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제와 시험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드디어 숨 돌릴 틈이 있어서 정말로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활동이 없었던 점 사과드립니다.(...) 근데 앞으로도 잘 못 들어올 거 같습니다.... 으으으... 설정도 작업 못했는데...
2. 요즘은 리전에 푹 빠졌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뮤턴트인데, 설정이 독특해서 좋아합니다. 살짝 더 소개하자면, 마블 세계관에서 손에 꼽는 강력한 존재인데다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빗자루 머리에 프로페서 X의 아들인데 뇌내우주 속에 인격이 천명정도 되는(그리고 그 인격들이 오메가급 능력 하나씩을 가지고 있는) 엄청난 설정을 가지고 있어요. 뇌내우주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캐릭터는 정신이 정상이 아닙니다. 평생을 자기 몸을 차지하려는 다른 인격들에 시달려 온데다 아버지한테... 어... 여기까지 말하죠. 엑스맨 영화만 본 사람한테는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일 수 있으니까요. 하여튼간에 이 캐릭터한테서 제가 인생의 교훈(!)을 배웠는데, 이 인격들한테 시달리며 아버지의 그늘에 묻혀 살다가 모종의 이유로 혼자가 되었는데, 그 때 하는 말이 "내가 나를 지배한다(I rule me)"였어요. 아버지의 꿈은 옳았을 수 있지만 방식이 틀렸을 수도 있다며, 자신의 방법으로 뮤턴트들을 구하겠다면서요. 여기서 제 개인사를 말하자면 전 다른 사람의 반응에 늘 신경쓰면서 무언가 잘못되면 제 탓을 하며 나름 옳은 최선의 선택을 하는 그런 소극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사는게 최선이라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대학 관련으로 고민하며 곱씹어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그걸 회피하며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면 그것도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저를 지배하는 삶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까지 생각하니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처럼 남들이 다 비난하고 버림받는 경우에도 꿋꿋이 자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그게 옳다는 개념은 있었지만 정말 어떻게 하는걸까-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자기암시로 "I rule me"라고 중얼거립니다. 그 결과 모의시험에선 처참하게 망했던 영어 말하기 시험을 오늘 무지 잘 봤습니다. 기뻐요. 리전 스토리 작가가 존경스럽습니다.
결론을 적자면... 철학적인 캐릭터 리전을 여러분께 전파하겠습니다. 절대 추천드립니다.(부끄)
2-1. 대학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위 얘기를 적을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뭐 적어서 나쁠 건 없겠죠.
3. 한국과 파리에 무슨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파리는 테러가, 한국은 시위가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좋게 끝나길 바라겠습니다.
4. 나중에 이 글을 보고 이불킥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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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5-11-21 23:57:03
반가와요. 오랜만에 잘 오셨어요.
언제든지 편하실 때 오시면 되는 거니까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셔도 되어요. 그러니 편하게 이용해 주세요.
영어 말하기 시험을 잘 보셨군요!! 정말 좋으셨겠어요. 축하드려요.
에세이의 주제와 방향에 맞다면 포함시키고, 그렇지 않다면 배제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에서는 서울시내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프랑스에서는 파리 도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이어졌어요. 그리고 아프리카의 국가인 말리에서도 테러조직이 인질극을 벌였다고 해요. 여러모로 어수선한 시대가 아닐 수 없어요.
YANA
2015-11-23 00:04:04
시간 나는대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무서운 분이라 긴장하셨는데, 어째선지 그날 따라 기분이 좋으셔서... 잘 본거 같아요. 말하기 주제인 시도 마침 제가 잘 아는 시로 나왔고... (사람 마다 다른 글인데, 무슨 글이 나올지 몰라요. 공부 안한 글이 두어개 있었는데 그게 안나와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에세이 주제엔 대략 맞는 듯 하는데, 문제는 글자수 제한에 걸렸어요... 으으 슬퍼요.
대규모 시위는 2008년 이후로 본 기억이 없는데... 나라가 많이 흉흉한 듯 하네요. 게다가 파리에서 테러라니...
하루유키
2015-11-22 00:54:23
뭐 운영진 분들도 여기가 지칠때 잠깐이나마 쉬다 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개인의 사정이란게 있으니까 이렇게 간간히라도 얼굴 비춰주시면 고맙죠.
한국에선 마드리갈님 말씀대로 서울시내, 구체적으로는 광화문 인근에서 뭐 국정화 교과서라던가 이런저런게 섞인 복합적인 이유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서 한바탕 시끄러웠는데, 시위의 강도는 둘째치더라도 경찰의 대응(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캡사이신이 섞여있다고 하고, 심지어는 구급차에 조준사격을 했다는 제보도 있더군요)이 과잉진압이나 과격하게는 공권력의 횡포가 아니냐는 사람들의 의견이 상당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한편 파리에서는 주말 파리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차별 테러가 벌어지면서 난리가 났고 그 잔인성과 강도, 또 행동주체로 보아 ISIL(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가 관여한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네가 했다고 인증하며 오늘도 스스로의 흑역사를 갱신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 뚜껑 열린 프랑스가 군대로 공습을 가하며 복수에 나서고 있구요.
게다가 심지어는 중국과 러시아에게까지 시비를 거는 모양입니다(...) 그만둬! 러시아는 인권이라는 약점이 없어! 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덤.
SiteOwner
2015-11-29 22:06:45
오랜만입니다.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뭐랄까, 휴식의 질이 떨어진 건지, 의욕이 저하되고 사고나 행동의 민첩성 자체가 많이 꺾여 있는 것같습니다.
포럼에는 언제든지 편할 때 오시면 됩니다. 그러니 사과하시거나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여기가 편한 공간이 되지 못한 것 같이 생각되어서 약간 마음에 걸리는군요. 혹시 제언해 주실 것이 있으면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최대한 개선해 놓겠습니다.
자주적인 삶이라는 게 편안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할 시기는 반드시 오는 법입니다. 그 리전의 설정이 바로 그 점을 잘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국내외가 여러모로 소란스럽습니다. 게다가 더욱 끔찍한 것은, 이게 평화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의 대학가같은 느낌도 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