관적인 예측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