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전주에 살 때는 '워낙 그런 동네라'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그 중에 한 명은 눈코입이 문둥이탈보다 더 심하게 일그러진 사람이었습니다. 동네 작은 마트에서 물건 살 때 그 사람이 먼저 계산하고 나가는 순간에 잠깐 봤는데, 환공포증스러운 것만 아니면 그럭저럭 면역이 있던 터라 놀라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트 사장님이 '어서 수술받아야 할 텐데' 하고 걱정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워낙 그런 동네'라고 하는 것 말고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때 조회 시간에 혼자 비명을 지르다 뛰쳐나가는 간질 학생도 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남자 거기를 만지게 해주면 1천원씩 용돈으로 준다더라' 하는 소문이 나돌던 아저씨도 있고, 책가방에 안 깐 맥주병을 너댓개 넣어가지고 다니던 불량학생한테 폭행도 당해봤고... 참 여러모로 굉장했죠.

어쨌든 저도 사람인지라 외모가 특이한 사람들을 보면 안 놀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제가 속했던 반의 담임선생님들은 대체로 인격자이셨던 분들이 많아서 그런 특이한 학생들이 있으면 최대한 감싸주셨기에 저도 비슷한 영향을 받아서인지 대놓고 질시하진 않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그런 훈훈한 생각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그렇게 안면이 변형된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는가 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적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Lester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 담임선생님은 참으로 훌륭한 분입니다. 그리고 그런 분의 영향하에서 감화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다시없는 행운이기도 합니다.

가끔 길을 가다 보면 그런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도 모르게 겁을 먹기는 하지만, 뉴스에 오너님이 말한 증세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한다는 것을 보면, 거리를 다니는 그런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용기가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오너님이 말씀한 그 분도 그런 경우겠죠.

제가 실제로 본 경우는 본문에 언급된 그 장신의 여성 뿐이었는데 의외로 전국각지에 드물지 않게 있는가 봅니다. 그렇게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외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용기임에 틀림없겠지요.

기적이 확실히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그런 증세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우선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