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탈북한 전 주 쿠바 북한대사관 이일규 참사가 최근에 언론과 인터뷰를 했죠. 거기서 알거나 재확인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어 몇 가지 써 봅니다.
1. 이일규 참사가 탈북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번 우리나라와 쿠바의 수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탈북하기 전 마지막 임무가 우리나라와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것이었고, 그가 탈북한 이후 쿠바의 북한 대사관 인원들이 전부 소환되었죠.
2. 오너님이 말씀한 대로, 김여정은 2인자가 아니며, 자신이 발표할 담화문의 내용조차도 알지 못하고, 명의만 빌려줄 뿐이라고 합니다.'
3. '그래도 일국의 외교관이니 최소한의 삶은 보장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자녀가 또래들보다 5~10cm는 더 크다고 하죠. 하지만 이 참사의 직설적인 말,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 맨 꽃제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월급이 고작 0.3달러, 밀수 등으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4. 북한 소식에 꽤 자주 보이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 한성렬이나 이용호 등이 왜 사라졌는지도 나왔습니다. 한성렬은 총살, 이용호는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는군요.
5. 북한의 냉면은 밍밍한데, 한국의 마트에서 파는 평양냉면이 맛있어서 그것만 사먹는다고 합니다.
6. 탁구를 잘 치기로 북한 외무성 안에서 이름이 높았나 봅니다.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이 참사에게 잘 왔다고 하면서 거기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더군요.
탈북하는 외교관들이 더 많아지고 있기에, 이런 흥미로운 뒷이야기들, 어찌 보면 충격적일 수도 있고, 또 어찌 보면 상식을 깰 수도 있는 이야기들은 계속 나올 수 있을 듯합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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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24-07-24 00:15:40
역시 우리나라와 쿠바가 수교하면서 북한이 완전히 답없는 꼴이 되어 버린 게 맞네요. 게다가 제가 예전에 쓴 글인 쿠바는 가능하지만 북한은 안되는 것에서 밝혔듯이 쿠바는 그나마 시장에서 떳떳이 팔 수 있는 상품이라도 생산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생산하는 것들이 열등재 아니면 금제품(禁制品)밖에 없으니 애초에 경쟁 자체가 될 수도 없어요. 그러니 쿠바가 북한과 언제까지나 같은 길을 걸을 수는 없는 거예요.
말씀하신 오빠의 글은 김여정의 반복된 욕질이 시사하는 3가지군요. 역시 오빠의 통찰력이 정확하다는 게 이렇게 입증되었네요.
북한이 국가대표 운동선수들도 제대로 대접안해주는데 외교관을 대접해줄 리가 없죠. 유럽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이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사했다는 뉴스도 간간이 나왔을 정도. 참고로 북한이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에게 해주는 게 편도 항공료밖에 없어요. 즉 돌아가는 항공료를 마련하려면 현지에서 도둑질이라도 해야 한다는 실정이라고 해요.
역시 강제실종(Forced Disappearance)이 일상화된 곳이군요, 북한은. 사실 놀랍지도 않았어요.
북한 냉면은 먹어본 적이 없으니 모르겠지만, 일부러 먹어봐야 할 가치도 없을 것 같네요.
이번에 탈북한 이일규 참사가 그렇게 태영호와도 접점이 있었군요. 역시 세상은 좁은 건가요...
여기서 운영진으로서 말씀을 하나 드릴께요. 이용규칙 게시판 제9조의 추가사항을 읽어주시고, 본문의 "리일규" 는 "이일규(북한표기 리일규)" 로 수정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시어하트어택
2024-07-24 16:02:21
수정했습니다.
SiteOwner
2024-07-25 13:48:27
제 예측이 적중했군요.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진짜 권력자들은 절대 자기가 책임질 말을 안합니다. 그러니 김여정 따위가 권력자일 수도 없습니다. 만일 김여정이 권력자라면 김일성의 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나 김정일의 딸인 김설송이 먼저 전면에 나섰어야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았고 김정은은 그 김경희의 남편이자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죽여버렸습니다. 즉 아무리 김일성 일가의 사람이라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직계가 아니면 나머지는 모두 임의처분해도 되는 대상입니다. 당장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도 별볼일없이 함경도 어딘가에서 실권없는 직함을 갖고 있다가 조용히 긴 생을 마친 것만 봐도 확실해집니다.
사실 북한의 외교관이 왜 저런 대우를 받는지도 북한식 사고방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외교관은 그 나라의 얼굴로 지칭될만한 고급인력입니다만 북한에서는 김일성 일가가 1순위, 공산당이 2순위, 그리고 국가는 잘해야 3순위입니다. 그 3순위를 대표하는 얼굴에 돈을 쓰기 싫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거기에 쓸 돈이 있으면 다른 데에 갖다쓰겠지요. 그러니 김정은의 체면을 높일 각종 군사도발이나 김일성 및 김정일의 미이라에 쓸 돈은 얼마든지 있어도 다른 데에 쓸 돈만큼은 절대로 없습니다.
사실 평양냉면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환상이 있습니다. 평양냉면이라는 요리 자체의 정석도 없는데다 과거의 평양냉면 맛이라는 것도 일본의 식품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의 조미료에서 나온 맛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세기 전반에 "아지노모도" 라는 표기로 잘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서울신문의 보도(기사 바로가기)가 있으니 참조해 보셔도 좋습니다.
시어하트어택
2024-07-28 23:25:59
사실 모든 예측이 다 맞을 수는 없겠으나, 인터뷰를 보니 딱 떠오른 게 오너님이 예전에 쓴 글이었습니다. 다른 언론에서는 김여정이 2인자라고 하는데 오너님이 거의 소수의견에 가까운 의견을 보여서 그게 되려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