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실업급여 신고 때문에 고용노동부였나 거기를 다녀왔어요.
다녀오는 길에 그냥 집에 들어가는 건 너무 심심해서 산책을 했어요.
지하철에서 본 공익광고
전국 최초 `경계선 지능 한부모·자녀 지원체계` 가동 < 복지 < 서울특별시 (seoul.go.kr)
찾아보니 위의 건이네요.
경계선 지능을 가진 한부모에 대한 지원 광고에요.
평상시에는 저런 부모에 대한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그래서인가 저런 광고를 생소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이렇게 모르고 있던 힘든 분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더 많아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좋은 정책이구나... 했어요.
지나다가 본 칠성사이다 트럭 뒤에 붙은 실종아동 찾는 전단.
저 아이, 아니 저 분이 81년도에 실종되셨네요.
제가 92년생이에요. 그러니까 지금쯤 살아계신다면 40대시겠네요.
나보다 앞서 태어난 분한테 어떻게 저런 일이 있었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좀 복잡해지면서도, 저런 전단을 붙히는 게 좋아보이고 그렇더라고요.
계속 걷다가 어떤 가게에 들어왔어요.
맛있어보이는 디저트 메뉴가 있길래 들어가서 먹어봤어요.
빵 사이에 햄과 야채와 치즈를 넣은 맛있는 샌드위치였어요. 이거랑 커피랑 해서 9천원 미만이라니, 운이 좋구나 생각했죠.
사실 커피를 보고 "마침 피곤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던 것도 있었고요. 4~5시간밖에 못 자서요...
맛있게 먹었는데, 조금 급하게 먹었나 울렁거리더라고요.
걷다 보면 나아지겠지 싶어서 계속 걷다가 산책로를 하나 발견했어요.
산책로를 걷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거든요.
쭉 걸었죠. 나무가 멋있게 있어서 보는 기분이 좋았어요. 중간에 앉을 곳도 있었고요.
이런 조형물도 있었어요.
기찻길 위에 놓여진... 아마 이 산책로 자체가 이전에 기찻길이던 곳을 고쳐서 만든 곳인가봐요.
기찻길을 보면서 조형물도 보면서 나무도 보면서 길을 걸어가니 즐거웠어요.
이런 처음보는 축제 관련 홍보물을 보기도 하고요.
구경가면 재밌을까? 하는 생각에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중간에 어지러운 게 혹시 지친걸까? 싶어서 에너지 드링크를 조금 마시기도 했고요.
근데 더 어지러워지길래 "아 혹시 이거 카페인때문에?" 싶어서 찾아보니, 맞더라고요.
물을 많이 마셔서 카페인을 희석시키라고 해서, 물을 급하게 사서 마셨죠.
진짜 목이 말랐나, 물이 쑥쑥 들어가더라고요. 앉아서 쉬니까 더 나아졌고요.
그래도 이건 더 이상 걷는것보다, 집에서 쉬는게 낫겠다 싶어서, 집까지 걸어가면서, 이런 걸 봤어요.
가게에서 직접 재배해서 야채를 사 가는 그런 곳인가봐요.
저한테는 생소하더라고요, 분명 서울에는 이런 게 많았을텐데, 왜 이제서야 본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산책은 즐거워요.
제가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던 걸 보면서 신기함을 느끼기도 하고, 즐거운 것도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즐거웠어요.
그래도 다음에는 카페인은, 특히 에너지드링크는 멀리해야겠네요.
대학원때는 엄청 마셔댔는데, 이제서야 몸에서 "그만 마셔!!!"하고 외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덕분에 집에서 푹 잤어요. 푹 자니까 나아지기는 해요, 밥 먹고 속이 미식거리는 걸 보니 아직도 안 좋은걸지 모르겠는데...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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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
2024-10-17 00:34:12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을 하셨네요.
사실 세상에는 여전히 음지가 많아요. 관심이 없거나, 있어도 나와 상관없다고 여기거나. 그런데 위기라는 게 갑자기 오더라구요. 이미 작년말에 그런 상황을 만나서 전신마취 수술을 받고 한달 넘게 입원해 있었던 저로서는 그런 것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폐선부지는 저렇게도 활용돠네요. 그러고 보니 경의선숲길은 아직 가본 적이 없네요. 비슷한 것으로서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폐선부지 활용공원은 본 적이 있어요. 메이지 때인 1911년에 개업했지만 2004년에 대체노선이 건설되면서 폐지된 토큐토요코선(東急東横線) 요코하마(横浜)-사쿠라기쵸(桜木町) 구간. 지금은 토요코플라워녹로(東横フラワー緑道)라는 이름의 공원이 된 것도 있고, 일본국유철도 야마시타임항선의 부지를 이용한 야마시타임항선프롬나드(山下臨港線プロムナード)도 있어요.
크루아상 샌드위치, 확실히 맛있게 보이네요.
에너지드링크는 확실히 좋지 않아요. 정 카페인을 섭취해야 한다면 홍차나 우롱차 같은 게 좋아요.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어요. 졸음을 쫒는 용도라면 우롱차를 권해드려요. 시판되는 우롱차는 무가당이라서 몸에 부담도 적으니까요.
SiteOwner
2024-10-19 20:30:15
느긋하게 서울시내 곳곳을 다니셨군요. 그런 체험도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서울은 가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볼 수 있는 게 정말 다행입니다.
대왕고래님의 글은 매우 따뜻합니다. 생활 속의 여러 즐거운 단면은 물론, 그늘진 단면에 대한 조명 또한 소중합니다. 역시 그 좋은 마음이 잘 느껴져서 추워지는 이 가을이 외롭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느 자녀도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고, 한 순간에 미아가 되어 버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으니 이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아야겠지요.
과거 이용했던 경의선 철도의 옛 구간도 저렇게 되었군요. 오늘날의 복선전철으로의 완전신규노선 건설이 되기 전의 경의선 철도를 이용했던 사람이다 보니 감회가 참 새롭습니다. 복무했던 부대가 당시 경의선의 종점이었던 문산역에서 멀지 않았다 보니...
그렇습니다. 과해서는 안되겠지요.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