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시는 분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제3섹터 철도회사 중 흑자 1위는 호쿠에츠 급행입니다.
(주: 제3섹터 - 공공기관과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회사를 뜻함)
'흑자 1위'라는 말만 봐서는 이 회사는 도쿄의 수도권 근처에 위치해 있을 것 같지만...
저 멀리 니이가타현에 있습니다. 니이가타현 남부를 동서로 잇는 '호쿠호쿠선'이 이 회사가 가진 노선의 전부지요.
하지만, 이 노선을 경유하는 특급의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특급 '하쿠타카'는 에치고유자와역을 출발해, 호쿠호쿠선을 경유하여 호쿠리쿠 본선을 따라 후쿠이현의 후쿠이역까지를 잇는데, 신칸센이 가지 못하는 곳이라 호쿠리쿠 지방의 수요가 많고, 따라서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다 합니다. 특히, 이 하쿠타카는 재래선에서 시속 160km의 속도를 내는 비범한 열차이기도 하지요. 호쿠호쿠선이 협궤인 걸 감안한다면...
하지만 이 하쿠타카는 오는 3월 14일 호쿠리쿠 신칸센 연장구간이 개업되면 폐지됩니다. 호쿠에츠 급행의 유일한 밥줄도 사라지는 셈인데, 이 때를 대비하여 호쿠에츠 급행은 수익금을 쌓아 두고 있고, 하쿠타카 폐지 이후 '초쾌속' 등급을 새로 운행할 계획입니다.
여담으로, 흑자 2위를 차지한 회사는 '치즈 급행'입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치즈선은 효고현, 오카야마현 내륙을 남북으로 잇는 노선인데, 특급 하쿠토, 이나바 등의 경유 노선으로써 오사카, 교토에서 산인 지방으로 가는 수요가 많다고 합니다.
호쿠호쿠선과는 달리 이 노선 근처의 신칸센 운행 계획은 잡혀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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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5-01-12 18:36:16
제3섹터라는 말이 대체로 민관합동의 의미로 통용되기는 하지만, 동의어인 것만은 아니예요.
일반적인 의미에서 제1섹터는 공기업, 제2섹터는 사기업, 그리고 제3섹터는 그 이외의 모든 형태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비영리법인도, 민관합작의 영리법인도 포함되어요. 게다가 일본의 철도사업자 중에서 제3섹터는 제3종사업자를 말하는데, 자사의 선로를 보유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제1종사업자와 타사의 선로를 임차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제2종사업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형태의 것이니 예의 정의는 완전히 틀리지만은 않지만 설명하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요.
예의 호쿠에츠급행은 필두주주가 니이가타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호쿠에츠은행, 도호쿠전력 등의 기업들이고, 치즈급행은 운행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은행들.
호쿠에츠급행(北越急行)은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어요. 선형이 상당히 양호하고 681계 및 683계 특급전차 자체가 고속주행에 대응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궤간도 속도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게 절대적인 것만도 아니니까요.
치즈급행은 한자를 병기하지 않으면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없어요. 한자로는 智頭急行이고, 최초 계획이 1892년부터 있긴 했지만 실제 개업은 1994년에야 달성되었어요. 그리고 저 노선 근처에는 신칸센 노선도 없고 직접 신칸센 정차역과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일부 열차가 JR서일본의 노선을 이용하여 신칸센역에 접속하니까 그렇게 간접적으로 연결이 되고 있어요.
데하카
2015-01-15 23:36:39
알고 있는 사실도 있지만, 마드리갈님 댓글에서 몰랐던 사실도 많이 배워갑니다.
사실 제3섹터라는 게 다 같을 수는 없는 법이죠. 어느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느냐에 따라서 성격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여담인데, 혹시 마드리갈님은 하쿠타카를 이용하셨던 것인지요?
마드리갈
2017-11-27 02:42:45
당시 이용했던 열차는 JR서일본의 하쿠타카였어요. 이건 681계 특급전차를 사용했고 배색은 흰색 바탕에 청색, 회색이 가미되어 있었어요. 이걸 타고 에치고유자와역에서 토야마역까지 간 적이 있어요. 최고속도가 신칸센에 비해서는 느렸지만 재래선 L특급 중에서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서 정말 많이 놀랐어요. 나리타익스프레스에 쓰였던 253계 특급전차나 케이세이의 구형 스카이라이너에 쓰인 AE100계 특급전차는 상대도 안 될 정도였으니까요.
SiteOwner
2015-01-19 23:44:13
사실 수익이 좋은 교통관련기업이 반드시 수도권을 사업영역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장 일본의 16대 메이저 사설철도의 소재지와 영업범위를 생각해 보면 답은 아주 자명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나고야철도(약칭 메이테츠), 킨키일본철도(약칭 킨테츠), 난카이, 케이한, 한신, 한큐, 니시테츠의 7개 철도회사이며, 특히 킨테츠의 영업거리는 508.1km로 일본의 사설철도 중 최장입니다. 그 다음이 토부철도(463.1km), 메이테츠(444.2km).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를 보아도 역시 이런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미국의 클래스 1 철도사업자 중 유니온퍼시픽과 BNSF는 미국 동부권에는 아예 네트워크 자체가 없습니다. 즉 수도인 워싱턴 DC는 물론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보스턴 등에 아예 닿지도 않으며, 항공 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저가항공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사우스웨스트항공도 텍사스주를 거점으로 합니다. 게다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이탈리아의 밀라노 등도 수도가 아니면서 국내외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치즈급행의 저 기동차는 HOT7000으로 명명된 특급형 진자식기동차인데, 후지중공업이 아직 철도차량사업을 하고 있을 당시에 만든 액체식기동차입니다. 저 지역을 가 보면 꼭 타고 싶습니다. 참고로 HOT는 효고, 오카야마, 톳토리의 두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