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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의 계급장은 그 사람의 계급이나 지휘를 나타내 주는 수단들 중 하나지요.


그러나 이 계급장은 나라마다 같거나 혹은 다른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때문에 딱 여기엔 이거다 하고 대응하기가 어렵지요.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간혹가다 번역 매체에서 계급을 의역하거나 오역하는 일은 꽤 흔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계급체계가 다른 것도 있고 또 하나는 2차대전 당시와 현재의 계급장이 조금 다르다는 점이 있습니다. 현재의 계급장은 당시의 계급장에서 개정된 것이거든요.



wwii 8395


요건 2차대전과 6.25 당시의 미 육군 병사 계급장.



plate

(이미지가 크니 자세히 보려면 확대해서 봐주세요.)


요건 당시의 미 해군의 병사와 장교의 계급장 및 병과장등의 종합 이미지.



http://en.wikipedia.org/wiki/Ranks_and_insignia_of_NATO_Armies_Enlisted

http://en.wikipedia.org/wiki/Ranks_and_insignia_of_NATO_Navies_Enlisted


요건 NATO 회원국들의 병사 계급장을 모아놓은 페이지인데 맨 밑으로 가면 미군 계급장이 있습니다. 페이지명에서 보시다시피 위가 육군이고 아래가 해군이지요.


나토 코드에 따라 OR-X 하는 식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OR-1은 이등병 내지 훈련병(또는 무등병)이라고 보면 되고 OR-9은 각 회원국 최고 병사 계급입니다.


미 육군의 경우 당시까지만 해도 이등병은 계급장을 달지 않았습니다. 계급장을 달기 시작한 건 일등병부터였고 중간중간에 기술계급이 들어가 있었지요. 거기에 Staff Sergeant 위의 계급 명칭이 과거엔 Technical Sergeant이고 현재는 Sergeant First Class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First Sergeant/Master Sergeant 위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당시 병사 계급을 통틀어 최고 계급이었지요.


또한 해군의 경우 과거엔 Seaman이 First Class와 Second Class로 분화되어 있었는데 개정 이후로는 Seaman으로 통합되었지요. 또한 부사관 계급의 경우 Chief Petty Officer가 최고 계급이고 역시 그 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과거 공군 계급장은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그 당시엔 공군이 없었으니까요. 그 당시엔 육군항공대(Army Air Force)였고 당연히 계급장도 육군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사족으로 공군의 뿌리가 육군항공대였기 때문에 현재의 공군 병사 계급장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Staff Sergeant 위의 계급은 여전히 Technical Sergeant인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육군은 Master Sergeant 위로 Sergeant Major가 있지만 공군은 Master Sergeant의 명칭이 계속 이어짐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원사로 불리는 게 아닌 XX상사라고 불리는 격일까요? 물론 공군에선 Sergeant 계급이 없어졌지만 말이죠. 덤으로 육군의 영향을 받은 해병대 역시 여전히 계급장을 일등병부터 붙이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여기까지 와서 현대 미군 계급장도 머리아픈데 이런 식으로 따져나가면 더 복잡해지지 않겠냐고요? 걱정마세요.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army rank enlisted 1946 zgfyerDSC 0223


이 이미지의 위는 6.25 전쟁 당시의 한국군 육군 병사 계급장, 아래는 동 시기의 해군 병사 및 영관급 장교까지의 계급장입니다.


한국이 해방된 이후 현재 육군의 실질적인 뿌리가 되는 국방경비대가 창설되고 해군의 뿌리가 되는 해방병단이 창설될 당시 두 군대는 모두 미군정의 영향으로 미군의 계급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의 육군과 해군의 계급이 달랐듯이 국방경비대와 해방병단의 계급 역시 구성이 조금 달라지게 되었지요.


국방경비대는 미 육군을 따라 일등병부터 계급장이 붙기 시작하고 해방병단은 미 해군을 따라 최하 계급인 견습수병부터 계급장이 붙기 시작합니다.


장교 계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지라 위관급은 여전히 헷갈릴 수 있겠습니다마는(…) 병사 계급장은 미군 계급장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육군부터 정리하자면 이렇게 되지요.


이등병=Private

일등병=Private First Class

하사=Corporal

이등중사=Sergeant

일등중사=Staff Sergeant

이등상사=Technical Sergeant

일등상사/특무상사=First Sergeant/Master Sergeant


그 외에 Tech Xth Class는 기술 계급에 맞추면 얼추 들어맞게 되죠. 하지만 딱 이거다 하기엔 조금 안맞거나 헷갈리는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미군 계급장과의 혼란을 방지하여 조금 변형된 부분도 있고 우리식으로 정리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 범위 내에서 적당히 맞춰보면 딱 맞지요.


그리고 해군은 이런 식으로 번역이 되겠지요.


견습수병=Seaman Apprentice

이등수병=Seaman Second Class

일등수병=Seaman First Class

삼등병조=Petty Officer Third Class

이등병조=Petty Officer Second Class

일등병조=Petty Officer First Class

병조장=Chief Petty Officer


해군의 병사 계급은 육군보다는 더 딱딱 들어맞는 것이 보이시죠? 바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2차대전 시 해군의 계급장 번역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쓰면 이것을 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게 이 계급이다라고 알아볼 수 있겠느냐고요? 그럼 현대식으로 한 번 더 치환해 보면 되지요.



계급장


6.25 당시까지만 해도 국방경비대에선 병과 부사관은 따로 구분이 없이 모두가 병사(~병+~사)로 묶여있었습니다. 이때도 의무복무기간이란 개념이 존재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이후에도 계속 복무를 하면(군대 속어로 말뚝 박는다고 하지요.) 최고 계급인 특무상사까지 진급할 수 있는 체계였죠.


그런데 이 당시의 하사와 지금의 하사의 위치가 조금 다른 것이 보이는데 아마 이것은 부사관후보생 과정에 해당하는 을종간부후보생 과정을 이수할 경우 일등중사부터 군복무를 시작한 것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표는 육군뿐이지만 해군도 이런 식으로 적용하면 Seaman Apprentice=>견습수병=>이등병이라는 식으로 거쳐 그 계급이 어떤 계급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길게 서술하긴 했지만 아무리 한국군이 미군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한국군은 미군이 아니라는 점을 숙지하여 대략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번역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써 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다른 사족으로 현재의 미군은 나토 코드의 OR-4에 해당하는 계급이 준부사관인 Corporal과 병 취급인 Specialist로 나뉘어져 있는데 카투사에선 한국측 상병이 Corporal인 것에 대해서 미군이 못마땅하게 생각한다거나 당사자들 중엔 Specialist 취급을 해줬으면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의 상병이 Corporal로 번역되는 건 아무래도 과거 Specialist가 없던 시절의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에 관해 카투사측 Corporal을 Specialist로 바꾼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현재는 어떤 지 잘 모르겠습니다.


ps2. 글이 자꾸 길어지는데(…) 하나 더. 이 글은 어디까지나 2차대전 당시의 미군 계급 번역에 관한 자료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지 이걸 현재의 미군 계급에 적용하는 건 조금 곤란합니다.;;;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2 댓글

SiteOwner

2013-11-27 22:52:46

유익한 자료 및 명쾌한 해설에 감사드립니다.

과거의 군계급에 대해서 대체 저걸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HNRY님의 군사관련 게시물 덕분에 포럼을 만들고 운영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Rank Insignia는 카투사 교육대에서의 구두시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확실히 외우고 있습니다.

전 1990년대말 군번이라서 요즘의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Corporal과 Specialist 문제는 여전한가 봅니다. 이 Specialist라는 건 사실 Reenlist, 즉 복무연장을 하지 않으면 그냥 거기서 끝나는 계급이고, Corporal은 Sergeant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계급이기에 그렇습니다. 참고로 미군의 다른 분야인 해군, 해병대, 공군, 연안경비대의 경우 해당계급인 E-4가 단일화되어 있습니다.

http://www.defense.gov/about/insignias/enlisted.aspx

참고로, 나토코드의 OR에 해당하는 미군 내의 Enlisted Members Pay Grade는 E로 시작합니다. 즉 병장은 Pay Grade로 표현할 때 E-5로 나타냅니다. Commissioned Officer의 경우는 O로 시작해서, 소령은 O-4가 됩니다. 


제목의 길이가 조정된 지금은 괜찮습니다.

HNRY

2013-11-27 23:25:14

지금 확인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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