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나프탈렌은 여러모로 많이 쓰이는 것이었지요. 옷장 속의 좀약이라든지, 화장실 구내나 소변기 안이라든지 등등. 그 나프탈렌의 지위가 옛날같지만은 않나 봅니다.
어릴 때 읽었던 국내 창작동화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한
취학전의 어느 여자아이가 어머니가 하얀 알사탕 같은 것을 많이 사오는 것을 봤습니다. 그것이 알사탕이라고 믿었던 그 아이는
어머니에게 그걸 달라고 졸랐지만 어머니는 그때마다 안된다고 그랬습니다. 아버지에게도 졸라댔지만 답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먹는 것이
아니라고.
대체 그 알사탕이 얼마나 귀중한 거길래 하나도 안주냐고 생각한
여자아이는 집에 혼자 남았을 때 안방 옷장을 뒤져서 나프탈렌을 찾아냈고 입에 넣었는데 바로 뱉아버렸습니다. 그 뒤로는 부모나
이웃이나 친척이 알사탕을 준다고 하면 기겁하면서 싫다고 하고, 그 여자아이의 반응을 본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직도 그 장면이 생각납니다.
나프탈렌을 입에 넣자 "에튀 에튀 에튀튀..." 하던 그 여자아이의 곤혹스러워 하는 상태가 묘사된.
그 동화를 읽은 시점에서 이미 한 세대도 더 지났습니다.
이제는 나프탈렌도 퇴출 수순을 밟는가 싶군요.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내년부터 나프탈렌 좀약 못쓴다... 업계 “급작스레 사업 정리하라니” (2021년 12월 6일 조선일보)
올해 7월에 결정, 그리고 다음달부터 판매도 사용도 금지. 게다가 심사결과는 지난달 초에나 나왔습니다.
이렇게 급작스러운 결정에 반발이 나오자 환경부에서는 유예기간을 검토한다고 했고 그 결과 다음날인 7일에 어제의 방침을 뒤엎는 유예조치도 나왔습니다.
바로 이 기사입니다.
'나프탈렌 좀약' 퇴출 유보…환경부 "유해성 평가 진행" (2021년 12월 7일 파이낸셜뉴스)
이렇게 졸속으로 일을 추진하다가 수습하는 행태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야는 확실히 낫습니다만, 천추만세의 긍지로 여길만한 사안이 아닌 것도 확실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나프탈렌을 본 적 없는 세대가 출현하겠군요.
하긴, DDT도 제 세대에서는 경험한 적이 없는 오래전의 것입니다.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8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2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9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0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3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3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8 | |
4755 |
좋은 일과 그로 인한 고민4 |
2021-12-12 | 171 | |
4754 |
최근의 언어오염은 철저한 이기주의의 소산인가 싶습니다3 |
2021-12-11 | 148 | |
4753 |
나프탈렌 유감2 |
2021-12-10 | 125 | |
4752 |
식중독의 원인 노로바이러스는 손을 씻어야 제거된다2 |
2021-12-09 | 129 | |
4751 |
진주만 공습 80년, 미 해군의 새 이지스함 대니얼 이노우에2
|
2021-12-08 | 131 | |
4750 |
화성과 인간 3 - 붉은 별끼리는 서로 끌린다2 |
2021-12-07 | 152 | |
4749 |
전 직장은 정말 망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4 |
2021-12-06 | 213 | |
4748 |
[뉴스] 자율규제 법안은 철회, 비트코인 개발자는 공개6 |
2021-12-05 | 240 | |
4747 |
"K-사이비" 에서 떠오른 세기말의 어떤 추억2 |
2021-12-04 | 123 | |
4746 |
유럽연합(EU), "크리스마스" 금지어 지정을 철회하다 |
2021-12-03 | 120 | |
4745 |
오야가챠(親ガチャ)라는 끔찍한 유행어 |
2021-12-02 | 123 | |
4744 |
죠죠의 기묘한 모험 6부 오프닝 공개3 |
2021-12-01 | 125 | |
4743 |
세계최초의 자율주행 전동화물선 야라 비르켈란(Yara Birkeland)5 |
2021-12-01 | 186 | |
4742 |
화성과 인간 2 - 3할의 승률을 비웃지 마라2 |
2021-11-30 | 129 | |
4741 |
"저학력 빈곤층 고령층" 비하 발언과 포벨 이야기2
|
2021-11-29 | 169 | |
4740 |
핀에어 헬싱키-인천 간 기록영상 (2019.06.)2 |
2021-11-28 | 120 | |
4739 |
누군가가 꿈꾸었던 세계2 |
2021-11-27 | 150 | |
4738 |
새로운 섬이 만들어 내는 스톤 오션10
|
2021-11-26 | 219 | |
4737 |
간혹 럼주가 생각나기도 하네요4 |
2021-11-25 | 164 | |
4736 |
스노우 레인보우 레일로드4
|
2021-11-24 | 170 |
2 댓글
대왕고래
2021-12-12 00:07:38
나프탈렌을 안 쓰면 무엇을 쓰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나프탈렌이 유해한 물질이었나 했는데, 기사를 보니까 유해하다고 하니 할말은 없고... 아무튼 뭔가 변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드네요.
SiteOwner
2021-12-15 21:21:04
대체물질이야 속속 개발되어 실용화중이니까 그건 그나마 낫습니다만...
유해성에 대해서는 약간 걸러서 봐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창설보다도 훨씬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만, 독일에서 개발된 입덧억제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유럽 전역에서 널리 애용되었으나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로 약칭되는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반면 미국에서는 탈리도마이드의 독성을 조기에 간파하고 사용을 금지하여 탈리도마이드 베이비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유럽보다 상황이 크게 좋았습니다. 나프탈렌의 경우도 독성에 대해 유럽연합이 오판하고 있을 수도 있고 여전히 사용하는 미국이나 일본이 오판할 수도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 반발이 일어나니 없던 일로 하는 것은 하지하책임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