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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4. 고려속요에 붙여진 이스라엘 멜로디


미국은 유럽인들이 북미에 세운 이민자들의 국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의 인적구성은 일단 유럽인들이 다수이고 미국의 문화도 유럽인들의 문화에 기원해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유럽의 아류인 것은 아니라 또 다른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음악의 경우 미국 특유의 컨트리 음악, 흑인영가, 재즈 등의 것들은 19세기에 탄생하여 20세기에 들어서는 전세계로 퍼져나가 향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음악은 1924년에 최초로 녹음된 노래인 She'll Be Coming 'Round the Mountain.
컨트리 음악을 잘 모르더라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바로 이것입니다.


산을 돌아서 돌아올 그녀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것은 확실합니다.

그녀가 백마 6마리를 몰고 올 때 마중나가서 맞이하고, 같이 치킨과 만두를 먹으면서 기뻐하자는 내용을 가사로 한 이 노래는 다른 설명이 필요없이 미국적인 멜로디의 노래 그 자체입니다.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서부영화에 나올만한 한 시골마을에 있는 듯한 감각에 둘러싸일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 곡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곡이 최초로 악보로 채보된 문헌으로서 문필가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 1878-1967)가 1927년 출간한 "미국의 노래 책(The American Songbook)" 에서는 이 곡의 기원이 흑인영가 "When the Chariot Comes" 의 멜로디에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곡은 이렇게 연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개사된 노래 중에서는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1946년생) 대통령의 재선이 성공한 직후에 나온 풍자곡인 Second Term이 근래의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국 밖에서도 이 음악은 인기있는데, 특히 유럽 각국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에서도 완전히 다른 가사가 붙여져 연주되고 있습니다.


우선 독일에서.

독일에서는 "Von den blauen Bergen kommen wir" 라는 제목의 노래로 개사되었습니다. 제목의 의미는 "저 푸른 산에서 우리가 왔어요" 정도입니다. 게다가 요들송같이 변해 있어서 미국의 원곡과는 또 다른 감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기묘하게도 가사의 내용이 모로코에서 온 아주머니가 권총을 든 채 낙타를 타고 춤추는 내용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재구성된 같은 멜로디의 동요가 있긴 합니다만, 일단 여기서는 네덜란드판만 소개하겠습니다.



이 노래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개사되어 "Ten German Bombers" 가 되기도 했습니다.

독일군의 폭격기 10대가 영국을 폭격하러 바다를 건너왔지만 영국왕립공군이 하나씩 격추하여 원래 하늘에 10대나 있던 폭격기가 이제는 없어졌다는 내용. 당시 영국에서 애국심 고취를 위한 동요로 쓰인 것은 물론이고 지금도 영국인들이 영국과 독일의 프로리그 또는 국가대항전 축구경기에서 독일인들을 도발하는 노래로 잘 불리고 있습니다.



영국인 관객들이 독일의 축구경기장에서 Ten German Bombers를 부르면서 도발하는 모습은 유럽의 축구경기에서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물론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독일의 도르트문트(Dortmund) 축구경기장에서의 관중석 상황입니다.



이 노래의 개사판은 소개된 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몇 가지는 상당히 저속한 패러디도 있어서 포럼의 이용규칙상 소개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이 점에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 시리즈의 키워드는 우랄입니다.

게재일자는 5월 1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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