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제국주의를 펼쳤다면?
만약에 이랬다면 두고두고 천하의 개쌍X 소리를 들었겠죠.
또한 역사에서는 if라는 걸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고요.
(그런데 왜 if를 쓰면 안 되는지 아시는 분?)
하지만 예술, 그러니까 이야기꾼의 입장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상황은 두 가지입니다.
1. 일본이나 청나라, 혹은 둘 다 점령/합병했을 때
2. 밀레니엄 이후 한국이 몇몇 개발도상국의 목숨을 쥐고 있을 때
이런 망상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극과 극은 통한다'라는 유명한 명제였습니다.
다만 이 명제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인간만도 못한 침략자이거나 당하기만 한 바보민족"이라는 얘기가 되는데다 저는 환빠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심각한 접근은 다같이 접어서 넣어두기로 하고, 저는 어디까지나 "그 상황이 완전히 정반대라면 어떨까" 하는 망상을 한 겁니다.
일단 예전에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단일민족' 운운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적잖이 인종차별이나 역사왜곡을 자행했을 거라는 추측이 바로 떠오르네요.
앞서 언급했던 환빠들이 일본의 극우세력처럼 되지 않았을까요.
이런 상상은 어쩐지 불쾌하니까 넘어가고.
또한 일본이나 중국의 식습관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봅니다.
일단 일본의 모조 '기무치'가 아니라 원조 김치가 널리 보급되었을 거고, 중국에서 김치를 이용한 여러가지 요리가 개발된다거나.
...피곤해서 그런지 생각이 더 나지 않네요.
만약에 이랬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가급적이면 침략적인 게 아니라 긍정적인 걸로 상상해 봅시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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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마드리갈
2014-07-26 23:41:58
내일 일정이 있다 보니까 지금 답변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릴께요.
역사에서 if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 간단해요. 실재하지 않는 것은 역사가 다루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주식시장에서 거래시점에서 보유중이지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공매도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상장되어 있지 않은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거래하는 거나 다를 게 무엇이 있을까요? 처음부터 불능인 것을 토대로 세운 논리에 의미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또한 역사라는 영역은 자연과학, 공학이나 일부 사회과학처럼 실험할 수도 없으니까요.
Lester
2014-07-27 16:09:01
물론 저는 어디까지나 흥미거리나 픽션으로서의 if에 대해서 얘기한 겁니다.
HNRY
2014-07-27 15:48:53
다만 그 if가 들어가는 순간 '역사'라는 학문의 영역이 아닌 '대체역사'라는 픽션의 영역으로 넘어가니까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모를까 그게 불가능한 이상 대체역사는 픽션의 영역에서 머물 수밖에 없죠. 역사에 if가 없다는 건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드리갈
2014-07-28 13:57:24
일요일에 전혀 활동하지 못해서 한시적으로 오늘 활동함을 미리 알려드려요.
재미라든지 그런 건 전혀 다른 영역이예요.
역사에서는 실재한 것만 취급할 수밖에 없고, 그 전제를 위반하는 if는 아예 처음부터 말할 여지가 없어요. 그러니 if의 재미 운운은 이미 역사의 영역을 벗어난 것일수밖에 없어요.
Lester
2014-07-27 14:36:24
실험할 수 없으니까 오히려 더 재밌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또 누구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거죠. 양날의 검이라고 할까요.
대왕고래
2014-07-27 23:02:23
확실한 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점령했다고 해서 그 점령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잘해줬을 거 같지는 않겠다는 거에요. 그런데 사람은 역시 억압받으면 저항하기 마련이니까, 평등하게 대해달라는 저항운동이 있었을법도 하고요. 성공할 수도 있겠죠.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침략적인 것 말고라고 하셨지만, 사실 예상할 수 있는 게... 문화적인 면이라고 하면 뭐가 달라질까 싶어요. 대중가요 스타일이 바뀔까요? 적절히 섞여서? 그래도 락이나 힙합은 있을거에요.
또 그런 세계가 있다고 쳐도, 제 개인의 삶은 달라질 거 같지가 않아요. 그 세계의 저 역시 지금 여기서 자판을 두들기고, 인터넷 게시판을 보고 깔깔 웃고,게임을 하다가, '아, 오늘 공부 잊었네, 이 바보같으니'라고 하고서는 곧장 자버리겠죠.
SiteOwner
2014-08-01 23:45:06
다른 나라의 사례이기는 합니다만, 베트남 쌀국수에서 프랑스의 제국주의의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쌀국수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대략 20세기 초 베트남 북부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1954년 북위 17도선을 기준으로 한 베트남 분할 이후 북베트남인들이 남베트남으로 도피하면서 베트남 남부로도 전파되었습니다. 보통 쇠고기가 올려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베트남에 정착한 프랑스인들의 식습관인 쇠고기 소비를 대거 반영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닭고기나 해산물이 올려진 것은 역시 베트남의 식문화를 그대로 이은 것이라고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