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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인전대 아키바레인저 통(…) 5화를 봤습니다만……거기서 세계에 이변이 일어나서 미국의 파워풀 레인저(당연하지만 파워레인저 패러디;;;)가 원조이고 슈퍼전대는 이들의 짝퉁이며 20세기 전대들의 존재가 말소되고 최초의 슈퍼전대가 백수전대 가오레인저가 된 사태가 벌어졌지요.
그런데 초대 파워레인저, 그러니까 마이티 몰핀 파워레인저가 공룡전대 쥬레인저니까 이쪽이 파워풀 레인저가 되어버린 건(실제론 버클의 글자만 살짝 바뀐 정도지만 여기선 아예 목덜미랑 벨트에 성조기 문양이……) 그렇다 쳐도 왜 하필 왜곡된 첫 슈퍼전대가 공룡전대가 아니라 백수전대가 되어버린 것일까? 요것의 리메이크인 와일드 포스는 8번째 작품이었을 텐데……하고 생각해 보다가 (조금은 비약적일 지 모르겠지만) 일부 한국 파워레인저 팬들의 요소가 조금은 투영되어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수전대 가오레인저, 파워레인저 와일드 포스. 둘 다 한국에는 꽤 각별한 작품인데 왜냐면 전대물 사상 최초로 슈퍼전대로서, 파워레인저로서 모두 수입되어 방영된 작품이었으니까요.
이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8~90년대의 한국에선 초신성 플래시맨(한국명은 당시의 표기법에 따라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을 필두로 일본의 쇼와 전대물들이 수입되긴 했었습니다만 전대물의 인기가 사그러들면서 중간에 수입이 중단된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94년에 이르러 한국에서 다시 공식적으로 전대물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이 당시엔 일본의 문호개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이기도 하고 해서 동시기 미국에서 방영중이던 마이티 몰핀 파워레인저를 수입해 무적 파워레인저란 제목으로 방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수입을 하면서 2002년에 파워레인저 와일드 포스가 파워 포스 레인저란 이름으로 방영되었는데 이것이 마지막으로 정식 수입된 미국판 파워레인저가 되었습니다.
이 직후에 수입되기 시작한 건 일본의 원작 슈퍼전대 시리즈. 그렇지만 한국에선 파워레인저란 이름을 유지하며 아바레인저, 데카레인저 까지는 다이노썬더, SPD라는 미국판 파워레인저의 명칭을 그대로 가져다 방영했습니다만 이후부터는 독자적인 부제를 달고 있지요.
그런데 이러다 보니 문제가 생겼는데 염신전대 고온저(한국명 파워레인저 엔진 포스) 다음으로 방영할 작품인 사무라이전대 신켄저가 문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이름인 사무라이전대부터 그렇고 작품이 지나칠 정도로 일색이 짙은지라 이걸 그대로 들여오면 왜색이니 뭐니 하기 이전에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굉장히 난해하고 그렇다고 로컬라이징 하기도 무리인지라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미국도 처음엔 이 문제로 초대작인 마이티 몰핀 파워레인저를 디지털 리마스터링해서 방영하다 판권이 사반으로 넘어간 후에야 뒤늦게 파워레인저 사무라이란 이름으로 리메이크 될 수 있었지요.)
그래서 결정한 것은 다이노썬더 이전의 전대……여야 하는데 문제는 아바레인저 전의 인풍전대 허리케인저는 소재가 닌자다 보니 역시 일색이 짙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이유로 하나 건너뛰어 결정된 것이 백수전대 가오레인저가 된 것이었습니다. 가오레인저 같은 경우 극장판에서 가오레인저스란 제목으로 들여와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만 전대의 명칭이 파워레인저로 통일된 시점에서 이들은 최종적으로 파워레인저 정글 포스란 제목이 되어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미국판 명칭인 와일드 포스는 수권전대 게키레인저의 한국명인 파워레인저 와일드 스피릿과 헷갈릴 여지가 있으니……)
그런데 여기서 먼저 방영된 와일드 포스, 그러니까 파워 포스 레인저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사실 아바레인저를 들여온 시점부터 비슷한 반응은 있어왔지만) 이러했습니다.
"파워레인저는 미국거 아니었나? 그런데 일본인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렇고 이젠 아예 일본애들이 파워레인저를 베꼈네?"
……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말았지요.
가오레인저가 2001년, 와일드 포스가 2002년……아니, 원래 슈퍼전대가 일본에서 먼저 만들어지고 파워레인저가 이들 중 공룡전대 쥬레인저부터 리메이크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코어 전대/파워레인저 팬 아니면 알 도리가 없었으니 벌어진 해프닝이긴 하지만 슈퍼전대/파워레인저의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참 황당한 오해이긴 하지요.
물론 한국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미국이라고 해도 파워레인저를 먼저 접한 세대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오해이긴 합니다만 아키바레인저에서 왜곡된 세계의 첫 전대가 되어버린 게 가오레인저이고 극중에서도 미국것을 베낀 것이라는 언급이 나온 것을 보면 약간은 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1. 사족이지만 가오레인저와 게키레인저는 한국과 미국의 명칭이 서로 뒤바껴 버린 특이한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각 미국에서는 와일드 포스/정글 퓨리인데 한국에선 정글 포스/와일드 스피릿으로 와일드와 정글의 순서가 완전히 뒤집어져 버렸지요. 가오레인저를 나중에 방영한 탓도 있지만 우연 치곤 꽤 기가막힌 우연이긴 합니다. 설마 일부러 노린 건 아니겠지?
ps2. 또 여담으로 사무라이전대 신켄저는 중간에 동시기 방영중인 가면라이더 디케이드와의 크로스오버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디케이드에선 신켄저의 특징이 아주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판단했는지 디케이드가 수입되면서 해당 에피소드가 그대로 방영되었지요. 이 때 로컬라이징 된 명칭은 파워레인저 사무라이 포스였는데 나중에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 신켄저의 명칭이 사무라이/슈퍼 사무라이였던 걸 생각하면 선견지명? 그런데 정작 슈퍼전대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해적전대 고카이저가 방영되면서 최종결정된 명칭이 블레이드 포스니 뭔가 미묘하면서 아쉽군요.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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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히타기
2014-01-18 15:33:22
무슨 소리 101 레인저로 진짜배기 괴인들을 762 빠워 까빈으로 해치우고 힛총통을 까부순 미국이야 말로 레인저의 원조지요.
히타기
2014-01-18 19:00:07
그러기에는 대괴수 (판터,티이거,페르디난트,야크트티거)나 무슨 비밀병기같은걸로 세계정복을 노리는 대총통과 대제국에 맞서서 싸운 정의의 용사들이라는(뭐 프랑스 농촌에서 애만드는 점을 빼면) 점에서 정말 레인저는 레인저라서.
HNRY
2014-01-18 15:41:24
으아니 이런 곳에서 미군 레인저 유머를! 그럼 전 14~19세기 영국 소녀단(Girl Guide)의 단원들(Ranger Guide)를 내세우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영단어 Ranger는 방랑자, 감시원 순찰대, 유격대, 기타 등등 꽤 여러가지로 해석될 만한 단어니까 별로 상관 없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