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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논리퀴즈로 보는 진영논리의 맹점

SiteOwner, 2019-09-24 21:30:17

조회 수
131

"진은 앤디의 아내가 아니다. 따라서 진은 로버트의 아내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오는 말이 여러 가지 있을 것입니다. 지능을 의심해 봐야 한다느니, 어떻게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는지 근거가 없다느니 등등의 크고 작은 비판은 분명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러한 반응이 정상입니다.
사실 예의 문장에는 진, 앤디, 로버트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도 없습니다.
등장하는 진, 앤디, 로버트 모두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다 한들, 이들이 누가 남성이고 누가 여성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다 설령 모두가 성별이 같더라도 이 3명이 동성결혼이 허용되는 환경하에 없다는 확증이 없습니다. 게다가 저 문장 속에 등장하는 것이 인명이라는 확증 또한 없고 지명일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보더라도 예의 문장 속의 주장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결혼의 주체는 인간이지 사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논리퀴즈에서는 잘 판단하면서 이것과는 전혀 다를 바 없는 논리구조의 현실문제에서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예를 몇 가지 들자면 서로 대립하는 정파의 사람들이 자신들에의 비동조자들을 적으로 몰아간다든지 하는 것들. 이미 이것들의 폐해가 적지 않습니다만 그 사례에서 배우려는 의지는 있는지조차 의심됩니다. 게다가 이것이 국내문제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외교에서까지 그대로 이어지니까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고 결국 이득이 되어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여러가지 사안에 대한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은 일단 성공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실행이 무가치했음이 증명된다면 얼마나 허탈하고 덧없겠습니까. 이것에 눈감고 진영논리로 행동하다가는 인생은 인생대로 낭비하고 목적달성과는 더욱 멀어지면 멀어질 따름이지 절대 근접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요즘 국내외 상황을 지켜보니까, 20여년도 더 전에 그렇게 진영논리가 사실에 우선한다고 외쳐되던 대학 내의 선배, 동기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때의 자신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지 부끄러워할지 아니면 기억조차 못 하고 있을지. 최소한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접하지 못했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앨매리

2019-09-26 19:16:49

극단적인 진영논리자들에게는 중립파인 사람들도 적이나 다름없죠. 회색분자라는 단어도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고, 중립이라고 하면 박쥐 같이 이리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녀석이라는 표현은 심심치 않게 들으니까요.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광신하면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힘들다던데, 옛날에는 그랬다가 나중에 가서 자신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해서 반성하고 달라진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SiteOwner

2019-09-27 20:06:45

그렇습니다. 극단론, 맹목적인 광신 등은 정말 답이 없으며, 결국 자신들의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것은 물론이라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신봉자들 이외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들 자신에게도.


시민혁명의 역사를 보면 일단 시민혁명에 성공해서 이것이 역사의 완성인 줄 알았다가, 온건파와 강경파가 분파되고, 결국 강경파가 온건파를 제거하는 형태로 권력을 잡다가 그 강경파가 몰락해서 혁명에 성공한 온건파와 강경파 모두 권력에서 배제되고 제3의 세력, 이를테면 그 두 세력이 비난했고 청산대상으로 삼았던 왕당파 등이 다시 집권에 성공하여 결국 무엇을 위한 시민혁명이었나 하는 회의감이 드는 상태도 생깁니다. 진영논리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앨매리님께서 듣고 싶은 것처럼, 저도 그렇게 광신에서 빠져 나와 반성해서 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만, 인간관계가 협소한 터라 아직은 못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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