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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 대한 경험담 및 몇몇 이야기

마드리갈, 2024-05-05 14:49:10

조회 수
109

시민단체(市民団体)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를 해 볼께요.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경험에 대한 것과, 시민단체의 정당성 확보가 정치가 아닌 경제의 영역에서 설명가능한 의외의 측면과 비판 및 폴리포닉 월드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예요.

사실 제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것은 대학 커리큘럼의 일부분이었어요. 학점이 배당된 사회봉사 과목이 있었고 그 중 시민단체 활동도 선택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해볼 일이 없었던 활동에 대해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학기에는 주말에 당시에 거주하던 서울 동남부 모처에 있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활동영역은 서울 동남부 및 인접한 경기도 일대.
일단 환경 관련으로 활동하는 곳이었고 소속단체에 환경기술사 출신도 있어서 꽤 전문성도 있었죠. 그러나 그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어요. 주한미군을 점령군 운운한다든지, 당시 진보진영에서 추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을 벌인다든지 등등 당파성이 매우 강한 정치운동을 벌이는 것도 있었는데다 북한의 자연이 매우 잘 보전되어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도 공공연히 나오고 그랬어요. 학기종료와 함께 그 시민단체 활동도 끝났고, 결국 그 시민단체와는 두번 다시 엮이지 않았어요. 이것이 시민단체에 대한 저의 경험담의 전부.

그러면 시민단체는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할까요?
사실 이 점에 대해서 정치학적인 비판이 있긴 해요. 정치에서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가 인정해야 할 것이 전제되거든요. 당장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선거의 결과라는 것도 있고. 그러나 시민단체의 정당성은 그렇게 확보되지 않아요. "우리가 옳은 일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옳다." 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 문장은 앞뒤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도 않을 뿐더러 순환논리에 지나지 않아서 결국 시민단체의 정당성은 그들의 주장일 뿐이지 사회에서 인정된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것을 경제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의외로 쉽게 풀려요. 이전에 포럼에서 논했던 비용의 문제로 환원하면. 만일 시민단체의 활동에 의한 사회후생의 증가에 대한 정량평가가 가능하다면 이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부문이 하지 못했던 영역에의 기여로 볼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그만큼 공공부문이 예산을 절감해도 되는 것이고 그에 합당한만큼 시민단체에 대해 보조금 등의 형태로 보상할 수 있는 정당성이 갖추어져요. 그러므로 이렇게 공공부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추론가능해요. 정치학적으로는 아무리 해도 근거가 박약한데다 있는 것조차도 순환논리에 지나지 않는 이런 맹점이 경제학적으로 쉽게 풀리는 의외성이 이 사안을 관통하는 논점이기도 해요.

그러면 여기에서도 비판이 제기가능하죠.
시민단체의 활동을 사회후생의 증가로 평가한다면 사회후생을 감소시킨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반정부 내지는 반체제단체로 낙인찍어서 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것도 정당화되기 마련이죠. 즉 특정 시민단체에 대해 세무조사나 회계감사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또는 분담금 납부강요나 과징금 부과같은 직접적인 방법으로 실시되는 압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어요. 그렇지 않더라도 이 경제학적인 접근은 시민단체의 관변단체(官辺団体)로서의 변질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도 있어요.
또한 시민단체에의 보조금 지급 또한 문제될 수 있어요.
사실 동북아시아에서 통하는 시민단체라는 한자역어는 영어권에서 쓰이는 비정부기구(Non-governmental Organization, NGO)와도 비영리기구(Non-profit Organization, NPO)와도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요. 보조금이 지급되는 자체만으로도 비정부기구를 표방하면서 정부보조금에 상당부분을 재정을 의지하는 모순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시민단체의 활동이유가 정부보조금이 되는 주객전도 또한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이런 문제는 동북아시아에서 NPO활동의 역사가 가장 긴 일본에서 온갖 비리가 나타나 있고 그 뒤를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단체의 온갖 독직(涜職)도 팽배해 있고...
그리고, 예의 비판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더라도 이 본원적인 문제는 피할 수 없어요.
시민단체의 활동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든간에 이것은 비공식 영역에서 발생하는 외부효과(外部効果, Externality)인 것이죠. 즉 이 외부효과에 대해서는 비용의 지불근거도 없고 청구권한도 없어요.

현실세계와는 달리 폴리포닉 월드에서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NGO로서의 성격이 특히 강조되어 있고 따라서 현실세계의 한국이나 일본에서 보이는 시민단체에 대한 보조금도 없어요. 즉 자금은 회원이 내는 회비나 일반대중으로부터의 모금 또는 자체 영리수단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해요. 또한 단체이다 보니 기업 등의 다른 단체와 동일한 회계수준이 요구되어요. 즉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공공부문으로부터는 우대도 차별도 없고 오로지 다른 단체와 동등하게 다루어질 뿐이라는 것. 게다가 위에서의 비판에 언급된 것처럼, 외부효과에 대해서는 금전이 오갈 사안이 아니라고 명백히 선을 긋고 있기도 해서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우호적인 환경이 아닐 수도 있어요.
마드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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