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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로 차에 입문했습니다.
그건 30년 전인 1994년의 가을의 이야기. 집에 선물세트가 들어왔는데 다기와 작설차(雀舌茶)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저의 차문화 입문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만 시작부터가 의외로 고급이었습니다. 사실 작설차는 조선시대에 2월에 종묘에 천신하는 귀중한 물품으로 동의보감에도 언급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서울생활을 하면서 차문화는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1996년에 처음 만난 것이 우롱차(烏龍茶)와 홍차 그리고 우유를 넣은 홍차인 밀크티. 커피에도 호기심이 있어서 여기저기의 카페를 다니거나 시판되는 커피를 사 마시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차가 더 좋아서 한동안 차문화의 주력은 녹차, 우롱차 및 홍차의 3계통으로 좁혀졌습니다.
그러다가 녹차의 지평을 좀 넓힌 게 일본의 시즈오카차(静岡茶) 및 우지차(宇治茶)를 접한 2000년대 후반이었고, 2010년대에는 일본 큐슈(九州) 여행중 만난 큐슈의 명차인 야메차(八女茶), 우레시노차(嬉野茶) 및 치란차(知覧茶) 등을 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그 2010년대에 큐슈의 각종 명차들을 접하면서 우연히 만난 것이 볶은 녹차인 호지차(ほうじ茶). 그 이후로 차문화의 주력은 녹차에서 호지차로 이동했습니다.
홍차의 경우도 꾸준히 관심이 늘어났고, 여기에서는 동생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어서 차엽(茶葉) 및 생산국의 정보를 열심히 모으고 있기도 합니다. 초창기에도 차문화를 같이 즐겼습니다만 사정상 떨어져 살던 때가 많았다 보니 같이 살면서 연속적으로 차문화를 같이 즐기게 된 것은 2011년 이후입니다만...
차를 보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대만 발상의 타피오카 버블티가 대표적입니다. 이것은 2000년대 전반 일본에서 처음 접했는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한국내에도 상륙해서 꽤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 반갑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만나서 친하게 지냈던 갸루(ギャル) 및 츠바메족(つばめ族) 친구와의 접점 중에도 캐주얼한 차문화가 있었습니다. 츠바메족에 대해서는 2017년에 쓴 츠바메족(つばめ族) 친구가 생각납니다 제하의 글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대용차에 대해서도 관심이 물론 있고 또한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예르바 마테(Yerba Mate). 그리고 근년 들어서는 루이보스(Rooibos)도 애용합니다. 단 마테차는 항상 시원하게, 그리고 루이보스티는 늘 뜨겁게 준비해서 마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실 그게 저와 동생이 시행착오를 통해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이렇게 차와 함께 벌써 30년이 되었군요.
여러 험한 일도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차문화가 취미라서 정말 다행이고, 요즘은 거의 매일 행복하게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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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4-11-05 09:40:56
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네요 저는, 공차 같은 곳에서 사 마시는 우롱차 같은 경험이 전부인 거 같아요.
그렇게 먹었던 차는 전부 맛있었던 거 같네요. 먹었던 차들이 각각 다른 맛이면서도 각자의 풍미가 있어서 좋았어요.
예전에 여러 맥주 제조하는 업체에서 맥주 체험시켜주는 행사는 있었는데, 차는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있을거에요. 있다면 가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맥주처럼 취하지도 않을테니...
SiteOwner
2024-11-06 00:09:55
차를 즐기는 데에는 정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좋아하시는대로 즐기시는 게 최선입니다. 말씀하신 공차 같은 것도 아주 좋은 예라서 저도 즐겨 마십니다.
물론 차를 주제로 한 축제가 꽤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차엽생산국 일본에도 많이 있고, 차문화가 그리 발전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도 근년 들어서 이런 축제가 속속 생기고 있어서 경상북도 경주시, 경상남도 하동군 및 강원도 강릉시 등지에서 차문화 축제가 열립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차는 취하지 않으니 그런 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