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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공산주의자들을 만난 경우가 많았어요.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좀 풀어놓을께요.
냉전이 종식된지도 반세대 정도 지난 2000년대 후반에 공산주의자, 속칭 빨갱이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았고 의외로 굉장히 견고하게 대학가에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있었죠. 그리고 그들의 행태는 생각한 것보다 더욱 심각했어요. 게다가 위험한 경우도 많았어요. 대략 이 정도.
#1 "미국이 일본을 이겼으니까 인민혁명이 좌절되었고 그래서 미국은 한민족의 철천지 원수이다."
이것은 과선배로부터 들은 이야기.
그러니까 이런 것이죠. 일본이 조선총독부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면 조선인 탄압이 더욱 오래 지속되었을 것이고 그 결과 조선인의 계급투쟁의식이 더욱 고양되어 결국 필연적으로 인민혁명이 일어날 환경이 조성되었을 것인데 미국이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을 항복시켰다 보니 그 환경이 모조리 어그러졌다는 것이죠. 즉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익으로 인민공화국이 세워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고, 일본의 식민지배가 지속되는 것이 결국 더 나았다는 의미예요.
#2 "국가가 국민을 위한다면 국가가 계급혁명을 방해하는 것이고, 국가가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면 국가 그 자체가 나쁜 것이다."
이것은 행정학을 공부하다 보면 나오는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인데...
실제로 프로이센의 재상이자 독일제국의 첫 수상이 된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1815-1898)가 사회보장정책을 시행해서 공산주의자들의 동인이 상당부분 약화된 사례도 있어요. 이것을 응용해서 공산주의자들은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죠. 어차피 국가는 원래 나쁜 존재이고 사라져야 할 존재니까 국민을 위한다는 것은 기만이고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성이라고.
#3 "대학은 대학구성원만의 완전한 해방구가 되어야 한다."
그런 것이죠. 실정법도 초월하는 존재가 되어서 대학 내에서 공산주의자가 지배적인 지위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공산주의자는 대학 내에서 독재를 할 권리가 있고, 대학구성원의 생사여탈권도 쥐고 있어야 하는데다 국가권력이 여기에 간섭할 이유 따위는 전혀 없다고. 그래서 그 누가 지명수배를 받다가 결국 체포되어 구속되었나 보네요.
#4 "우리나라는 친중노선으로 갈아타서 일본을 공격하는 선봉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이미 2020년 3월 6일에 썼던 글인 대학생 때 보았던 어떤 학생의 논리에 소개된 적이 있어요.
즉좌에서 반박당한 그 학생은 단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했어요.
그 학생은 공산주의를 표방하지 않았지만, 이미 우리나라가 자유진영에 속한 국가이자 주한미군이 주둔중인 미국의 동맹국인 이상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 경도되는 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말에서 이미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없어요.
#5 "인민군은 잘못없다."
2010년 3월에 천안함 폭침사건이 일어난 이후였죠.
그리고 대학 내에서 나오는 말이 수상하기 짝이 없었어요. 천안함이 노후화되어 피로파괴로 부서진 것이라느니, 미군의 잠수함이나 이스라엘군의 잠수함이 충돌한 것이라느니 하는 수상한 주장이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서 난무했고, 음모론 주장자들을 학내에 초빙하는 강연회도 추진되었어요. 나중에는 인민군은 잘못없으니 인민군을 의심하지 말라는 말도 나왔어요.
#6 "모택동은 인민의 영도자다."
과동기가 견지하던 사상이었어요. 그는 세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이전에는 "민중의 자녀가 우리 대학에 들어올 권리를 부유층의 자녀가 뺏았다" 라고 주장했다가 저에게 "그럼 네가 그 자리 양보하든가?" 라고 반박하자 그대로 입을 닫은 전력이 있어요. 늘 모택동어록을 갖고 다니고 지갑에도 모택동 초상화를 휴대하던 그는 결국 강력범죄를 저질렀고 도피중에 체포되어 구속되었어요. 그 뒤의 상황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는 채로...
#7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학내의 각종 투표에서 중복투표, 득표조작, 상대 후보에 대한 미행 등의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데에도 공산주의자들은 그런 상황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대한민국은 친일친미반동 매판자본가가 건국한 시작부터 부조리한 국가니까 그런 부조리한 국가의 법을 따르는 것 자체가 민족반역이고 계급투쟁에 반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들의 목적은 조국과 이념을 위한 숭고한 것이고 탄압에 이기기 위해서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오히려 자랑스러워 했어요.
#8 "야이 반동분자 새끼야!!"
이건 공산주의자들에게 들은 욕설.
저의 출신지역을 알게 된 어떤 공산주의자가 저에게 대뜸 그렇게 욕설을 한 것이었어요. 대뜸 타인을 보고 반동분자니 하면서 욕하는 건 어휘력이든 인성이든 참 알만한 수준의 것이겠지만요.
대략 이 정도 되네요.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제 기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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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잡것취급점
2022-12-08 21:21:51
자기들이 시대에 뒤떨어졌음을 절대 인정 못하는 게 제3자가 보기에 얼마나 추한지를 당당하게 보여주시는 분들이네요.
마드리갈
2022-12-09 14:16:49
그렇죠. 그들은 입만 열면 진보를 외치고 타인을 반동분자로 부르기 급급하지만 그들은 사실 정반대였어요. 그들이야말로 가장 퇴보한, 그리고 그들의 용어로 "반동분자" 라고 불려야 할 자들이죠. 그런 그들이 늘상 남탓을 하는 것도 결국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한 모종의 생존전략일지도요. 그게 그들의 뇌내에서는 정말 훌륭한 계책같지만, 갈수록 그들의 입지를 좁히고 마는 하지하책인데다 추잡하기 짝이 없어요.
그런데 많이 약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정말 소멸한 건 아니니까 주의해야겠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판데믹을 일으키는 것처럼 그들도 재흥의 기회를 엿보고 있을테니까요.
대왕고래
2022-12-10 19:37:16
이상한 사람이 많네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도 수능을 봐서 대학에 올 수가 있네요.
뭐 수능은 성적만 볼 뿐이고, 이 사람이 올바른 사람인지를 판결하지는 않으니까요... 맹점이네요.
마드리갈
2022-12-11 13:03:44
사실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이상하지 않았다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 대학 구성원들로부터 "의식화" 를 주입당해서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러니 어떠한 경우라도 루프홀은 발생하기 마련이고 대학가 내에 공산주의자들이 독버섯같이 암약할 수 있는 거겠죠.
스탈린의 딸 스베틀라나 알릴루예바(Svetlana Alliluyeva, 1926-2011)가 소련을 탈출하여 미국에 망명했을 때 한 유명한 말이 있어요. "책으로 공산주의를 익히면 공산주의자가 되고 몸으로 공산주의를 익히면 반공주의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