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의미가 깊습니다.
스포츠 그 자체로 보자면 하계올림픽의 마지막은 남자마라톤이 장식합니다. 수사법(修?法)에서도 인생이 흔히 마라톤에 비유된다든지 여러 장기프로젝트도 마라톤에 비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대올림픽의 시작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매회 하계올림픽 종목에 들어 있었던 마라톤은 1921년 이전에는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서 우승기록이 거의 3시간에 육박하는 때에도 3시간을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후 1921년에 제정된 42.195km(=26마일 385야드)는 앞서 1908년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사용된 적이 있었다가 19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다시 채택된 이후로는 표준으로 정착해 있습니다. 1908년 대회 이후 세계기록은 대략 50분 이상 단축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자마라톤이 채택된 것은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 최초입니다. 당시의 우승기록은 2시간 24분 52초로 남자의 2시간 9분 21초에 비해서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도 아닙니다. 이렇게 성별에 따른 기록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마라톤의 주목할 점이 되겠습니다.
현재 마라톤의 공식기록은 남자의 경우 2022년 9월 25일 독일 베를린마라톤에서 우승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 1984년생)이 2시간 1분 9초의 기록이, 여자의 경우 2019년 10월 13일 미국 시카고마라톤에서 우승한 케냐의 브리기드 코스게이(Brigid Kosgei, 1994년생)이 2시간 14분 4초의 기록이 현재의 세계기록입니다. 또한 엘리우드 킵초게는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열린 영국의 화학회사 이네오스(INEOS) 주관의 이네오스 1:59 챌린지에 참가하여 1시간 59분 40초라는 기록을 세워 2시간의 벽을 최초로 깬 세계 유일의 인물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비공인기록이다 보니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같은 공식 스포츠대회에서는 여전히 2시간의 벽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엘리우드 킵초게가 얼마나 더 활동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확실치는 않지만 이변이 없는 한 2023년중에는 독일 베를린마라톤 및 미국 시카고마라톤에, 그리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가능하지만 그 이후의 선수권대회에 대해서는 연령 등을 생각해 볼 때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남은 대회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의 벽이 깨지면 그 다음은 여자마라톤에서의 2시간 10분의 벽이 기다리고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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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3-06-16 10:56:52
사람이 진화하는 것인지, 달리는 기술이 진화하는 것인지, 어떻게 점점 신기록이라는 게 달성되네요.
IT기술도 눈 깜박할 사이에 진화하고, 육체적인 달리기 측면도 이렇게 발전해나가고 있고... 어느쪽으로든 대단하네요.
SiteOwner
2023-06-17 18:15:12
사람 그 자체도 달리는 기술도 모두 진화한다는 게 이렇게 드러납니다.
바로 이런 것이 스포츠과학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운동선수는 대체로 체격이 큰 편이 유리하지만 마라톤의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42.195km의 긴 거리를 평균 20km/h 정도의 속력으로 달리는 것은 일반인 레벨이라면 진짜 전력질주하는 수준입니다. 그러기에 체력안배가 매우 중요하고 기본부하가 적을 게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인간이 그것을 깨닫게 된 것은 20세기 이후 스포츠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깨달은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여기에서 성별에 따른 기록차가 많지 않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여성의 근육량은 남성의 것보다는 확실히 적고 근력도 약하다 보니 역도 같은 스포츠에서는 확실히 여성이 불리합니다. 그러나 마라톤에서는 여성의 신체가 대체로 작고 가볍다 보니 기본부하가 적고 체지방률이 높은 것이 높은 지구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남성보다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2030년이 도래하기 전에 남자마라톤 2시간의 벽은 공식적으로 깨지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