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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건에 대해 몇 주년인지를 알고 느끼는 격세지감

마드리갈, 2024-07-17 22:30:13

조회 수
114

아직 오래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때가 꽤 있어요.
그러해요. 오늘은 말레이시아항공 MH17 여객기가 러시아의 지대공미사일에 격추되어 탑승자 전원이 희생된 사건이 일어난지 10년 째 되는 날이죠. 2014년 7월 24일에는 이 사건에 대해 여객기 격추사건 안쪽의 국제정치 역학관계 제하의 글을 써서, 친러반군에 지대공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테러를 감행하면서도 그 대가를 치르지 않는 러시아가 그때 예상한대로 더욱 폭력적인 사건을 일으켜 타국에 러시아에의 굴종 또는 전쟁의 선택지를 강요하고 있어요. 그러나 러시아가 약체로 판단하고 몇 주 안에 정복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던 우크라이나는 매우 격렬히 저항하고 있고 러시아의 국력은 실시간으로 소진되어, 끝낼수도 멈출수도 없는 전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그 이전에 말레이시아항공은 같은 해 3월 8일에 MH370 여객기의 미스터리한 실종으로 기체와 탑승자가 완전히 사라진 비극도 겪었어요(10년 전 오늘, 말레이시아항공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참조). 이렇게 시작한 말레이시아항공은 오늘날도 여전히 경영난에 빠져 있어요.

10년 이전에 일어난 대사건이라 하면 전국민에 트라우마를 안겨준 21세기에 발생한 국내 최악의 해난사고인 세월호 침몰사건도 빼놓을 수 없어요. 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이 결코 과거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려준 이 사건은 과연 얼마나 제대로 기억되고 있을지를 돌아보면 10년간의 사회상의 여러 단면을 보고 회의론을 떨치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일은 일본에서 발생한 근대화 이후 평시 최악의 방화살인사건인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살인사건(京都アニメーション放火殺人事件)이 일어난지 5년이 되어요(교토 애니메이션, 방화테러를 당하다 참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의 마지막이 이렇게 끝나는 게 정녕 옳은가 하는 생각이 여전히 가슴 깊이 새겨져 있으면서, 벌써 이 사건으로부터 5년째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의 빠른 흐름에 여러가지를 느껴요.

요즘은 병원이나 약국 등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의무는 없어졌고, 지난 6월말 병원에 갔을 때 그것을 제대로 느꼈어요. 작년말에 입원했을 때에는 식사나 양치질 등 입을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에는 수면중에도 KF94 마스크를 써야 했는데 이것도 벌써 오래전의 이야기인데다 미디어에서 "코로나 때"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접하며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일본 기상예보에서는 이미 큐슈남부에서는 장마가 끝났다는 선언이 나왔어요.
우리나라는 아직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걸쳐있고 극한호우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도 지나가겠죠. 가능한 한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4-07-21 09:35:38

세월호 사건 10주년, 쿄애니 방화 5주년, 코로나 종식... 그 난리통들이 벌써 이렇게 과거형이 되어버렸네요. 셋 다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보니 당시의 혼란상스런 분위기가 지금도 기억납니다. 세월호 사건의 경우 전원구출이라느니 하는 오보와 비공개 영상이니 하는 스팸메시지가 난무하기도 했죠. 누군가는 피해자가 살아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터인데 그걸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족속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 인간 세상이란 참으로 추악하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사례로 치면 개인적으로 별 감흥은 없었지만 분위기 자체에 취했던 2002년 월드컵도 (분위기만 놓고 보면) 어제 같았죠. 올드보이의 칸 영화제 수상이라든가 하는 세계적인 성과를 거둔 사건들도 있고요. 이제 그것조차도 모르는 세대와 같이 살아간다는 게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마드리갈

2024-07-22 00:20:04

시간의 흐름이라는 게 정말 이렇게나 엄청난 것이죠.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미디어에서 접한 각종 재난은 그 자체로도 끔찍하지만 그 재난을 이용해서 이상한 짓을 하려는 자들을 보니 정말 추악함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생각조차 들었어요.


역시 세대에 따라 기억도 달라지는 법이죠. 

그리고, 시간은 변하고 우리도 그 속에서 변한다는 라틴어 격언도 유효해요. Tempora mutantur et nos mutamur in il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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