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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일본의 여러 레이싱물을 접해보신 적이 있나요? 뭐, 이니셜D나 완간 미드나이트 같은 작품 말고도 배틀기어 시리즈라던가 수도고 배틀이라던가 뭐 여러가지 말이지요.


이런 작품들을 접하시다 보면 굉장히 다양하게 등장하는 일제 스포츠카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매체들만 보면 일본도 서양권에 꿀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막상 현지의 라인업들을 보면 스포츠카 라인업이 굉장히 빈약하거나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우선 제가 내걸고 싶은 명제는……스포츠카는 여유의 상징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일본은 쇼와시대, 헤이세이 초기의 일본보다 여유가 줄어들었고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우선 스포츠카는 실용성보단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차라고 생각할 수 있죠. 물론 예외로 그란 투리스모(약칭 GT)계열의 차들이 있긴 하지만 모든 스포츠카가 GT는 아니라는 걸 알아둬야죠.


예외란 걸 제외하고 생각하면 스포츠카는 일반 차량에 비해 매우 높은 마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만큼 많이 먹고(?) 많이 뿜어대는(?) 경향이 있죠. 그러다 보니 이런 차들을 구입할 때의 비용에 이후 유지비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고 또 그렇다고 패밀리카로서 기능하기엔 좀 모자라기 때문에 혼자 풍족하고 여유롭게 사는 게 아니라면 패밀리카 같은 걸 따로 구입해 둘 필요가 있었지요.


사실 여기서 편의상 스포츠카라고 말하고 있지만 꼭 처음부터 스포츠카로 나온 모델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런 스포츠카의 문제를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는 개념으로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나 스포츠 왜건 같은 것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그 예가 혼다의 Type R시리즈 중 시빅, 인테그라, 어코드의 R시리즈였고 미쓰비시에도 잠깐이긴 했지만 랜서 에볼루션 왜건이란 걸 내놓은 적도 있었지요.


이런 스포츠카이긴 하지만 쇼와시대는 거품경제로 인해 그야말로 돈이 썩어나는 시대였고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스포츠카를 찾았을 거라 추측합니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고 다수의 사람들은 여유가 사라져 더 이상 스포츠카를 찾는 사람들은 많아지지 않았죠.


그 결과 많은 스포츠카들이 단종의 길을 걷게 되었고 과거에 스포츠카를 만들던 회사들은 라인업을 줄이거나 아예 라인업을 없애버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스포츠카가 어떤 차인지 곱씹어 본다면 다양하고 유명한 일제 스포츠카들이야말로 그들이 등장한 시대를 반영한 작품들이 아니었을까요?


이상 HNRY의 카스토리였습니다.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2 댓글

마드리갈

2013-05-25 19:48:44

일본에서 스페셜티카라고 칭하는 저 차종들은 버블경제의 마지막을 제대로 장식했어요. 그리고 일본의 자동차문화를 참 다채롭게 꽃피운 차종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버블붕괴 이후에는 청년층의 경제력 기반이 무너지면서 구매자층 자체가 사라져서 아예 그 뿌리가 뽑혀 버렸어요. 어차피 고소득층의 경우 유럽제 고급 로드스터, 컨버터블 등으로 이행하면 되었으니 그 계층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요.


그리고 일본 자동차 제작사들이 유독 잘 못 만드는 게 왜건과 4인승 컨버터블이예요.

일본 메이커들 중에서 유럽 회사들만큼 왜건을 잘 만드는 곳은 스바루와 마츠다 정도이고, 혼다는 그냥 그럭저럭, 토요타와 닛산은 왜건 만드는 재주는 없어요. 그 회사의 왜건들은 그냥 구색맞추기의 영업용차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이 차종에서도 고소득층은 유럽제 스포츠왜건으로 간단하게 이행하면 되었고, 스바루와 마츠다는 고정고객 및 해외수요가 꾸준히 있으니 다른 메이커들은 시장에 참여해봤자 끼어들 여지가 없어요.

4인승 컨버터블은 특히 설계기술 및 보강재 단가가 높아지고, 소배기량의 내연기관으로는 역시 대응하기 아주 어려워요. 대체로 쿠페에 비해서 컨버터블이 중량이 10%는 대체로 더 늘어나죠. 바디-온-프레임 구조가 아닌 일체형 차체에서는 상부가 없어지면 차체가 좌우로 쪼개져 버리니까 그 힘을 반대로 상쇄시켜 줄 하부보강재가 들어가야 하니까요.

SiteOwner

2014-03-18 23:41:30

저 시대의 일본은 정말 풍요했습니다. 속칭 개도 1만엔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표현도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차종이 다양화하고 스포츠카 시장이 융성했다든지, 괄목할만한 기술적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게다가 당시의 연구성과는 현재의 에코카 붐의 창출이라든지 생산공정의 합리화 등을 통한 경영혁신 등으로 많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 때의 스포츠카 붐은 다시 올 수 없는 좋았던 옛날의 추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늘날 일본의 자동차산업의 트렌드의 기초가 된 중요한 때라고도 보고 있습니다.


저 시대의 일본의 대중음악도 참 훌륭했습니다.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는 음악들이 많아서 질리지 않고 많이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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