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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인간을 포함한 SF에 관한 짧은 단상

Lester, 2018-08-16 15:57:00

조회 수
268

일단 SF라는 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1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는 것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뭐 SF 작품, 혹은 SF와 관련된 글들을 하나도 안 본 것은 아닙니다. 이제서야 어떤 내용인지 알게 된,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AKIRA가 있고 이름만 들어본 블레이드 러너, 또 뭐가 있더라... 오히려 작품 이름을 듣고 나서 '아 이게 SF였어?'라고 대답하는 게 더 빠르겠군요. (글 쓰면서 생각나는 것들: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타워즈 시리즈(?), ...)


제가 생각하는 SF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아무리 기술이나 환경이 발전해도 인간의 감성이나 욕구,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다'인 것 같습니다. 당장 위에 언급한 AKIRA만 봐도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으나 몇몇 부분에서는 생활상과 의식(衣食) 문화 등은 그대로인 장면들이 많더군요(주거환경은 뺄게요. 아니, 앉아서 밥 먹고 누워서 자는 건 똑같으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인가). 물론 모든 작품이 그렇지는 않지만요. 어쨌든 순도 99% 정도의 미래적인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구세대의 잔재(?)를 남겨서 대비를 시키는 작품을 더 좋아합니다. 오늘날은 SF처럼 돌아가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현실성이 생겨난다고 할까요? 아니면 친근감? 아니면 합리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남은 인간성?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다른 매력이라면 역시 시각효과. '모두가 확실히 알아주는 브랜드하고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겉보기엔 괜찮은 기성품하고 고르라면 뭘 고를래'라고 물어봤을 때는 후자를 택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각효과는 그런 부류입니다. 영화 '트론'처럼 미래기술을 사용한 레이싱보다는, 그냥 현대보다 좀 더 고차원적일 뿐 목적은 변하지 않은 도심 풍경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할까요. 그러니까,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말이죠. 특정 인물만 두드러지는 것보단 누구나 묻어갈 수 있는 그런? 감성적인 주제라 그런지 말이 많이 꼬이네요;;; 특히 어두운 저녁에 네온사인이 가득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이거와 관련해서, 예전에 소설에 써먹으려고 생각해 둔 대사가 있습니다. "나는 밤이 좋아. 외모도, 피부색도 모조리 알아볼 수 없게 삼켜버리지. 부자들이야 삐까번쩍하게 다니면서 모두가 알아주겠지만, 그러라고 해. 나는 내 초라한 입장만 드러나지 않으면 되니까. 어둠이 우리 모두를 삼키는 한, 우리는 자유다."


몇 달 전에 신스웨이브(synthwave)란 음악 장르를 알게 됐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더군요. 현대적인 음향효과를 사용하면서도 8~90년대의 분위기와 감성(아마도 향수)을 살려주거든요. 위의 두 가지를 적절하게 혼합한 영상이 있으니 바로 Flashworx의 Futurisma와 AKIRA 영화판을 합성한 영상입니다. 감상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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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실질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조인간]입니다. 물론 이 분야에 대해서도 1도 모릅니다(...). 그저 제 소설에 KOF 시리즈 중 NESTS 편의 캐릭터들(쿨라 다이아몬드, K', 맥시마...)을 패러디(라기보단 사실상 도용)하고 싶어서 구상을 해봤는데, 도입부부터 문제가 생기더군요. 제 작품은 현실 시간대(혹은 조금 더 과거) 기반이라, 인공인간(복제인간, 인조인간 등) 혹은 관련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애초에 해당 작품의 팬픽을 쓸 것은 아니었기에 세계관을 통째로 가져올 필요는 없고, 적당히 제 세계관에 맞게 변조하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캐릭터의 사용도용이 목적이니까요. 일단 제 세계관은 불을 뿜는 등의 초능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로봇 역시 상용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안드로이드 설정은 기각. 그래서 복제인간Clone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것을 알려지지 않은 인간복제 기술이 있다고 할지, 아니면 공상과학적인 부분을 빼고 순수하게 현실적(?)으로 진행할지 고민이 됩니다.




일단 클로닝 기술이 존재한다고 설정했을 때의 시나리오입니다.


"NESTS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비밀 범죄조직으로, 자신들만의 기술을 활용하여 크게는 고위급 인사들의 대역을, 작게는 암시장의 노동력을 생성해왔다. 다만 복제인간의 한계로 지능이 대부분 낮거나 빨리 퇴화하고, 노화가 정상인보다 빨라지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전자보다 후자의 수요가 매우 높은 편이다. 범죄조직 간의 전쟁 등에 쓰다 버릴 '장기말'로서 가치가 높고, 외모를 변화시켜서 사창가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술했던 문제 때문에 그들의 (출생이 아닌) 행동이나 태도가 비인간적이라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원래 이 쪽은 생각해 둔 방향이 아니라서 당장 쓸 수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 다만 이 경우 '사창가가 뭐냐, 그걸로 군대를 만들지' 등의 반론으로 스케일이 커질 수 있고, 무엇보다 제가 과학에 대해선 잘 모르기 때문에 기술의 부작용이 있다면(극중의 위기를 위해선 있는 게 더 좋죠) 언급해야 하는데 설명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나마 안전장치(?)로 지능의 퇴화나 노화가 빠르다는 점(원작 KOF의 강제성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넣어두긴 했는데, 이것도 부가적인 설명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네요;;;


다음은 복제인간이 아닌,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있을 법한 시나리오입니다.


"NESTS는 북유럽의 모처에 존재하는 비밀 범죄조직으로, 인근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사람(주로 아동)들을 납치 및 판매하는 인신매매 '사업'을 벌여왔다. 대외적으로 재난 및 사건사고의 구조업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인신매매는 외부에 크게 알려져 있지 않고, 오히려 NESTS와 별개의 세력이 벌인 짓거리라는 도시전설이 돌 정도다. 이들은 구조와 심리치료 및 사회 적응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불법으로 감금하여 세뇌하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세뇌 작업이 완료되면 그들을 원하는 곳에 파견, 아니 '판매'한다..."


이 쪽 시나리오는 원래 생각했던 방향이라 그런지 말이 되는 부분이 많고, 각 캐릭터의 설정도 무난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K'는 어느 유명 연예인의 대역이라든지, 쿨라는 혹한에 고립된 이동수단 사고의 생존자라든지, 맥시마는 원작대로 개인적인 잠입수사 요원이라든지, 다이애나는 간부였으나 죄책감을 느껴 인권변호사로 전업한다든지(물론 원작과 마찬가지로 K'는 위선자라며 싫어함)... 개인적으로는 이 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느 쪽이 더 나으신가요? 혹은 복제인간이나 인조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8 댓글

마드리갈

2018-08-16 21:24:44

일단 운영진으로서의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어요.

임베드해 주신 영상은 처음의 경우 iframe이 사용되어서 이용규칙 게시판 제14조를 위반하고 있었기에, 운영진 권한으로 고쳐두었어요. iframe은 허용된 권한 이상으로 사이트를 작동시킬 수도 있어서 보안상 취약점이 있어서 이용규칙 차원에서 금지됨을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그리고 동영상 임베드에 대해서는 정보공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사항 제4조에 따라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여기서부터는 본문에서 말씀하신 내용에 관한 것.

SF라는 게 범위가 넓죠. 이런 것도 SF였나 할 정도로...폴리포닉 월드 또한 SF예요. 역사개변 SF이고, 각종 문물이 현실세계의 것과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고, 그 상위점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문명이라는 게 참 묘하죠.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 인간들의 소산은 별의별 모습이 다 있으니, 그래서 고전이든 현대작품이든 모두 접점이 있기에 향유하고 싶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만드신 그 대사, 세기말적인 분위기 속의 군중 속 고독이라고 묘사하면 적절할까요?

꽤 의미심장하고 인상깊어서 좋아요. 게다가, 누구에게든지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 하나쯤은 있을테니까요.


클로닝 기술을 통한 인간공장 vs.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인가요.

일단 후자의 경우가 보다 개연성이 높긴 하겠네요. 인도같이 행정체계가 허술하고 인권의식이 낮은 국가에서는 비일비재한데다 아예 신원을 증명할 수도 없이 떠도는 아동 인구가 적게 잡아도 1천만명 정도로 추산되기도 하죠. 그런데 이 경우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동유럽이나, 이민자 인구 유입으로 인구가 소폭으로 증가할 뿐 원주민의 인구는 정체 또한 감소 패턴을 보이는 북유럽에서는 의외로 난항을 겪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기술력이 충분히 확보되었다는 가정하에서는 전자의 경우도 나쁘지 않거나 더욱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어요.


복제인간 문제에 대해서는, 수명 문제만으로도 안타까운 점이 한둘이 아니죠.

이것은 영국에서 실제로 만들어졌던 복제양 돌리(Dolly, 1996-2003)에서도 나타난 문제. 양의 평균수명은 10-12년 정도인데, 이미 성체인 양의 체세포를 복제한 돌리의 경우는 새로 태어났어도 이미 원래 성체의 세포의 노화수준을 안고 있었어요. 그래서 결국 노화도 빨리 진행되고, 7년을 못 채우고 수명을 다하고 말았어요.

Lester

2018-08-16 22:50:42

다음부터는 동영상 공유에 주의하겠습니다.


제가 프로젝트와 소설 이름을 처음엔 City Lights라 했다가 Cosmopolitan으로 고친 이유도 그러한 문명의 교차나 다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더 재밌고 편할 것 같아서 그런 것입니다. 지금 보면 역시 이름은 잘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만'요(...) 문제의 대사는 원래는 심야의 불법 길거리 레이싱을 벌이는 한 명이 하는 말인데, 이게 굳이 길거리 레이싱이 아니라도 많은 부분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 더 다듬어 볼 생각입니다.


------


두 시나리오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서 상당히 고민이 됩니다. 다만 해당 설정을 사용했을 때의 후폭풍으로 치면 전자가 훨씬 커요. 세상에 비밀은 없으니 문제의 기술을 NESTS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도 보유할 수 있는 것이고, 만약에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건 아예 소설의 주제나 방향이 바뀌고 말 겁니다. (이미 정해놓고 의견을 받는 것 같기도 하지만) 차라리 후자의 시나리오를 택하되 '현실과는 달리 동유럽&북유럽의 인구 감소 현상은 없다'고 박박 우겨도 문제는 없으리라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복제인간에 대해선 수명보다 존엄성 문제가 가장 대두될 것이 뻔합니다. 이것이 제가 전자의 시나리오를 사용하기 망설여지는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토리를 뽑아내기는 좋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결론은 늘 그랬듯이 자문자답으로, 후자를 사용하게 되는군요.

SiteOwner

2018-08-18 22:02:47

SF라는 게 일단 진입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 현실과 크게 다른 세계의 구조 파악 및 작품내의 논리구조 파악 등이 결코 쉽지만은 않고, 개인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요소 중 어느 하나 이상과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각종 오컬트적인 요소를 거부하는 문명권의 사람이 마치 마술과도 같이 놀라운 기술의 전개양상을 보고 이것을 오컬트로 생각하여 거부한다든지 하는 극단적인 경우 또한 존재하겠죠. 하지만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으면, 다른 문학작품처럼 즐기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사실 고교 과정의 자연계 과학 및 수학과목 정도를 정독할 수 있으면 소양은 충분하고, 게다가 여기에 적극적인 사고력을 첨가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전에 썼던 글 중에 참고가 될만한 것을 소개해 드립니다.

틀려버린 미래예측을 돌아보며 시리즈의 상편하편.

진공튜브열차를 기다리는 의외의 복병도 있습니다.

각종 SF에 등장하는 신문물이 안고 있는 문제와 그 신문물을 둘러싼 갈등 등의 이해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까 해서 소개해 드리니 참고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생명 관련 윤리성 논란은 어떤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이상적인 해소는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그런 담론은 특정종교에 기반한 것이고 그 종교가 진리를 말한다는 보장도 없기에 이건 논할 가치도 없으니 제외. 그렇다 보니 저는 복제인간이나 인조인간 등에 대한 윤리적 판단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윤리의 방향은 인간이 목적인가 수단인가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제시된 두 시나리오의 어느 쪽의 비난가능성이 높은가는 따질 수 없습니다. 인간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점에서는 동일한 사안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다만 개연성 쪽에서는 후자가 더욱 손쉽게 실행가능하고 비용지출, 필요한 기술 등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니 더 높게 보입니다.

Lester

2018-08-21 16:20:53

판타지도 중학교 때 읽은 호빗과 영화판 반지의 제왕으로 대강대강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리고 판타지는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전제가 있어서 딱히 큰 문제가 없는데 SF는 현실필터가 자꾸 작동해서 그런지 힘들더군요. 고등학교 수/과학은 글쎄요... 교과서는 오래 전에 내다 버렸지만 지금 와서 읽어보라고 하면 이해는 할 지 의문입니다. 특히 물리(...)


링크하신 자료는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덧붙여 저는 과학과 문화의 결합 쪽을 좋아합니다. 미디어 파사주 같은 예술이라든지...


그래서 위의 두 시나리오 중에선 후자를 택할 생각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는 그만큼 기술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해당 에피소드가 단발성으로 끝날지도 모르겠다 보니 역시 안전한 방법을 택하려고요.

마키

2018-08-19 01:25:58

제가 알고 접한 인조인간이나 복제인간이 나오는 매체는 대체로 다른 분들이 언급하신 존엄성 같은건 크게 신경쓰지 않는 터프한(?) 세계관이 대부분이다 보니 별 도움이 되드릴거같진 않네요.


일단 단어를 듣고 맨 처음 떠올린게 스타워즈 시리즈의 클론 트루퍼인데, 현상금 사냥꾼 장고 팻의 유전자를 복제한 클론병사이자,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병력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성장을 조정하는 인조-개조 인간으로 설정되어 있죠. 이 바닥의 유명인사(?)로는 초대 가면라이더 라던가, 인조인간 키카이다 같은 것도 있구요. 영화 쪽으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The Island, 2005)가 유명하죠(내용물은 진지함과는 좀 많이 동떨어진 물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 SF라는게 결국 근본이 Science "Fiction", 공상과학이다보니 창조주이자 주인인 작가 자신이 마음에 들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하네요.

Lester

2018-08-21 16:24:52

아일랜드는 재미있게 봤는데 그 때는 영상미에 속았지만(...) 지금 와서 보니까 눈속임(?)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도 '복제인간도 인간이니까 대우하는 척 하면서 양산해내는 공장' 같은 묘사는 상당히 흥미로워서 위의 시나리오 창작에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제 시나리오(후자)는 3D 그래픽으로 바깥 풍경을 조작한다는 점을 실제 바닷가에 격리된 공간으로 바꿨다는 점밖에 없어요.


흠... 작가 자신이 마음에 들면 족하다는 건 저도 동감이지만, '고증'이라는 게 적절히 맞아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계속 듭니다.

Papillon

2018-08-22 23:23:35

사람에 따라 SF를 다시 SF(Science Fiction)와 Sci-fi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는 블레이드 러너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들처럼 과학기술이나 과학 그 자체에 대해 집중하며, 이에 대한 고증 역시 전제로 합니다. 후자의 경우,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나 아이언맨 같은 히어로 액션물처럼 첨단 과학 기술이라는 것은 단순히 배경 설정을 위한 장치 정도로 사용하죠. 그렇기 때문에 SF적 요소를 쓰고 싶으시다면 먼저 정해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Science Fiction을 쓰고 싶으신건지 아니면 Sci-fi를 쓰고 싶은 것인지 말이죠. 전자냐 후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을 요구하게 되거든요.

개인적으로 외형 그 자체보다는 그 설정에 어울리냐를 좀 더 따지는 편입니다. 설정 상 인류가 어떻게 변화해왔느냐에 따라 배경의 외형도 크게 달라질테니까요. 실제로 건축이라는 것은 지금 인간의 신체 구조에 맞춰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설계됩니다. 그런데 인간의 신체가 크게 변화될 경우, 건축이 지금의 모습과 거의 같다면 크게 위화감이 들겠죠.

둘 중 하나를 지금 정하시는 것보다는 둘 다 가능성으로 둔 채 전체 얼개를 정해보시고 나중에 전체 얼개에 더 어울리는 것을 살리는 방법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고증이라는 것은 "예상 독자에게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답하기 위한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현실성과는 다른 것으로, 이야기의 전체적인 면이 "그럴싸하지 못하다"라고 판단되었을 때, 고증 오류가 지적되고는 합니다. 그렇기에 고증 그 자체에 목매는 것보다는 우선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Lester

2018-09-26 16:41:49

답변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일단 제 소설이 SF계열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 둘 중에서 무엇이 더 좋으냐 한다면 사이파이인 것 같네요. 문돌이다 뭐다 할 것 없이 기술적인 묘사나 이해에 대해선 정말 어렵거든요. 비단 SF계열만이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고증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건축에 대해서는 핵심을 짚으신 것 같습니다. 가령 스타크래프트처럼 강화복을 입을 수 있는 상태에서 지금의 주거환경을 제공하면 드나들지 못할 테니까요. 그러고보니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SF소설에서 주거환경에 대한 묘사는 많이 못 본 것 같습니다. 인간이 눕는 것은 당연해서인지 미래세계에서도 막연하게 '침대에 누웠다'고 나온다든지...


나중에 전체 얼개에 더 어울리는 것이라... 그렇다면 (아마도) 이 에피소드에서만 쓰고 말 주제인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채택해서 나중에 화근(?)을 만드는 것보단, 역시 생각해둔 일반적인 시나리오로 가야겠네요. 덕분에 확신이 섰습니다. 귀한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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