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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스펙타클한 일주일이었습니다.

국내산라이츄, 2019-06-01 23:25:00

조회 수
231

회사에 사람이 새로 들어왔다가 나갔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월요일에 출근해서 금요일에 사직했어요. 첫 출근하자마자 저에게 단단히 찍혀버리고, 그만두기 전날은 거하게 사고 한 번 쳐서 저한테 정말로 찍히고, 금요일 오전에는 황당하게 사직했습니다.?


1. 초면에 찍혀버린 일?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웬만하면 화는 잘 안 냅니다. 상식이 없는 인간은 그냥 사람이 아닌 것 취급합니다.?


초면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포켓몬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했더니 그 인간 왈.?

"포켓몬 '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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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얘기를 들은 본인의 심정)?


말이 좀 기분나쁘다고 했더니 친구들끼리 쓰는 말이라고... 그래서 사과는요? 애초에 저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지 친구가 아니잖아요. 그거 뻔히 알면서 잘도 그런 말을 했단 말이예요? 매니아라던가 덕이라던가 하는 다른 표현들도 많은데 굳이 뉘앙스도 안 좋은 빠를 써요? 그래놓고 친구들끼리 쓰는 표현이라고요? 이게 말이야 당나귀야? 요즘은 초면에 싸우자는 얘기를 이런 식으로도 하나 보네요??


사실 예전에 제 절친이 저보고 한번 애플빠(아이패드+아이폰 씁니다)라고 한 적 있었는데 그때도 화내면서 그 친구한테 그거 그런 뜻 아니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사과했고요. 몰라서 썼든 알고 썼든 거기에 대해 지적을 했고 제가 기분이 나쁘다고 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는거죠. 사과요? 한마디도 없었고요. 실험중 아니었으면 발차기 날아갔습니다. 명치로.?


이 때부터 저는 이 인간을 사람 취급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예의가 없으니까요. 사실 고대에서도 한번 그런 적이 있었지만, 그 동료는 적어도 제가 이러이러해서 기분나빴다고 했을 때 사과 했어요. 저 인간처럼 변명같은 걸로 어물쩡 넘어가지도 않았고요.?


2. 거하게 찍혀버린 이야기

일단 저희 회사에서는 보건용 마스크의 규격(포장 봉투의 KF80이나 KF94같은 게 규격입니다)이 기준에 맞는 지 실험하는 일을 합니다. 그 중에는 염화나트륨 분진을 이용하는 것도 있죠. 기기를 이용해서 마스크를 통과하는 분진의 양을 측정하는 건데, 마스크 하나당 30초 걸립니다. 진행 과정은 PC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요. 물론 그 모니터링이라고 해봐야 프로그레스 바(로딩창 밑에 가끔 퍼센테이지 나타나면서 막대기 올라가는 거 있는데 그게 프로그레스 바입니다)고요. 어찌되었건 여기서 중요한 건 PC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기기 조작법이 복잡하고 청소나 준비 과정도 무슨 상전 모시듯이 해야 해서, 다들 기기의 사용법을 익히느라 연습중이었습니다. 저는 꽤 빨리 익는 편이었는데도 매뉴얼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금요일까지 한 사흘정도 걸렸죠. 매뉴얼 안 보고 분석 시작한 게 금요일이니... 아무튼, 그 날도 연습삼아 기기를 한번씩 가동해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마스크를 홀더에 걸고 분석이 되는 30초동안 물을 마시러 갔죠. 물을 마시는데 푸시이 하면서 홀더가 열리는겁니다.?


네. 그 인간이 제 마스크를 자기 멋대로 빼버린겁니다. 분석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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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파악이 끝난 후 본인의 심정)?


제가 위에도 썼는데 PC로 분석 다 됐는지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분석 끝나면 프로그램이 마스크 뺴라고 해요. 프로그레스 바 색깔이 뭐 차이가 있었는가 하면 그거 절대 아니고요. 베이지색 바탕에 파란 프로그레스 바인데 이걸 설마 구별 못 하지는 않았을거고요. 그 정도는 전색맹이러도 진하기로 구별 가능합니다. 뭐, 실험하는 중간에 집기류를 가져간다던가 할 수 있죠. 옆에서 실험하는 거 볼 수 있어요. 근데 방해하는 건 정말 싫어합니다. 중간에 제 실험(실험 아니어도 다른것)에 끼어드는 것 자체를 싫어해요. 지금처럼 도와준답시고 아무것도 모르는 게 나대다가 실험 망치는 건 더더욱이요.?


자, 그럼 그 인간이 제 마스크를 꺼낸다고 말을 했는가? 아뇨. 제가 꺼내달라고 부탁했는가? 절대 아뇨. 제 일을 남에게 맡기는 걸 싫어하기때문에 그런 사소한 부탁도 안 합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물 마시고 와서 제가 마저 진행합니다. 그럼 그 인간이 마스크를 중간에 뺀 것 때문에 실험이 망했는가? 예. 데이터가 이상하게 나왔죠, 덕분에.?


실장님도 계시니까 일 크게 만들기 싫어서 최대한 참고 왜 그러셨냐, 이런 거 싫어한다고 했고 실장님도 옆에서 다른 사람 샘플을 분석 다 끝나지도 않은 걸 꺼내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 사과요? 미안하다는 얘기를 했으면 저한테 찍히지도 않았죠. 자기가 무슨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도 아니고, 사람을 빤히 쳐다보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정말로 사람으로 취급 안 하기로 했습니다.?


3. 황당한 사직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번 더 그런 일이 있으면 정강이를 걷어차려고 했는데... 출근 시간이 다 되도록 안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원장님께 문자 하나 남기고 끝났습니다.?


'어려워서 못 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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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식을 전해 들은 본인의 심정)?


진짜 그 얘기 듣자마자 바로 터졌습니다. 와 진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저를 적으로 돌리는 일을 해내셨는데, 뭐가 그리 어려워서 그만뒀을까요? 원장님 말로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는데, 저는 이런 경우 자체가 처음인데다가 어이까지 없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제 실험을 망쳤을 때 정강이를 걷어 찼어야 했어요.?


우스갯소리로 연애를 글로 배웠나, 이런 말이 있는데 사회생활을 글로 배우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아니, 저 정도면 글로도 못 배웠어요. 덕분에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부터 분노에 가득 찼었죠. 저런 인간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요.?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8 댓글

Lester

2019-06-02 01:55:58

대개 '일은 잘하는데 인간관계가 망가졌거나', '인간관계는 좋은데 일을 못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둘 다 성취한 사람은 오랜만에 보네요. 과거가 과거인지라 남 일 같지는 않지만, 이건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

국내산라이츄

2019-06-02 13:36:22

옆옆동네 살고 거기로 가끔 레이드도 뛰러 가는데, 만나서 아는 척 하면 정강이를 걷어 차버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저한테 찍히는 건데, 그걸 해내실 줄이야...

마드리갈

2019-06-02 13:46:06

어우...정말 있어서는 안될 유형의 인간으로 인해 고생하셨군요.

"친구들끼리 쓰는 말" 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인간관계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저열한지도 이미 증명되었어요.

말과 인간관계에 분별도 없고, 게다가 무능에 품성열등...저래서는 누구든지 어디든지 절대 받아들여주지 않을 거예요.


낮에는 날씨가 정말 좋네요. 1주일간의 분노와 피로를 휴일에 잘 해소하시기를 기원할께요.

국내산라이츄

2019-06-02 17:24:30

1. 저는 그 변명 아닌 변명을 듣고 이 사람의 친구들도 비슷한 수준이겠거니 했습니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르고 썼다면 제가 지적했을 때 그런 태도를 보이진 않았을테니까요. 제 친구도 그랬고요.?


2. 공군인데 보직이 취사병이었답니다. 기계랑 적성이 맞는지 시험을 쳤는데 떨어졌다나 뭐라나... 다른 친구들 보직은 모르겠지만요. 컴퓨터에 오피스 설치하는 법도 모르고 프린터 설정하는 법도 모르더라고요.?


3. 이력서에 쓰면 면접 볼 때마다 물어볼테고, 그럴 때마다 어려워서 그만뒀다고 하면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나중에 우리 회사 직무가 어려워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만 둘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 대학원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교수가 가해자 편이었다는 걸 어필했지만, 이번 케이스에서는 뭘로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거기다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대다가 동료 실험까지 망쳐버렸으니...

SiteOwner

2019-06-02 19:59:19

말을 가려서 할 수 있는데도 꼭 더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런 사람들은 꼭 먹고 탈이 나봐야 독인줄 알고 죽어봐야 지옥인줄 압니다. 상종하기 싫지요.

고등학생 때 이런 자가 있었습니다. 제 음악취향을 우연히 알게 된 어느 학생이 저에게 고상한 척 한다느니 한국인이라면 판소리 같은 걸 즐겨야지 어쩌고 했다가 수업시간에 공개망신을 당했습니다. 벼르고 있다가 수업시간에 그 학생을 논파시킨데다, 평소의 지론대로 그 학생이 정말 판소리를 즐기는 한국인인지 검증해보자고 소리를 높였는데, 그는 판소리는 커녕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국내산라이츄

2019-06-03 00:46:41

저도 생각없이 말한다는 소리 가끔 듣는데 저보다 더한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거기다가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까지 깨버리는 사람도 있다니... 딱 그런 사람이 저한테 찍히는 법이거든요. 사실 고대에서 일할 때도 그런 사람이 있었지만, 그 분은 적어도 제가 이러이러했을 때 기분이 나빴다고 했을 때 사과는 했습니다. 그런데 기분나쁘다고 말해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충격받았어요. 저보다 나이도 많았던 분인데, 개념은 오히려 저나 제 동생보다도 못한 것 같습니다.?


+저도 논파까지는 아니지만, 어줍잖은 실력으로 저한테 잘난척 하던 사람을 역으로 입 다물게 한 적은 있습니다. 평소에도 말을 좀 재수없게 하는데다가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한테 일본어로 잘난 척 하다가 역으로 당했거든요. 아이패드와 아이팟의 독음 차이로요. (아이패드는 アイパッド고 아이팟은 アイポッド입니다)?

앨매리

2019-06-03 12:30:21

저도 말이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일 때문에 지적받은 적이 여러 번 있어서 되도록이면 조심스럽게 말하려고 하는데, 그 사람은 그런 지적조차 해주는 사람이 곁에 없었나 보네요. 초면에 다짜고짜 빠라는 단어를 쓰다니... 친구들 사이에서 쓴다면 장난스럽게 넘어가줄 수도 있겠지만, 국내산라이츄님과는 아직 친구도 아닌데 말이죠.
거기다 일하는 태도도 그렇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금요일에 사직하다니... 취업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니 면접 보는 과정에서 무슨 비리라도 저지른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황당하기 그지없네요.

국내산라이츄

2019-06-03 23:19:54

면접 보는 거 들었는데, 면접 볼 때까지만 해도 저나 원장님이나 이런 사람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즉, 알곡으로 위장한 쭉정이였던 셈이죠. 퇴사 통보를 받고 저도 어이없어했지만 원장님도 되게 어이없어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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