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스팸전화가 걸려오는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 수년간 유의미하게 달라진 게 있어요.
이전에는 인터넷전화의 국번인 070이 잘 이용되었고 그에 따라 스팸전화의 국번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렸어요. 이미 2019년에 쓴 글인 070 전화번호는 이제 천덕꾸러기인가...에서도 그 문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 아직 해외여행을 재개한 게 아니다 보니 그 이용하던 여행사가 2020년 이후로도 그 번호를 계속 사용하는지도 아직은 알 수도 없어요.
2020년 이후에는 그 070 인터넷전화 대신에 고정전화가 사용되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서울특별시 및 인접하는 경기도 과천시 및 광명시 등지에서 쓰이는 02 국번이 잘 쓰이다가 요즘에는 그게 사라지고 거의 대부분은 경기도 국번인 031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대세로 정착해 있어요. 왜 이렇게 되었을지 몇 가지를 조사하여 추론한 결과 내린 결론이 그러해요.
크게 2가지.
1번째는 02 국번에 대한 낙인효과.
2번째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 급상승에 따라 고정거점의 경기도로 이동하여 비용절감.
게다가, 한때 유행했던 국제전화라든지 국제전화로 조작된 착신 등에도 이미 학습효과가 생겨서 원천차단되니까 결국 선택지는 경기도로 집약되는 것 같네요. 다른 지방의 국번이라면 전국적으로 어필하기 힘들어지니 이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경기도 국번조차 기피대상이 되면 그 다음은 인천일까요. 한때 032 국번으로 걸려오는 광고전화가 꽤 있었던 것도 기억나는데...
스팸전화도 계속 진화하는데 대체 어디까지 진화하려는 건지.
이런 건 좀 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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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4-09-28 09:39:51
02 국번에 대한 낙인효과까지는 아닐 것 같고, 사람들이 워낙 수도권으로 몰리다보니 스팸전화 조직도 같이 무대를 옮긴 것 같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은 경기도를 1차 타겟으로 잡고, 그러다 안 되면 지방에도 찔러보는 거죠. 특히나 이런 스팸전화는 사이비 종교의 전도처럼 '한 명만 걸려라' 식으로 얕고 넓게 활동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역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대로 나름대로의 내부적인 위계질서hierarchy에서 신분상승(?)이 가능한 사이비 종교와 달리, 스팸전화 조직은 주요 사업이랄 게 없어서 피해자가 없으면 그대로 적자다보니 비용절감 측면이 더 클 것 같지만요.
제가 봤을 때는 이유야 어쨌든 수도권으로 몰리며 지방으로 가지 않으려는 생각이 대세다보니, 스팸전화 조직 또한 그 심리를 노려서 최대한 수도권에 머무르려고 할 것 같습니다. 사냥감이 많은 데를 놔두고 이상한 곳으로 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실제로 수도권 끝자락에 거주하는 저한테도 모르는 031 전화가 많이 걸려오거든요. 물론 전화번호 인식 앱을 깔아둔 덕분에 받지 않아도 스팸으로 인식돼서 무시하면 그만이지만요.
법적으로도 사기에 대한 입증과 처벌이 유명무실한 것도 있습니다만, '한탕해서 부자되면 그만이야' 같은 사고방식이 만연한 이상 사기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여전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다 보니 어째 보편적인 스팸전화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전화로 귀결이 됐네요.)
마드리갈
2024-09-29 14:15:01
그런 걸까요. 수년 전만 하더라도 고정전화번호를 이용한 스팸전화의 대다수가 서울의 02 국번이었고 이미 그때도 서울은 확실히 인구집중이 고도화되어 있었다 보니 레스터님의 말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타당성이 확보되겠지만 수년 단위의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글쎄요. 아무튼 스팸전화를 주도하는 조직이 수도권일 이탈하기에는 잃어야 할 게 너무 많으니 그들이 그 일을 지속하는 한은 여전하겠죠.
그렇죠. 어떻게 보면 제도적으로 유도된 문제라고도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