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본래 적어도 그저께까지는 썼어야 했는데 귀차니즘때문에 늦어버렸군요....죄송합니다.
오늘 소개할 장은 '이타성의 진화'에 관한 논쟁을 담은 장입니다. 사실, 진화론 입장에선 이타성의 진화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진화론의 논리대로라면 자연선택은 자기한테 이득이 될 행동을 하는 개체를 선택할텐데, 협동의 경우엔 대부분 그래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예를 들면, 혼자사냥하는게 더 많은 먹이를 얻어낼수 있을텐데, 왜 대부분의 육식동물들은 협동해서 사냥을 하냐는거죠. 다윈 스스로도 이 문제를 골치아파했는데, 여기에 대한 다윈의 답은 '종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는거죠. 그게 종자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기에 협동이란걸 한다는게 다윈의 설명이었습니다. 사실 다윈은 선택자체가 개체를 중점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했기에 이떄를 제외하곤 집단선택자체를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뭐, 아무튼 이러한 다윈의 이론을 발전시킨게 20세기 초 유행했던 '집단 선택론'입니다.
집단 선택론이란 자연선택이 집단을 기준으로 이뤄진다는건데요. 에드워즈나 로렌쯔등이 대표적인 집단선택론을 주장한 학자들인데요. 이를 뒤집은게 바로 이론 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즈입니다. 그는 '적응과 자연선택'(1966)이라는 논문에서 개인의 이득보다 집단의 이득을 위해 희생하는 경향이 있는 개체는 오히려 빨리 탈락할 확률이 높다는걸 보여줬고, 지금까지 집단을 위해 행동하는걸로 보였던 행동들은 오히려 개체 개인의 이득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는걸 보여줬습니다.(예를 들자면 육식동물이 협동해서 사냥하는것은 오히려 그편이 사냥의 성공률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집단을 위해 진화한다는게 어렵다는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나그네쥐, 레밍이라고도 불리는 이동물은 단체로 집단자살(?)을 하는걸로도 유명한데요. 늙은 개체들이 집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는걸로 알려져 있는경우가 많을겁니다. 진실은 어떨까요? 사실, 이들은 딱히 자신을 희생하는게 아닌, 그저 앞에 있는 개체가 길을 잘못들어 때로 죽는거였습니다. 이렇듯이 흔히 '숭고한'희생으로 알려져 있는건 진실을 알고보면 별거 아닌걸로 되는경우가 흔하죠. 뭐 아무튼, 아래쪽 이미지를 봐주시겠습까?
이 레밍들이 단체로 물에 빠지는 와중에, 얌체같이 튜브를 끼고 있는 개체가 보이는 개체가 보이는군요. 저개체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중요한경우가 아니지만, 저 개체는 혼자서만 살아남아 다른 튜브를 낀 개체와 번식을 하겠죠. 결국 튜브를 낀 이기적 개체만 살아남을것이고요. 이렇듯이 집단선택은 '배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가장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인해 집단선택론은 힘을 잃게 됩니다. 이런 배경속에 생긴게 바로 유전자 선택론, 곧 '이기적 유전자'이론입니다.
유전자 선택론은 결국 모든 진화의 최종적인 이득은 유전자가 가진다는 배경속에서 생겨난 이론인데요. 이론생물학자 윌리엄 해밀턴에서 부터, 윌리엄즈, 트리버스의 손을 거쳐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로 인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이 이론은, 동물들속에서 이타적인 행동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사실은 유전자입장에선 이기적이기 짝이 없다는 행동이라는 이론인데요. 예를 들어보자면, 흔히 동물의 이타성을 예로들때 벌이나 개미종류의 노동계층들이 불임인 경우를 흔히 듭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행동은 유전자입장에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행동입니다. 왜그렇냐고요? 벌의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벌은 특이한 유전체계를 지녀 미수정란은 수펄이 되고 수정란만 일벌이 됩니다. 만약 일벌들이 수펄과 번식을 해서 새끼를 낳는다고 쳐봅시다. 일벌은 50%의 유전적 친밀도를 지닌 개체를 낳습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를 낳지 않으면서 여왕벌의 자식낳기를 전념해서 돕는다고 쳐봅시다. 75%의 유전적 친밀도를 가진 자매가 생기는군요. 일벌의 유전자 입장에서 어느쪽이 더 유리할까요? 당연히 후자겠죠? 이렇듯이 개체입장에선 이타적인 행동일지 몰라도, 유전자 입장에선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이 자연 여기저기서 일어난다는거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유전적 연관이 거의 없는 개체들끼리 협동은 어떻게 하냐?' 이를 설명하는 이론이 바로 호혜성 이론입니다.
호혜성 이론은 미국의 행동생태학자인 트리버스가 주장한 이론으로 간단히 말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기대를 가지기에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흡혈박쥐는 동료에게 자신이 빨은 피를 나눠주는 행동을 하는데요. 이행동은 자신이 굶어죽을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부담이 큰 행동입니다. 자연히 배신의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죠. 과연 흡혈박쥐들은 이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간단한데요. '나한테 배신을 때린 놈한테는 절대 주지않는다.'입니다. 한번 배신을 때린 동료한테는 절대로 자기피를 나눠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피를 나눠준 동료한테는 자기피를 나눤준다는거죠. 이는 아프리카 임팔라한테도 비슷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이경우엔 서로의 등을 핥아주는 행위입니다.) 영국의 이론생물학자인 윌리엄 해밀턴은 이 경우를 응용해 죄수의 딜레마(서로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무조건 배신을 때리는것.)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하기도 했습니다.(첫번째로 만났을땐 상대에게 협력한다. 다만, 배신은 즉각적으로 응징한다.) 이렇듯이 유전자 선택론은 과학계 주류로써 성장해나가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태클을 거는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의 생물철학자인 데이빗 소버와 미국의 이론 생물학자 데이빗 윌슨입니다.
소버와 윌슨은 1988년에 '남에게로'라는 책을 썼는데요. 이책은 지금까지 묻혀있었던 집단선택론을 '다수준 선택론'이라는 이름으로 ~~예토전생~~ 부활시킨 책입니다. 소버와 윌슨은 '이기적인 개체는 이기적인 개체끼리 이타적인 개체는 이타적인 개체끼리 뭉친다'면서 그렇게 해서 선택된 개체들끼리 한번 분화가 되고, 섞이면서 다시 한번 이기적인 개체들과 이타적인 개체들로 뭉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이타적인 개체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했고요. 이들은 그들의 주장의 대표적인 예가 점액종 바이러스의 경우라고 했는데요. 호주의 점액종 바이러스는 토끼의 개체수를 급격하게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이러스의 독성이 감소했다는거죠. 소버와 윌슨은 이를 두고 이타적인 개체가 늘어났다면서 자기들의 이론의 대표적인 예중 하나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집단선택론자들은 점액종 바이러스의 예를 자기들 주장을 입증시키는 용도로 썼는데, 오히려 유전자 선택론 입장에서도 단순히 바이러스의 독성이 높기만 하면 바이러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독성이 너무 높으면 숙주를 죽일뿐 퍼지진 못하겠지만 독성이 적당하면 숙주가 적당히 활동할 수 있으므로 퍼지기 쉽다는거죠. 그리고, 이부분은 개인적인 사견인데, 유전자 선택론은 '유전자'가 이기적이란거지 '개체'가 이기적이란 말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개체입장에서 '이타적'인게 유전자입장에선 이득이란 말까지 꽤나 자주 했어요!? 뭐어, 이들이 유전자 선택론을 반박하는데 논점을 놓친거 같아 언급해본 사견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다수준 선택론에서 설명하는 예는 유전자 선택론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게 문제입니다. 점액종 바이러스이외에 예를 들자면, 미국의 생물학자 셔먼은 땅다람쥐에 대해 연구하면서 친족 집단에 속해있는 경우가 잦은 암컷이 수컷보다 위험을 나타내는 경고음을 내는 경우가 잦다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유전자 선택론 입장에서나 다수준 선택론 입장에서나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수준 선택론자들은 자기들의 이론이 더욱 '우월하다'고 자꾸 주장한다는거죠.
뭐, 아무튼 2번째 토론의 배경에는 이러한 기~인 배경이 숨어있습니다. 아무튼 토론자체에 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고 싶기야 한데.....사실 이번 토론, 별거 없습니다.(...) 그냥 서로가 각자에 대한 주장을 놓아놓는 수준이며, 이에 D팀 대표 도킨스와, G팀 대표 굴드가 다른쪽 주장에 태클을 약간 거는 수준입니다. 왜 이럴까요? 뭐, 유전자 선택론쪽 패널이 60~70년대에 활발히 활동한 대선배인것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가장큰 이유는 간단한게 '다수준 선택론자체가 비주류'라는겁니다(...)
애초에 앞에서 설명했듯이, 다수준 선택론자들이 예시랍시고 내놓은것들중 대부분이 유전자 선택론에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이들이 지나치게 자신만만해서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에게 어그로까지 끌었다는게 더더욱 문제입니다.(...) 나중에 저자가 대놓고 '굴러온돌 주제에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다'면서 깝니다(...) 뭐어, 다수준 선택론이 진화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유리한 점도 있고 아주 의의가 없는건 아니지만요.
도시가 무너져 가는데,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1453, 콘스탄티노플에서. 유언.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XI_Palaiologos-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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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SiteOwner
2016-07-19 21:29:47
글은 언제든지 편하게 올려 주시면 됩니다.
오히려, 이렇게 컨텐츠를 기고해 주시는 것에 운영진이 감사드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니 늦어서 죄송하다고 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편하게 포럼을 이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세한 코멘트는 아무래도 7월 23일 이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
2020-02-23 22:30:30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유전자 선택론과 호혜성 이론 관련이 많이 나오다 보니 꽤 반갑게 여겨졌어요.
사실, 두 이론 모두 완전히 영역 등이 배타적인 적도 아니고, 중첩되는 분야도 많다 보니, 특정 이론의 우월성 주장은 딱히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무의미하다고 매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죠. 과학연구라는 것이 이렇게 반론과 재반론을 동반하니까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