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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타가 한쪽을 가리키자 친구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린다.
“어디, 어디?”
니키타가 가리키는 건 셰릴이 방송하는 쪽에서 구경하는 한 사람이다. 그는 원래 게임센터에 오기로 한 민의 친구들도 아니고, 셰릴의 방송에 따라다니는 시청자도 아니면서 슬쩍 끼어들어 있는데, 시선이 다른 쪽으로 이상하게 돌아가는 게 다른 친구들이 봐도 눈에 띈다.
“뭐냐. 저렇게 구경을 하는데 시선이 이상하게 돌아가기도 하나?”
토마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는다. 그 다음 순간, 그 수상한 사람이 시선을 두던 쪽에 있던 이용자 한 명이, 별안간 소리를 지른다.
“뭐야, 내 폰이 왜 장난감으로 바뀌었어! 여기, 도둑이 있나?”
그 이용자의 화들짝 놀란 그 소리에 다른 이용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쏠린다. 다시, 그 수상한 사람은 모르는 척 셰릴과 재림의 경기를 지켜보는 척하고 있다.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체, 그러면 눈치 못 챌 줄 알고?”
토마가 그에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토마 역시도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다. 무언가 싸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토마가 신고 있던 신발이 장난감처럼 바뀌어 버렸다.
“아니, 이건 또 뭔데!”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사람이 이미 눈치챘다는 것이다. 곧이어, 옆에서 한참 게임을 잘 하고 있던 니키타가 앉아 있던 게임기 역시 무언가 이상한 것으로 바뀌어 버린다.
“아니, 게임을 잘 하고 있는데, 이게 뭐냐고!”
그렇게 불평하던 니키타 역시 일어나서, 마치 게임센터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들으라는 것처럼 큰소리로 말한다.
“어떤 녀석이야! 나와!”
순간 게임센터 안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니키타가 바라본 쪽에 있는 셰릴의 구경꾼들에게 향한다. 아까 자기 폰이 장난감으로 바뀌었다고 불평을 하던 그 사람 역시, 그쪽을 유심히 본다. 하지만, 당연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토마가 본, 그 의심스러운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한편, 문제의 그 초능력자는 토마를 비롯한 민의 친구들이 예상보다 일찍 자신의 존재를 알아챈 것게 대해 적잖이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써 자신은 아닌 척 태연한 자세를 보이며 반응을 살피고 있다.
“훗, 알아챘나... 꽤 빠른데.”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셰릴의 방송을 구경하면서 적당히 반응을 보이며 자신은 아무 상관 없는 척한다.
“오, 브라보, 브라보! 역시 액션은 그런 식으로 해야죠!”
그렇게 과장이 가득 섞인 반응까지 하며, 구경에 열심인 구경꾼을 위장하지만, 그의 위장도 별로 오래 가지는 않는다. 곧, 그의 뺨에 습한 기운이 만져진다.
“어? 뭐야. 여기가 원래 이렇게 습했었나?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러다가, 그는 문득 민의 친구들이 있는 쪽을 돌아본다. 누군가가 그를 빤히 보고 있다. 바로 토마다. 그는 마치 이 일과 관련이 없다는 듯 말한다.
“얘들아! 쓸데없는 일에 신경쓰지 말고 너희들 할 거나 해! 괜히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면 안 좋잖아.”
하지만, 그가 그렇게 말하는 중에도, 이상한 변화는 게임센터 여기저기에서 계속 일어나는 중이다. 게임센터의 다른 이용객 중 한 명이 자기가 들고 온 가방을 같이 온 일행에게 들어 보이며 말한다.
“어, 뭐야? 내 가방이 왜 애들 장난감처럼 됐지?”
“그러게. 나는 시계하고, 넥타이까지 이렇게 됐는데?”
“뭐? 그럼 이거, 누가 장난질을 하는 것 같은데? 이 안에 누가 장난친다고 했잖아? 맞지?”
그렇게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으며 그 자리에서 일어나 ‘고객센터’라고 명판이 붙어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토마와 마찬가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아니, 신발하고, 양말이 왜 다 플라스틱이 됐냐!”
“어떤 녀석이야, 이거!”
게임센터 곳곳에서 그 능력에 당한 사람들의 원망 섞인 소리가 점점 더 많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유가 보니,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게임센터 안의 기기들 상당수가 장난감처럼 변해 버렸고, 사람들의 옷가지까지 장난감처럼 바뀌려고 하고 있다.
“야, 이거 샌드위치가 다 이상하게 되어 버렸는데!”
“그러게. 내 가방, 이게 뭐야!”
유와 토마가 보니 니키타뿐만 아니라 마야, 료 등의 다른 친구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 이상하게도 셰릴과 안톤, 그리고 재림을 구경하는 그 수상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다 놀라서 우왕좌왕하는 와중에도 태연한 척 서서 구경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게 의심을 더욱 확신으로 바꾼다.
“저 녀석, 그냥 놔두면 안되겠어!”
“하지만 어떻게?”
막 그 수상한 사람 쪽으로, 장난감처럼 변한 신발까지 벗고서 다가가려는 토마를 유가 붙들며 말한다.
“좀 그렇게 나서려고만 하지 말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해야지!”
“지금 내 옷까지 이렇게 되고 있는데, 열이 안 뻗치겠냐고!”
그러고 보니, 토마가 입은 겉옷까지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변해 버렸다. 토마는 더욱 성질이 났는지, 이제는 다짜고짜 그 사람이 있는 곳을 노려본다. 다음 순간, 그 사람의 머리 위로 마치 천장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하, 하하하!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만둘 줄이라도 아나 보는군?”
그 사람은 오히려 토마를 보고 가소롭다는 듯 말한다. 그리고 쓰고 있던 모자를, 일부러 토마의 앞에서 벗어 보인다. 20대 초반 정도의, 덥수룩한 갈색 머리의 남자다.
“뭐야, 알 것 같아!”
토마는 자신이 아는 얼굴을 보았는지, 화들짝 놀란다.
“야, 왜 그래? 너 뭐 누구 아는 사람이기라도 해?”
“마, 맞아. 게임센터에서 가끔 봤었는데, 왜 갑자기 여기서 이러는지는 모르겠고!”
토마의 말은 이렇다. 그 사람은 ‘camel_03’이라는 닉네임을 쓰는데, 오락실에서 몇 번 게임을 하는데 그 사람이 반칙을 많이 써서 충돌도 많이 했다고 한다. 어느날 우연히 들어가 본 어느 게임 방송 채널에 그 닉네임이 그대로 보였는데, 거기서도 대판 싸웠다. 그리고 알아낸 사실로는, 그 역시 소랑이 같은 스트리머들의 팬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한동안 보이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보게 된 것이다.
“그래, 알아봤겠지? 그러면, 각오는 됐겠지?”
그렇게 말하자마자, 토마가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몸에 걸친 모든 것이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바뀌어 버렸다.
“뭐, 뭐야... 이거 원래대로 돌려 놔!”
“어쩌나... 나는 싫은데!”
한편, 민은 아직 화장실에 있다. 지금은 세면대 앞에서 머리를 만지는 중이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민도 모르는 건 아니다. 유와 토마에게서 사진을 몇 장 받았고, 또 마야나 료 같은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상황을 보내 왔다.
“에이, 화장실에 있는데 자꾸 오라가라 하면 어떡해?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겠는데, 그 애들 선에서 끝내면 안되나...?”
그 상황이 못내 귀찮다는 기분을 얼굴에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못 이기고는, 화장실에서 빠른 걸음으로 나와서 게임센터로 재빨리 간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다른 친구들이 일제히 민을 돌아본다.
“야, 잘 왔어. 마침 너 부를 참이었다고!”
유의 그 말에 민은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오더니, 누가 이런 걸 했는지 단박에 알아챈 모양이다. 바로 그 머리 덥수룩한 남자에게 민이 말한다.
“빨리 이거 원래대로 돌려놓고 가면, 없던 일로 해 줄게.”
하지만 그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친다.
“멈추라고?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나는 싫은데?”
그 남자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한 웃음까지 짓는다.
“엔터테인먼트잖아, 이거. 이 오락실이 장난감 천국이 된다면, 더 재미있겠지.”
“재미...?”
“그래. 이 SRTV를 더 빛내려면, 더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도 필요하지 않겠어?”
그 말대로다. 그는 정말로 즐기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오락실 내부에서 바뀐 것들을 보니, 전부 유치원 정도 아이들에게 맞는 취향의 장난감풍이다. 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엔터테인먼트라는 게 딱- 수준을 알겠네.”
“뭐야, 너! 말 다 했어!”
그 시간, 예담과 초능력 방범대 일행, 그리고 베로니카와 재연은 아토모의 식당을 나와서 레이시의 길거리를 걷고 있다. 점심시간이 무르익어서인지 길거리에는 푸드트럭도 보이고 식당마다 줄을 선 행렬도 보인다.
“오, 여기 꼬치 같은 걸 파는데...”
신시아가 푸드트럭 한 곳에 눈이 간 모양이다. 푸드트럭 겉면에까지 꼬치 음식 광고가 붙여져 있는데, 꼬치 음식 자체는 다른 푸드트럭과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이 가게만의 특제 비법소스를 발라서 맛이 더 좋다는 광고문구, 그리고 그 문구처럼 풍겨오는 소스의 냄새는 더욱 유혹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야, 저거 하나씩 사먹을까? 맛있어 보이는데...”
“신시아, 너 밥 먹었잖아! 그냥 그건 나중에 사먹으면 안되냐?”
“맞아. 지금 배부른데.”
리암과 타마라가 그렇게 말하자, 신시아는 ‘나중에 먹을까’라고 조그맣게 말하기는 하지만, 머지않아 그 푸드트럭에서 시선을 돌린다.
“아토모가 평소에는 화를 잘 안 내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 본단 말이지.”
타마라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리암이 맞장구친다.
“맞아. 누구라도 돈을 그 정도로 잃었으면 그랬을 거야.”
“로건은 그런 모습도 안 보이던데...”
“신시아, 너는 왜 더 빨리 눈치 못 챈 거냐?”
“내가 알았으면 곧바로 그 녀석을 차 버렸겠지!”
신시아는 더 로건에 대한 말은 하고 싶지 않은 건지, 타마라의 말에 과도한 반응까지 보이며 말한다.
“어휴... 내가 그때 무슨 헛바람이 들어서는... 뭐, 우리 이제 어디로 가는 거지?”
신시아가 그렇게 말을 꺼내자, 리암은 잠시 말이 없다가, 신시아에게 되묻는다.
“이제 어디 가냐고?”
“그러니까요...”
예담은 이제 슬슬 리암에게 말을 건다. 아무래도 레이시에 온 목적이 따로 있을 텐데, 그걸 아직 못 들었기 때문이다.
“리암 형이 여기 저희들을 부른 이유가 뭔지, 이제 들어볼 수 있을까요?”
“어, 말하자면, 내 대학 선배가 여기를 자주 찾았거든. 물론 놀러만 다녔던 건 아니고 말이야... 저길 좀 보면...”
그렇게 말하며 리암은 거리 한쪽에 있는 가판대를 가리킨다. 예담이 집 근처에서 본 것과 똑같은 가판대, 그리고 똑같은 정장을 입은 두 남자가 거기 서 있다. 분명히, 그들은 먹잇감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방해가 될 만한 자들도 찾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 저런 사람들이 많다고. 진리성회라고 다들 이름은 들어 봤겠지. 저렇게 있다고 해서 안심할 만한 녀석들도 아니고.”
“뭐야, 볼트 선배가 여기 자주 찾았던 건 알고는 있는데... 설마?”
타마라가 의외라고 생각했는지, 눈을 깜박인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4-12-01 20:52:46
저런 상황을 만든 초능력자는 참으로 즐겁겠네요. 그렇게 타인의 고통을 보고 즐기는 것을 바로 잔인하다고 해요. 그 잔인함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 결과를 감당할만큼 몸이 튼튼할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아요. 그게 엔터테인먼트 어쩌고로 포장될 수 있는 것도 전혀 아니고. 그야말로 수준을 알 만해요.
이미 고인이 된 볼트 선배도 지목했던 것들을 일행도 보게 되네요. 그 자체로도 싫은데, 볼트 선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들의 실체에 접한다는 게 더더욱 무섭게 느껴질 거예요.
시어하트어택
2024-12-08 21:28:45
작중의 그 초능력자 역시 매우 음침해 보이는데다가, 따로 체력을 단련한다든가 하지도 않았을 테지요. 현실의 그런 유형의 사람들 역시 체력은 저질인 경우가 대다수지요.
레이시는 아무래도 볼트가 죽기 직전에 들렀던 곳이니 그의 죽음과도 관련이 많을 겁니다.
SiteOwner
2024-12-03 23:26:39
게임센터 내에서 일어난 소동, 정말 상상하기도 싫군요.
비록 치명적으로 유해한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저 상황이 되어서 누가 반길 것인지. 그렇게 상황을 엉망으로 만든 자를 장난감으로 만들어서 분해해 버리면 어떨지 하는 생각까지 들고 그렇습니다.
문제의 진리성회의 변함없는 태도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시어하트어택
2024-12-08 21:35:29
저런 초능력은 정말 누군가에게는 유용할 수도 있지만, 쓰는 사람이 그걸 이상한 방향으로 쓰니 문제인 겁니다. 칼도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걸 보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