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1월 1일에 중국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2025년 12월 31일까지의 비자면제정책을 발표했다는데, 초유의 일임은 물론 주중 한국대사관도 모르고 있었던 전격발표 그 자체라서 그게 이상하네요.
사실 중국에 입국해야 할 메리트가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중국 관련으로 하는 일도 없는데다 중국 여행을 해야 할 마땅한 이유가 없는 상태인데 거기에 더해 중국이 반간첩법 자체가 매우 모호하기 짝이 없다 보니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중국에 입국해서 조심하는 게 아니라 아예 중국 방문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겠죠.
이 언론보도들을 참조하시면 되어요.
中 반간첩법은 어떤 내용…한국인 첫 구속에 우려 고조, 2024년 10월 29일 연합뉴스 기사
한국 대사관도 몰랐다... 中, 돌연 '비자 면제' 왜?, 2024년 11월 3일 조선일보 기사
중국이 한때 세계최대 인구의 거대시장이자 "세계의 공장" 이라는 수식어로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인도에도 인구규모가 밀렸는데다 배타적인 풍조가 확대되어 중국 시장은 중국기업만의 최대의 시장이 되었고 중국에 투자한 각국이 탈중국 및 리쇼어링(Reshoring)에 앞서는 추세에 중국은 입국자들을 일단 잠재적 간첩으로 간주중인데 비자면제가 좋은 인센티브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연간 1천만명 이상의 양국의 인적교류는 이미 과거의 것이 되었고,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아요. 현재 상황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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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24-11-05 09:06:38
어떻게든 교류를 원활하게 하려는 거 같은데, 그러려면 일단 배타적인 부분은 줄이는 게 좋겠죠.
그런 부분을 놔두고서 교류를 바래봐야 잡음만 커질텐데...
마드리갈
2024-11-05 17:40:10
요즘 탈중국 기류가 심상치 않아요.
중국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기존에 투자된 자본도 빠져나가고, 생산거점도 중국에서 철수중이고, 중국으로 이어지는 해저케이블도 신규부설계획 자체가 없는 등 중국과 엮이지 않으려는 상황이 어느 때보다 강해요. 게다가 중국에서 외국인들이 느닷없이 습격당하고, 일본인 학생이 중국인의 피습에 죽는 사태가 일어나자 중국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조치를 전격 해제하는 등 중국의 행보가 상당히 급해지고 있어요. 이번의 한국인에 대한 비자면제조치가 주중한국대사관에 통지없이 바로 발표된 것도 역시 중국의 다급함이 바로 나타나는 증거일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도 중국이 큰 패착을 저지르고 있어요.
중국내에 있는 외교공관의 존재를 무시했다는 것. 수교국 외교관들의 집무공간인 외교공관은 파견국과 주재국을 이어주는 소통창구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이번 발표를 했다는 자체가 외교공관의 설립취지 자체를 무시한 배타성의 발로 그 자체. 즉 전향적인 조치같지만 내면은 전혀 개선된 게 없어요. 대왕고래님께서 우려하신 것처럼 이건 잡음만 더 초래하고 별 소득이 없을 게 보여요.
Lester
2024-11-08 14:55:59
인터넷으로 어지간한 시청각적 정보와 학술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직접 경험하는 게 더 낫다고는 합니다만, 중국이 그렇게까지 방문할 메리트와 만족감이 있느냐고 한다면 전 항상 의문이 듭니다. 해당 국민마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엄청나게 한정된 나라에서 외국인이 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이 많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막말로 범죄도시2의 명대사("너 납치된 거야")마냥 정부 차원에서 인질극을 벌이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관광객이 과거에 유객(언론 및 사회에서는 '유커'라는 표기로 더 유명하죠)이라 불릴 만큼 돈만 쓰고 갔느냐면 또 아닙니다. 일전에 제가 언급했던 제주도 노상배변 사건(일명 제주도 똥 테러)처럼 돈은 커녕 치안만 악화시키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극소수의 유객을 가지고 모든 중국 관광객이 그런 것처럼 확대해석하더니 이런 사건사고는 조금 다루고 마는 것도 참 신기하네요. 이렇게 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일방적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비자면제라는 국가간 조치라고 해서 그게 큰 이득이나 되겠습니까?
게다가 중국은 관관청이 몇몇 관광 유튜버나 업체에게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고평가를 해달라고 의뢰하거나, 일반 관광객에게 공안이 나타나 핸드폰이나 여권을 압수하기도 합니다. 전자야 스캔들 정도로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법하지만 후자는 어림도 없는 일이죠. 그리고 굳이 압수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복공안이 미행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이번 비자면제 조치가 있기 전부터 횡행했는데, 이번에는 또 얼마나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을지 궁금하네요.
마드리갈
2024-11-10 12:19:47
체험으로 얻는 정보가 가치있으려면 그 정보가 진실되었다는 전제가 필요하죠. 그런데 중국은 그 전제가 지켜지는 분야가 별로 많지 않아요.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무시된다고 봐야 할 정도로 사회가 불투명하고 사기가 횡행하는 나라라는 것. 홍차같이 해외 바이어들을 속이면 손해로 이어지거나 이과두주같이 가짜를 만드는 게 비용이 더 들어 불리한 게 아닌 이상 중국에서는 속이는 게 디폴트. 그러니 이번의 비자면제조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중국이 2010년대에 잘 내세우던 논리에 자승자박된 감을 지울 수 없어요. 사실 이미 6년 전에 오빠가 중국의 논리에 대해 써 놓은 적이 있어요.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5 - 정치적 소비에는 "정부 차원에서 하는 것은 없고 그저 중국 인민들이 제재하는 것이다" 라는 문장이 나오고 있어요. 중국측이 구사한 이 논리는 현재 한국인의 중국방문이 뜸한 지금의 상황과 최근 저의 글에 등장하는 반문인 "내가 안하겠다는데 당신이 왜?" 와 겹쳐 보면 중국이 그 논리에 스스로 빠져버렸다는 결론이 나오기 마련이예요. 게다가 자국민 인권도 앞장서서 침해하는 중국이 외국인 인권을 소중히 할 리가 전혀 없어요.
어제 중국 운남성 등충시(雲南省騰衝市)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 소개할께요.
ホテルが日本人の宿泊拒否? SNSには称賛の声―中国
(호텔이 일본인의 숙박거부? SNS에는 칭찬의 목소리-중국, 2024년 11월 9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이 기사에는 "등충시에서는 일본인을 받지 않고 일본인은 숙박할 수 없다" 라는 호텔 프론트 직원의 발언 및 지지통신 측에 돌아온 "우리 호텔은 외국인 숙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라는 호텔측의 입장이 소개되어 있어요. 중국에서는 호텔의 등급이 일정 수준이상이 아니면 외국인을 받을 수 없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런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비자를 면제한다고만 했지 다른 것이 바뀐다는 보장이 없는 중국에서 일본인만 저런 일을 당할까요? 그 다음 타겟은 한국인이예요. 한국인을 일본인 다음가는 귀신같은 악독한 자라고 욕하는 얼구이쯔(二鬼子)라는 말이 사어가 아닌 중국사회에서 중국은 정말 정부차원에서 인질극을 벌일 수 있어요. 이미 소련이 그렇게 했거든요. 시베리아 억류포로와 북방영토를 택일하라는 방식으로 소련이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때 강요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