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표준대국어사전이 갱신된 이야기

대왕고래, 2023-05-22 18:11:03

조회 수
149

"지금 상황을 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각'이 보인다."

"어제 돼지꿈을 꿨으니 오늘 산 로또는 반드시 당첨될 '각'이다."

이런 식으로 쓰이는 '각'이라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흔히 '~할 것이라고 예상됨'하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죠.


제가 어릴 적에는 이런 단어가 없다가, 제 기억에는 10년 전, 제가 대학 다니는 시절에 주로 쓰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그냥 시도때도 없이 입에 배어버린 단어가 되었죠.

그래도 저는 이게 그냥 일종의 비속어, 유행어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전국민이 쓰게 되면 상황이 달라지나봐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korean.go.kr)


위의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에서 "각"을 검색했을 때, 각의 2번 의미에 달린 부속 의미들 중에 이런 게 생겼어요.


각02.PNG각02-4.PNG


흔하게 쓰이는 그 '각'의 의미가, '각도'를 의미하는 각(角)에 새롭게 갱신이 되었어요.

민중에서 흔하게 쓰이던 일종의 유행어가, 이젠 유행어 수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표준어로서 인정이 된 거네요.


생각해보면 당연하긴 하네요, 표준어는 일종의 법처럼 지켜야하는 법도라기보단, 민중의 어휘를 반영한 말 그대로 '한국어'를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민중들이 쓰는 유행어가 표준어로서 새롭게 갱신되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니까, 정말 생소하고 신기하긴 하네요.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3 댓글

마드리갈

2023-05-22 23:05:00

이런 식으로 반영이 되기도 하네요.

역시 종이책 형태의 사전에서는 불가능한 게 온라인 플랫폼이니까 이렇게 유연하게 대응되기도 하고, 이런 점은 좋네요. 다른 언어의 사전에서 잘 보이는 속어의 정의 같은 것도 포함된 게 이제 한국어의 사전에서도 반영되니...


역시 편리하게 바뀌네요. 그나저나 사이시옷 문제는 이렇게 유연하게 대응하면 안되는 건가를 물어보고 싶기도 하네요. 게다가 요즘 언론에서 범람하는 사이시옷 어휘를 검색해 보면 나오지도 않네요. 재룟값이라든지 매맷값이라든지 한웃값이라든지 등의...

Lester

2023-05-22 23:10:48

외국 사전에서도 (비정상회담에서 소개되기로는) photobomb(남의 사진에 끼어들기)이나 facepalm(얼굴을 손에 파묻기, 일명 좌절 동작)이라거나 하는 신조어들을 추가했던 것을 보면 언어의 사회성은 온전히 무시할 수 없겠죠. 이번에 '마약xx' 하는 식으로 음식에 쓰이던 마약 표현이 금지된 것도 그렇고.

하지만 한편으론 마드리갈님의 지적대로 이런 언어 정책에 대해서 일관성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인터넷 기사만 찾아다니면서 과도한 신조어나 의도적으로 모호한 표현 등에 대해서 시정명령을 내려도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될 것 같은데, 막상 그런 데에서는 일을 안 하니 원...

SiteOwner

2023-05-23 22:52:04

이미 1990년대에도 각잡는다 등등의 말은 많이 있었는데 주로 군대 용어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느새 상당히 많이 확산되어서 각 잰다, 각도기 깨졌나 등등 별별 파생표현이 나오더니 결국 이렇게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오를 정도가 되었고,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때 많이 쓰였는데 이제는 아예 안 쓰이는 표현도 있습니다. 거짓말한다, 사기친다 등의 뜻으로 쓰이던 "사발친다" 라는 말은 1990년대에는 많이 쓰였는데 2000년대부터는 급감하여 소멸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 세대의 말인 "아베크족", "쌍쌍파티" 같은 말도 아주 오래전의 것이 되어 1990년대에서 2000년대의 대학가에서는 "함께" 를 뜻하는 프랑스어 전치사 아베크(avec)에서 유래한 아베크족이 캠퍼스커플의 약칭인 CC로 완벽히 대체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28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355

이오지마(硫黄島)가 커지고 있다

2
  • file
마드리갈 2023-06-05 131
5354

요즘 읽고있는 만화들

6
  • file
마키 2023-06-04 224
5353

러시아가 절대로 이기지 못하는 석유싸움

5
마드리갈 2023-06-04 125
5352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6 - 중국이여 사우디를 제재하라

2
SiteOwner 2023-06-03 135
5351

올해 상반기도 슬슬 마무리 단계군요. (근황)

4
Lester 2023-06-02 154
5350

6월의 시작에 써보는 이것저것

2
마드리갈 2023-06-01 133
5349

깜짝 놀라 잠에서 깼더니 오보라고 하네요

6
  • file
대왕고래 2023-05-31 174
5348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의 "비용" 개념의 의외의 이점

2
마드리갈 2023-05-30 133
5347

걸판열차(ガルパン列車)의 은퇴

2
  • file
마드리갈 2023-05-29 117
5346

새로이 발견된 광물 홋카이도아이트(Hokkaidoite)

2
  • file
마드리갈 2023-05-28 119
5345

캥거루 괴멸을 막기 위한 캥거루 살처분이라는 선택

2
  • file
SiteOwner 2023-05-27 121
5344

대구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의 문이 강제로 열렸다

8
  • file
마드리갈 2023-05-26 165
5343

대관식에서 익숙한 노래가 들린다?

5
시어하트어택 2023-05-25 164
5342

엘살바도르에 새로이 개설된 테러범 구금시설

12
  • file
마드리갈 2023-05-25 160
5341

혼다, 2026년부터 F1 레이싱에 재진출한다

2
  • file
마드리갈 2023-05-24 118
5340

피로한 날 밤에 음악을 들으며 기운을 차리고 있습니다

2
SiteOwner 2023-05-23 115
5339

표준대국어사전이 갱신된 이야기

3
  • file
대왕고래 2023-05-22 149
5338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우주비행사에는 여성도 있다

2
  • file
마드리갈 2023-05-22 112
5337

G7 의전차가 BMW였다고 토요타를 깎아내릴 필요가...

2
마드리갈 2023-05-21 115
5336

"도덕성보다 통치능력이 중요" 라는 말이 옳다면

6
SiteOwner 2023-05-20 232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