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즈음이었을까요, 우리 국군은 새로운 지휘차량으로 쌍용의 SUV 렉스턴과 SUT 코란도 스포츠를 군용으로서 새로이 도입하였었습니다.
제가 군 복무중일 때 아직 본격적인 도입이 되기 전이었던지라 직접 본 적은 없었습니다만 타 부대가 민수용 SUV에 군용 도색을 하고 안테나를 다는 등 개조를 해서 지휘차량으로 모는 걸 본 적이 있긴 했습니다. 또한 쌍용차가 정식으로 군에 도입되는 것도 과거 신진지프 차량이 도입된 이후 참 오랜만의 일이었지요.
사실 이런 민간에서 이용하는 SUV를 살짝 개조하고 도색해서 군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꽤 여럿 있는 편이었습니다. 군용차량이 굳이 필요없는 곳이 그러하다 했었지요.
그런데……이 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좀 황당하달까 어이없는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28/2012112802070.html
이것은 작년 11월에 이 쌍용차들을 도입하던 당시의 기사입니다.
요약하자면 자국 군대에서 사용할 차량을 해외 기업에 맡기면 어쩌냐는 것입니다.
……물론 쌍용의 현재 대주주는 인도 기업인 마힌드라고 IMF로 인해 대우가 쌍용을 떼어낸 직후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속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해외기업 취급 받는 것도 뭔가 좀 그러하더군요.
그리고 군에 도입하는 차량의 생산을 해외기업에 맡김으로써 만일에 그 기술이 다른 해외로 유출되어 더욱 심할 경우 북한으로 넘어가면 어쩌냐는 얘기까지 나오니 정신이 저 멀리로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반박하고 싶은 건 그렇다면 대체 미국의 험비를 도입한 이스라엘은 뭐고 정작 예시로 든 미군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MRAP를 도입한 사례가 있고 찾아보면 그런 사례가 적지 않은데(심지어 우리는 이미 옛날에 많은 무기를 외국에서 지원받았었지요.) 저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단 것에 무슨 사고를 가지고 저런 이야기를 했나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순수' 국내기업이고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군용 차량을 납품하던 기아도 이런 형식의 차량을 내놓은 적은 있었습니다. 상단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모하비를 군용으로 개조한 버전이지요.
하지만 정작 이 차량은 정식으로 채용되지 못하였습니다. 뉴스 후반부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모하비는 오히려 저 쌍용의 차량들보다도 오프로드 성능이 떨어졌고 이는 독일군에서 정식으로 채용한, 메르세데스-벤츠 G 클래스 같은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단의 사진에 보이는 차기 전술 차량은 본래 현용 K-131 레토나가 개발되던 시기에 함께 개발되어 다목적으로 이용할 예정이던 레토나를 지휘 차량만 남겨놓았었는데 그것이 지금까지 밀리고 밀린 데다 아직까지도 큰 성과가 없어 레토나를 대체할 차량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작 그 레토나도 군용으로 완벽히 적합한 것은 아니었는데 소프트탑에다 창문이 전방을 제외하면 모두 비닐 소재로 되어 있어 조금의 측후면 방탄 성능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소프트탑이어서 차량 전복 등의 대형 사고에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들이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도입 이후 현재까지도 개량되지 않고 있어 서서히 노후화가 진행되는 중이지요.(이 레토나도 방탄이 가능한 장갑 강화 버전도 있는데 정작 그것을 운용하는 건 국군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해병대라 하니 이거……)
뭐, 각자 알아서 생각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기사의 맨 마지막에 나온 교수의 말에 공감이 갑니다. 자국을 지키는 군을 위해서인데 이익에 눈이 멀어 보여주기식의 태도만 보여서는 안되겠지요.
ps. 여담이지만 군의 차량 납품을 기아가 맡았긴 했어도 경찰용으로는 구 코란도를 생산하던 시절부터 쌍용이 차량을 납품하고 있었고 현재에도 계속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휘에 사용하는 경비작전용차 뿐만이 아니라 섬이나 산간지역, 기타 도로 사정이 안좋은 지역에 사용하는 순찰차에도 쌍용의 SUV가 힘을 발휘하고 있지요. 게다가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순찰차도 쌍용 렉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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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13-11-12 02:23:25
쌍용자동차가 지배구조만 바뀌었다고 통째로 인도 업체가 되는게 말이 되나요? 생산설비가 버젓이 국내에 있는데? 그러면 영국군이 쓰는 랜드로버 차량도 인도 업체가 만든 거겠어요. 푸조 P4는 사실상 메르체데스-벤츠 G클래스에 기반하고 푸조가 만든 것일 뿐인데, 그러면 프랑스군의 기밀도 독일에 다 넘어가겠군요. 말이 되는 구석이 없어요.
그리고 사진에 나온 건 민수용 SUV에 그냥 위장도색을 칠하고 무전기 같은 장비를 단 게 다 아닌가요? 저기에서 무슨 군사기밀 유출이 나올지...그냥 쌍용자동차가 싫어서 억지로 트집잡을 건수를 만드는 것으로밖에 보이질 않아요.
HNRY
2013-11-12 02:30:27
실제로도 개수 사항이라고 해봐야 휠과 타이어를 산악용으로 교체하여 내구성을 높이고 저상고를 약간 높인 후 혹한에서의 시동성을 개선한 후 말씀하신 지휘용 통신 장비를 추가한 정도의 개수를 한 정도이지요. 아무래도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현재의 기아자동차까지 오기까지 군용 차량을 공급해 오면서 독점 심리에 쌍용을 비난했던 것 같습니다. 뭐, 어쨌건 결국 최종 승자는 쌍용이 되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