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너무 화가 나면서도 큰 결정을 하게 되는 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수님께 내일 9시까지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명하고 더 이상 담당교수로서 있어줄 수 없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께 솔직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듣게 되서 아무도 없는 강의실에서 혼자 울었습니다.
제가 계속 교수님께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교수님의 방식이 너무나도 급진적이여서 따라갈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가 원래는 애니메이션을 하려다가 변경사항을 이야기하지 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그래서 빨리 따라가려면 교수님의 방식이 맞는 것입니다. 비록 스파르타라고 불리는 식이지만요.
그 부작용 탓인지는 몰라도, 7, 8월은 거의 제가 짜증과 우울함의 극성시대였습니다.
3d를 할 때마다 무지무지 화가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에는 3일도 못버티고서는 거의 놀자판이었습니다.
너무 늦은 이야기지만, 저한테는 아무래도 3d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맞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런 급진적인 방법으로는 아닌 듯합니다.
여기에서 저는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제 담당 교수님이 사라지면, 저는 졸업작품을 만드는데 문제점이 생깁니다.
이를 조교님께 말씀 드리면 그것은 교수님과 상담하라고 이야기하고, 만약 교수님께 간다면 '그건 네 사정이고'라는 말로 일관하십니다.
만약 이를 혼자서 독단으로 진행할 경우, 기간 내에 제출은 그렇다치더라도 '교수의 지시에 불응했다'며 혼이 나게 됩니다.
결국 생각 나는 것은 세가지입니다. 휴학, 자퇴, 혹은 휴학 후 내년에 다른 결과물로 졸업.
상황은 이렇게 되어가지만, 속은 오히려 후련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결정을 등록금을 내고 나서 결정했다는게 후회됩니다.
그래서 무얼 해야할까? 하면서 레몬청을 만들려고 레몬을 씻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는 중, 고교때 만화를 그리면 꽤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용이 나름대로 재미있다고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만화창작하는 아이들의 텃세와 부심이 워낙에 센 데다가 분명 애니메이션고교인데도 애니메이션을 보면 오덕취급을 받아서, 제가 만화창작을 하겠다는 소리를 했었을 때 저에게 듣기라도 하라는 듯이 '어머! 오타쿠가 오타쿠짓 하려고 작정했나봐!'라면서 이야기한 여자애가 있었죠. 그 이후에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결국 재능도 없던 상황표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만화를 그려서 내는 것이 수월한 시대입니다.
이왕 휴학하는 김에, 제가 원하는걸 한 번 준비해보자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졌습니다.
오늘 부모님께 이야기해야하는데 조금 떨리네요. 말을 조리있게 못하는지라 싸울 것 같기도 하고요.
우선은 3d를 하라는 곳까지는 해보도록 하고, 학교에는 내일 이 결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과자와 사랑을 싣고 에클레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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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마드리갈
2013-08-26 23:38:23
저런...정말 힘드셨겠어요...
뭐랄까, 전공에도 궁합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과 맞지 않는데 이걸 질질 끌어간다고 해서 능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결과물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일단 자퇴는 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능력이고 뭐고를 떠나서 나이가 많으면 진입도 못하고 배척당해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학업도 날아가는 거구요. 그러니 휴학 쪽으로 가닥을 잡아 보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