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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또 뭔가 괴상한걸 만들어 냈습니다.
망상 병기(...는 아니지만) 외전 4호기, 가칭 "마호토코로 특급열차(魔法所特急列車)" 입니다.
부품을 분실해 정크가 된 KATO의 C62형 증기기관차 2호기 도카이도형을 붉은색으로 칠해 호그와트 급행열차 풍으로 도색했네요. 컬러는 유일하게 갖고있는 빨간색 도료이자 학원함 레진킷을 만들때 사서 함저 칠할때 딱 한번 쓴 타미야의 TS-33 덜레드. 원래 호그와트 급행은 선홍에 가까운 선명한 빨간색이지만 갖고있는게 덜레드 밖에 없어서 반심반의하며 도색했습니다. 그래도 중후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붉은색이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들었네요.
임시 객차(?)는 늘 그렇듯 오리엔트 급행의 풀맨 식당차. 두대 더 사다가 같은 컨셉으로 도색해 전용 객차로 달아줄까 고민중이네요.
기관차도 아직 부분 도색이나 리터치 등이 남아있어서 적당히 이런 느낌이다 라는 거지 완성은 시간이 좀 걸릴 듯 하지만요.
마호토코로는 위저딩 월드(Wizarding World) 세계관에서 호그와트 이외에 존재한다고 언급된 세계 각지의 마법 학교 중 한 곳으로 설정상으로는 일본 도쿄도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의 미나미이오 섬(南硫黄島)에 위치해 있다는 설정입니다. 다만 이름을 직역하면 "마법 쓰는 곳" 정도의 뉘앙스로 작가의 형편없는(?) 지식으로 논란의 구실이 되기도 하였죠...
그러는 한편 이쪽은 입수한지 꽤 됐지만 이제야 소개하는 그린맥스의 스트럭처 코메다 커피점(コメダ珈琲店) 입니다.
그린맥스의 공식 트위터나 SHIGEMON 님의 취재 등으로 정보를 얻어서 갖고싶었던 제품이었는데 작년 10월에 입수했네요.
입수 시점에서도 발매된지 좀 된 상태였고 그나마도 소개는 1년이 다 됐네요.
설정상(?)으로는 마요나카 철도의 본거지인 유메쿠니 현의 어딘가에 심야 한정 영업중이라는 설정의 건물.
단층 건물이지만 메이커 정가가 6천엔이나 하는 제품인 만큼 꽤 근사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제품은 심플하게 건물과 옥외간판 2종이 부속, 보이는게 내용물의 전부라고 할 수 있네요.
외벽은 빨간 차양막을 제외하고 특유의 팀버 프레임 구조나 전등, 간판류, 벽돌, 실외기 등의 디테일 요소가 전부 세밀한 프린팅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리창도 마찬가지의 사양. 커다란 입간판과 지붕 사이드의 하얀색과 녹색 라인, 입구의 차양은 스티커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지붕의 간판은 프린팅으로 점포에 따라 없는 경우도 있어서 취향에 따라 지붕에 접착해 쓰라고 설명하고 있었네요.
베이스는 가볍게 먹선, 지붕은 저먼 그레이로 도색 했지만 사출색과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네요.
실내. 창가쪽 테이블석과 카운터 정도만 구비되어 있고 중앙은 뻥 뚫려 있습니다.
그나마 창문으로 엿보일만한 부분의 내벽에는 스티커로 인테리어를 표현하도록 되어 있네요.
내부는 실제 점포 사진을 참고해 바닥은 미스터 하비의 마호가니 서페이서, 좌석과 테이블은 덜레드로 적당히 도색.
어차피 지붕을 씌우면 보이는 것도 없기 때문에 분위기만 내는 정도라고 자평하지만 모형은 언제나 자기만족.
건물 크기가 크다보니 내부 용적이 넉넉한 편이라 언젠가 디오라마에 심는다면 전등이라도 달아볼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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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
2024-10-04 21:14:01
이번에 보여주신 마법세계는 갈색이 그 테마가 되었네요. 그리고 그 테마는 긴 여름 끝에 급행열차를 타고 온 듯 다가와서 벌써 단풍시즌의 시작도 예고된 이 가을처럼 돌연히 찾아온 것이구요.
C62 증기기관차가 저렇게 일부도색된 것만으로도 인상이 상당히 달라 보이네요. 게다가 뒤에 연결된 오리엔트 급행의 풀맨 식당차가 의외로 잘 어울려요. 뭐랄까, 영국에서 아침식사 때 잘 마시는 홍차인 잉글리쉬 브렉퍼스트(English Breakfast) 홍차같은 감각이 느껴져서 꽤 좋다고 느껴졌어요.
코메다커피점은 나고야 발생의 유명 카페체인.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冴えない彼女の育てかた)에도 간간이 등장하죠. 애니에서 보이는 점포는 예의 피규어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코메다커피점 그 자체(사이트 바로가기/일본어). 수많은 실외기까지 그대로 재현된 게 굉장하네요. 저는 이제 커피를 못 마시는 몸이니까 코메다커피점에 가더라도 커피는 못 마시고 홍차를 마셔야겠네요. 다행히도 홍차 메뉴도 있고 미에현(三重県)의 차엽으로 만든 일본산 홍차인 미즈키(瑞)도 꼭 마셔봐야겠어요(사이트 바로가기/일본어).
갈색이 인상적인 외관 및 내장이 참 잘 어울려요. 저 열차가 서는 역의 건물로도 잘 어울릴 듯해요.
재미있는 두 가지 덕분에 갑자기 다가온 이 가을의 계절감이 더욱 제대로 느껴졌어요.
마키
2024-10-09 00:22:42
잘 나올까 반심반의 했는데 생각보다 그럴듯하게 나와서 꽤 만족하고 있네요.
코메다 커피점은 외형이 멋있어 보여서 구매했는데 실 제품은 돈값을 하는 완성도 였네요.
이거 외에도 디오라마 한다고 구상은 또 이것저것 하고 있고 관심가는 제품도 잔뜩 있는데 언제 살지는 모르겠어요.
SiteOwner
2024-10-04 23:17:44
이번에도 보고 미소가 지어지는 것들을 소개해 주셨군요. 먼저 깊이 감사드립니다.
홍차(紅茶)는 영어로는 차엽의 색에서 유래한 Black Tea라고 하고 다른 유럽언어에서도 대체로 그러합니다. 그렇다 보니 저렇게 갈색으로 부분도색된 C62 기관차는 선두부분은 검고 뿜어져 나온 증기에 닿은 곳은 갈색이니까 저 마호토코로 특급열차는 블랙티 익스프레스(Black Tea Express)라고 불러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익스프레스의 이탈리아어가 에스프레소(Espresso)니까 이게 코메다커피점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고야(名古屋) 여행을 기획하고 있는 저로서는 역시 나고야 발상의 코메다커피점도 관심이 갑니다. 이렇게 이 카페체인의 점포를 구현한 상품이 나와준 그 자체로도 참 기쁩니다. 맨 마지막의 사진은 마치 영업중인 실제 점포의 모습을 인접한 고층건물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어 더욱 현실감이 강합니다.
예의 마호토코로는 참 직관적인 이름인데 작명센스는 확실히 좀 그렇군요. 문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저라면 아마 히라케이아(Hirakeia)라고 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라케이아는 에도시대(江戸時代) 때부터 메이지(明治)에 이르기까지 성행했던 일본의 마술공연인 다이도게이(大道芸)를 열던 공연장인 히라키(ヒラキ)에 착안해서 유럽언어에서 바로 수용가능한 형태로 변형해 만든 단어입니다. 즉 마법에 열린 세계라는 의미를 붙일 수 있는.
마키
2024-10-09 00:26:22
도색하면서 느낀 점은 영국제 기관차 도색은 생각 이상으로 멋있는 도색이라는 점이었네요.
단순한 패턴이지만 딱 봐도 영국에서 만들었다는걸 느낄 수 있는 훌륭한 디자인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LED 기믹 같은걸 꽤 좋아하다보니 언젠가 실내등 하나 심어볼 계획이긴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작명센스가 엉터리기도 할 뿐더러 해리 포터 시리즈 자체도 인종차별적인 문제든 각종 수치적인 문제든 해서 이런저런 문제점을 잔뜩 지적받은 작품이기도 하죠.
대왕고래
2024-10-06 21:52:20
미니어처가 참 좋은 게 많네요, 저걸 모아서 도로 깔고 역 배치하고 기차 달리게 하고, 배경에 저런 커피숍도 놓고 나무도... 이거저거 막 놓고 하면 진짜 좋을 거 같은데...
그냥 저것들만 전시해놓기에도 집이 좁아서 그냥 꿈만 꾸네요.
마키
2024-10-09 00:27:13
기본 스타터 세트의 순환선도 깔기 버거운 집에서는 디오라마는 어림도 없는 소리죠...
그나마 스케일 덕분에 개개의 크기는 작다보니까 모으는데 별 부담은 없다는 것 하나는 장점이라면 장점이랄지...
Lester
2024-10-07 04:59:50
열차와 시골 점포라니, 환상적인 조합이네요. 둘을 붙여 놓아도 간이역 컨셉이 되면서 꽤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붕을 씌우면 실내가 안 보이긴 하지만, 창 너머로 미세하게 보이는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도 모형의 묘미죠. 싸구려 모형 중에는 겉만 만들고 내부는 그냥 비워놓거나, 비우지도 않고 덩어리 형태(즉 고체에 외부 스티커만 붙인)로 파는 것도 있거든요. 그래서 후자의 경우 의도치 않게 둔기가 되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본문에 올리신 모형은 꽤나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키
2024-10-09 00:29:41
말씀하신대로 싸구려는 디테일은 커녕 스티커만 붙이고 땡 하는게 대부분이지만 토미텍의 디오라마 콜렉션 시리즈는 어느정도 내부 재현도 갖추어져 있고(없는 것도 있긴 하지만요), 코메다 커피점도 메이커가 철도모형 전문이다보니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제대로 캐치하고 있다는 인상이네요.
외국계 모형중에 가장 경악했던 것이라면 블루릿지 모델의 1/350 포트 드럼 이네요. 2차대전 당시 필리핀 마닐라 인근의 섬을 인근 지역 거점으로 쓰기위해 콘크리트 요새로 개조한 불침전함(?)인데요, 블루릿지 모델에서 나온 키트는 몸통이 통짜 레진 덩어리(...)라는 무식한 물건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