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MANI in Korea 제 1편 - BEMANI의 시작이자 한국과의 인연의 시작, beatstage(a.k.a. beatmania)
안녕하세요? 새로 BEMANI in Korea를 맡게 된 HNRY라고 합니다.
저의 BEMANI in Korea는 코나미의 리듬게임 라인업, 비마니 시리즈를 간략하게 소개함과 동시에 이 게임들이 한국에 어떻게 인연을 맺고 있는지에 대한 것을 주제로 연재하는 글입니다.
자, 그렇다면 오늘 다룰 소재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이 비마니 시리즈의 근원인 게임, 그리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들어온 게임, 비트매니아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비트매니아의 로고. 모든 비트매니아 시리즈는 이 로고를 따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6년전인 1997년 12월 10일. 코나미는 아케이드 업계에 새로운 리듬게임 하나를 내놓게 됩니다. 그것은 다섯 개의 건반과 턴테이블을 이용한 게임으로서 보시다시피 턴테이블의 존재로 눈치챌 사람도 있겠지만 컨셉은 바로 팝을 비롯한 턴테이블리즘이나 힙합 등 초창기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의 연주를 컨셉으로 잡고 내놓은 게임이었지요.
(초대 비트매니아 기계의 모습. 1P, 2P 좌측에 건반 5개, 우측에 턴테이블의 구성에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가운데에는 위에서부터 각각 1P Start, 2P Start, 이펙터 버튼이 달려있습니다.)
게임의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동전을 집어넣고 1P 또는 2P Start 버튼을 눌러 어느 한쪽에서 게임을 시작하여 곡을 골라 저 건반과 턴테이블을 이용하여 화면에 내려오는 노트를 받아내는 것으로 연주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의 리듬게임이었지요.
(비트매니아의 건반/턴테이블의 대략적인 플레이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
그리고 이 비트매니아는 이런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요소들과 퀄리티 높은 수록곡들을 통해서 많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는 곧 리듬게임 붐을 이끔과 동시에 리듬게임이라는 장르를 형성하는데 지대한 공을 이루게 됩니다.
이 비트매니아의 성공은 이후 코나미 리듬게임의 방향성을 잡는 지표가 되었고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의 게임들이 시장에 나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거듭해서 후속작을 발매하며 새로운 기체들이 개발되고 그야말로 코나미 아케이드 리듬게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었지요.(이 게임들에 대한 것은 차후에 다룰 예정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체 뿐만이 아니라 이 비트매니아의 새로운 후속 기종에 대한 개발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각각 비트매니아Ⅱ, 비트매니아 Ⅲ라고 명명된 게임기들이었습니다.
(후속기종인 비트매니아Ⅱ와 Ⅲ의 로고. 왜 Ⅱ뒤엔 DX란 글자가 붙었는진 차후 따로 설명할 예정이며 Ⅲ에 관한 내용은 후술.)
아케이드 뿐만이 아니라 가정용 콘솔 버전으로도 각각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보이 등으로 출시되며 가정용만의 시리즈나 요소등을 내주기도 하는 비트매니아였습니다만 이후 비트매니아는 시련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로는 기판의 한계.
비트매니아는 출시 때부터 DJ MANI라고 하는 비트매니아만의 기판을 사용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비트매니아 첫 작품의 출시연도가 97년도이고 이 때 만들어진 기판인 만큼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슬슬 기판의 노후화 및 용량, 기타 한계점 등이 문제가 되었고 위에서 언급한 후속 기기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발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비트매니아Ⅱ의 경우 시간이 지날 수록 오리지널 비트매니아와는 다른 게임성을 보여주며 시리즈를 이어나가게 되었지만 Ⅲ는 오리지널보다 기능은 많을지언정 오리지널과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함으로서 오리지널과 함께 사향길을 걷게 되었지요.
두 번째로는 게임의 매니악화.
비록 비트매니아는 코나미에게 커다란 성공을 안겨줬지만 이 성공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게임성을 크게 벗어나지도, 발전하지도 못했고 또한 이 성공을 따라 수많은 리듬게임계의 아류작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점차 비트매니아는 그 매력을 잃어갔었습니다.
물론 시리즈 중간에 새로운 시도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비트매니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었지요.
이 상황은 비트매니아의 정통 후속기종을 자처한 비트매니아Ⅲ도 마찬가지여서 첫 출시되었을 때 선행발매분 외에는 추가생산도 없었고 게임성도 그저 기능이 더 많은 비트매니아의 확장판으로밖에 존재하지 않게 되버렸었습니다.
(사진은 마지막 시리즈인 비트매니아Ⅲ 더 파이널의 모습. 비트매니아Ⅲ는 기존의 비트매니아에 페달을 비롯하여 더 많은 이펙트와 더 많은 기능들을 추가했지만 결국엔 오리지널 비트매니아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렇게 근근히 수명을 연장하고 있던 비트매니아는 정식 넘버링으로 7번째 작품 이후 비트매니아 더 파이널이란 이름으로 작품의 마지막임을 알리는 작품을 끝이로 더 이상 후속작을 내놓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마니 시리즈의 기원인 작품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역대 비트매니아 시리즈의 로고들. 더 파이널을 끝으로 비트매니아 시리즈는 부제목 그대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자, 오리지널 비트매니아에 관한 간략한 설명은 여기까지로 하고, 이번에는 이 비트매니아가 한국에 어떻게 들어왔고 어떻게 역사를 이어왔는지를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식적으로 비트매니아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98년 2월로 이 때는 비트매니아 2nd MIX가 처음 발매된 해였고 첫 번째 비트매니아의 성공에 힘입어 코나미가 비트매니아 시리즈의 해외수출을 결심한 시기기도 했습니다.(실제로 북미쪽엔 hiphopmania란 이름으로 로컬라이징 하여 수출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일부 오락실에서 첫 번째 작품을 직수입해서 기동한 적이 있었다곤 하지만 너무 오래되어 확인할 만한 자료는 없는 상황이지요.
한국의 수입원은 유니코 전자(현 유니아나)로 비트매니아 2nd MIX의 제목을 비트스테이지(beatstage)로 개명하고 일본곡을 삭제하거나 몇몇 요소들을 수정하는 것으로 로컬라이징 하여 수입을 개시하였습니다.(90년도는 아직 일본에 대한 문호 개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로컬라이징은 필수적이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을 첫 번째 작품처럼 들어오는 바람에 이후 부제가 2nd MIX가 아닌 3rd MIX 그대로 붙어 약간의 혼선을 빚은 것 이외에는 별 무리없이 한국에 정착하였고 오락실에 들어온 비트매니아는 곧 한국에도 리듬게임 열풍을 불어오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전까지 이런 형태의 리듬게임은 한국에 없었으니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었겠죠?
(사진은 비트스테이지 컴플리트 믹스의 사진. 비트매니아는 한 때 한국에 비트스테이지란 이름으로 수입되었었습니다.)
이렇게 리듬게임 열풍을 몰아온 비트매니아였기에 한 때 비트매니아처럼 내려오는 건반을 받아치는 형태의 리듬게임의 대명사로 비트매니아가 거론될 정도로 비트매니아는 90년대 한국 오락실의 큰 인기 게임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을 따라한 아류작들이 범람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서 이런 국산 아류작들이 슬슬 비트매니아의 입지를 위협해 오기 시작했지요.
그도 그럴 것이 비트매니아는 수입 게임이고 아류작들은 비록 원작의 인기에 편승한 게임이라도 국내 생산에 국산 게임이라는 접근성과 저렴함으로 인해 비트매니아에 큰 위협이 될테니까요.
(한국 오락실의 장수 리듬게임들 중 하나인 이지투디제이도 비록 비트매니아와 살짝 다른 면이 있긴 했지만 비트매니아를 따라한 아류작이었던 건 사실이었고 이로인해 코나미에게 저작권 소송까지 당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대략 한국에서 비트매니아가 아류작들에게 밀리기 시작한 시기는 4th MIX가 가동되던 99년도부터였고 2000년도에 5th MIX까지 발매하긴 했으나 이미 판도를 뒤집긴 어려운 상황이었고 또한 2000년도는 한국의 리듬게임 붐이 꺼져가던 시기였던데다 일본에서도 점차 비트매니아의 인기가 떨어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비트매니아의 정식 수입은 중단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후속작들을 아주 볼 수 없던 것은 아닙니다. 일부 오락실 업자들은 일본에서 직접 후속작을 들여와 가동하기도 했었다고 하고 이는 비트매니아 이외에 많은 리듬게임들의 공통사항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본가의 시리즈는 2002년에 맥이 끊겼고 지금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게임기가 되었답니다.
(여담이지만 비트매니아 파이널 외에 비트매니아Ⅲ 더 파이널도 한 때 한국에 들여온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기판까지 고장나서 수리불가 상태가 되는 바람에 결국 이 기기도 사라지게 되었지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는 코나미의 두 번째 비마니 시리즈이자 한국에 두 번째로 수입되었던 작품인 팝픈뮤직(pop'n music)에 관해서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HNRY였습니다.
자료 출처
영문 위키피디아 : http://en.wikipedia.org/wiki/Main_Page
리그베다 위키 : http://rigvedawiki.net/r1/wiki.php
비마니 위키 : http://www.bemaniwiki.com/index.php?FrontPage
코나미 비트매니아 터미널 : http://www.konami.jp/am/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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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13-06-11 02:05:23
저 게임을 하면 DJ가 된 듯한 느낌 그대로겠어요.
그런데 확실히 노후화되기 쉬울 듯 해요. 턴테이블 부품의 소모율도 상당히 심할 거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기계를 늘 조심스럽게 쓴다는 보장도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페달도 고장이 잘 날 것 같아요.
비록 사라졌긴 했지만 이후 이름을 남긴, 역사의 밑거름이 된 게임기의 역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요.
좋은 글도 잘 읽었어요. 덕분에 제가 모르는 세계를 더욱 깊게 알게 되었어요.
HNRY
2013-06-11 06:48:35
헤헤, 당연히 클럽의 DJ를 컨셉으로 만든 게임이고 오리지널 비트매니아는 그것에 가장 충실한 게임이었으니까요.
오락실 기기들이란 게 항상 조심해서 쓰고 싶어도 게임 하다가 신나서 불붙으면(?) 조절이 쉽지 않은지라……거기에 가끔씩 그냥 기계를 거칠게 다루는 무개념 유저들 포함하면 오락실 기계는 언제나 혹사 당하고 있는 셈이지요.
앞으로 더 많은 기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왕고래
2013-06-11 10:39:50
"헤에, 저런게 있구만."하면서, 그냥 친구 하는거 구경만 했는데, 저런 역사가 있었군요.
그러고 보면 주위에서 봤던게 비트매니아보다는 거의 다른 종류였는데, 저런 문제가 있었던 것이군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다음글도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