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도 이제 수십분이면 끝날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경험했던 교육현장 위주가 되겠군요.
30년도 더 넘은 일이지만 명확히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1984년도 2학기는 개학일이 9월 1일이었는데, 그 다음해인 1985년에는 8월 26일이 개학일. 그리고 국민학교의 잔여 학년 및 중학교, 고등학교의 전학년은 보통 8월 25일을 전후한 2학기 개학일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9월 개강을 맞이하였지요.
그런데 요즘은 개학 시기가 2주 정도는 앞당겨진 듯합니다.
친척의 경우를 보니 고등학교 1학년인 남자아이와 중학교 1학년의 여자아이가 벌써 8월 둘째주에 개학을 맞이하고 있어서 현재는 2015학년도 2학기가 3주째를 맞이하고 있더군요.
왜 이렇게 개학을 빨리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청소년기 때부터 그렇게 학생들을 혹사시켜서 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학원강사를 했을 때의 생각도 나고 있습니다.
학원 내에서는 학생들을 자정 넘게 붙잡아 두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새벽 1시 정도 되고, 강사는 오후 4시까지 출근해야 하고 이런 식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방식이 결코 건전하지는 못했습니다. 학생들이 피로를 호소하는 것은 물론이며, 일부는 체력소진을 이유로 학원을 쉬거나 그만두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강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나중에 강사들과 학원장이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학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그렇게 근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강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체 원장님은 학생들 성적을 올리고 싶으신 겁니까, 아니면 이만큼 가르쳤다고 내세우고 싶으신 겁니까?"
퇴근이 항상 늦어서 평일 새벽 2시쯤에 집에 도착했던 저도 효율성 문제가 심각하고 학원생 이탈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는데 효율 따지면서 가르칠 수는 없다고 의견이 묵살당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생각나고 있으면서 씁쓸해집니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방학을 줄이고, 자정이 넘도록 학원에 잡아두는 등으로 혹사를 시키는 것일까요.
그나마 요즘은 심야 사교육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글쎄요. 제대로 쉬고 환경과 생각을 가다듬을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런 방법이 대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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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5-09-08 02:21:48
확실히 야간에 무엇을 한다고 해도, 피곤한 상태에서 하게 되니깐 집중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지금도 느끼고 있죠. 괜히 공부 더 하겠다고 책은 펼쳐놨는데 나간 건 공식 하나밖에 없고...
의미가 없죠, 아무래도. 밤에 자고 아침에 공부하는 게 더 나은데 말이죠.
SiteOwner
2015-09-08 16:01:20
한국의 산업에 걸친 전반적인 문제가 낮은 생산성인데, 이것을 달리 말하면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교육산업의 현장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이렇게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이 일상화되는데 다른 산업섹터에서 무슨 혁신이 나오겠습니까. 스포츠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몸이 빨리 망가지고, 연구분야에서는 젊은 연구원들이 실적이 바로 안 나와준다고 해고되고...악순환의 연속인 셈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이나 공부에 깔려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