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생활공간의 영역은 우선적으로 자연의 지형지물에 의존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경계의 기준을 무엇으로 할지가 의문이 됩니다. 그 기준은 산이 될 수도 있고 물이 될 수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 정답은 없습니다. 산은 산 나름대로, 물은 물 나름대로 일장일단이 있다 보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을 경계로 하는 것은 많습니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의 경계라든지, 한반도에서 영남지방과 다른 지방의 경계가 소백산맥인 것이라든지, 알프스산맥이나 히말라야산맥같은 거대 산맥이 인접국들의 국경이기도 한 것이 그렇습니다. 반면 물을 경계로 하는 것도 많습니다. 아시아의 일본이나 유럽의 영국처럼 대륙과의 사이에 좁은 해양이 있는 도서국가도 있는데다 독일과 프랑스의 남부국경인 라인강같은 사례도 있고, 서울의 경우도 한강을 기준으로 강북과 강남이 나뉘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경계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의미도 대책도 달라집니다.
예전에 동생과 이야기를 해 보니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통행의 장벽이 큰 쪽을 경계로 하는 게 가장 좋겠다고. 그래서 우선은 직접 건널 수 없는 물이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것을 쓸 수 없다면 그 다음이 산인 쪽이 좋겠다고. 그리고 산은 험한 지형이긴 하지만 국경선이 영토를 내려다보는 형국이 되면 역시 국방상 불리하니까 다른 행정구역이라면 몰라도 역시 국경으로서는 물이 우선이고 산은 그 다음일 것이라고.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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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4-05-12 22:19:05
통행기준이 경계가 되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지 않을까 싶네요.
다르게 말해서 경계라는건 넘는데 제약이 생기는 선이니까, 통행이 기준이 되는게 일반적일 거 같아요.
SiteOwner
2024-05-13 12:02:55
그렇습니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면 역내이고 그렇지 않으면 역외로 구분하는 것이 그게 여러모로 적합합니다. 이것을 이해하면 왜 같은 하천 주변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같은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 라인강변의 경우 각 지방마다 사용하는 말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라인강의 수면이 주요 교통로이기도 한 터라 강변의 주민들은 서로의 말을 문제없이 알아듣고 쓸 수 있기도 합니다.
경계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고 그것의 훌륭한 사례가 성이나 해자 같은 것입니다. 중국의 만리장성 또한 북방의 이민족을 막기 위한 중국의 북방최전선이었고, 고대에 축조된 성은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주변에 인공수면인 해자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Lester
2024-05-12 22:51:18
저도 사람이 왕래하는 방향에 1표 더 주고 싶긴 합니다. 조선시대였나 도성을 설계할 때도 가로 혹은 세로로 관통로가 나 있는 게 그래서라는 얘기를 어딘가에서 얕게 들었던 것 같거든요. 물론 이러면 통행이 고착화되거나 반대로 급변하는 통행에 대처하기 힘들 것 같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자연적인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지형의 고저차가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산이 많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사는 성남의 경우엔 언덕지대를 깎아가면서 주거지역이 생겨나고 있는데, 신축건물들한테나 측정하기 깔끔하지 구건물들은 무지막지한 경사를 감당하며 왕래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정한 것과는 좀 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SiteOwner
2024-05-13 12:08:54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이 공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공간이 사람을 만들기도 합니다. 마르크스주의에서 말하는 부르주아(Bourgeois)라는 계층도 사실은 성 안에 사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시작하여 그것이 결국 자본가 계급을 지칭하는 용어로 굳어진 것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지형의 고저차도 실제로 좋은 예입니다. 영어의 다운타운(Downtown)이라든지 독일어 접두어 중 고지대를 나타내는 오버(Ober-) 및 저지대를 나타내는 니더(Nieder-) 같은 것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연발생된 구시가지는 확실히 그런 난점이 많다 보니 평면에 구현된 지도만으로는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난점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