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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coon City] 4화 - 뜻밖의 사건

시어하트어택, 2019-05-16 07:56:29

조회 수
122

이민우는 중대로 복귀해서 그가 한 말을 다시 떠올렸다. 순간 휴가 때 본 사람들이 다시 생각났다. 그 오주원이라는 자의 말을 생각해 보니, 그것이었다. 그는 떨쳐오는 의문감을 지울 수 없었다.
‘아냐... 거짓이다... 내가 본 건 거짓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잊으려 해도 그가 본 것과 들은 것은 엄연히 사실이었다. 사실을 거짓이라고 부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그가 살아오면서 굳게 다져 온 생각이기도 했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마침 그의 앞에 중대장 결재 서류가 쌓여 있었다. 그는 업무를 보며 잠시 숨을 돌리기로 했다.
“왜 이렇게 결재 대기 문서가 많지?”
“부하들 포상 및 징계, 작전 관련 문서들입니다.”
“아, 내가 깜빡하고 있었군. 그래. 알았네.”
그는 쉬엄쉬엄 문서들을 결재하면서 아까 일을 잊어 보고자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생각난다. 그것은 그에게는 뭔가 지울 수 없는, 각인된 것이었다.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떠오른다. 게다가 그 오주원이라는 사람의 얼굴마저 생생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잊어야 하는데... 잊어야 하는데... 계속 떠오른다.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그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대대장이 왔다. 그는 얼른 일어나 경례를 붙였다. 그런데 대대장의 태도가 뭔가 변한 듯싶었다. 평소 입에 마르게 그를 칭찬하던 대대장은 오늘은 그를 만나더니 그냥 경례만 붙이고는 다른 중대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싸늘해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중대장들에게 다가가서 경례해도 그냥 받아 주기만 하고 저들끼리 밥을 먹었다. 대대장과 다른 중대장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조용히 식사를 계속했다. 아까 오주원을 심문했던 일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만 추측할 뿐이었다.
그 날도 그는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공기가 전과는 다르게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그 자신에게 당당하다. 그러나, 앞으로 벌어질 일은 전혀 알 수 없었다. 오주원이 한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HOMI에게 뭔가 일이 있나 물어봤는데, 특별한 건 없었다. 단지 여자친구가 또 연락 기능 차단을 풀고 음성 메시지를 몇 개 남겨 놓은 것밖에는 없었다.
‘걔 참 대단하다. 얼마나 할 게 없었으면 수시로 이런 걸 남겨 놓을까.’
그러고서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여자친구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자기야! 뭐해?”
“아유, 너 또 이거 풀었어? 그래, 심심해서 어떻게 지냈어?”
“자기 생각하면서 지냈지 뭐.”
“그래? 자기 내 목소리 들으면서 무슨 생각 안 들어?”
“음,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요즘 내가 머리가 아프다. 넌 모르겠지?”
“뭐야, 날 그렇게 바보 취급하는 거야?”
“에휴... 하여튼, 내가 요즘 아주 상황이 안 좋아. 어쨌든, 그렇게 알고 있어 줘. 내가 언제나 자기 안 잊고 있는 거 알지?”
“음... 알았어. 그럼 이따가 또 연락한다?”
여자친구의 연락은 끊겼다. 그는 어차피 연락 기능을 차단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말을 들으면 안심이었다. 그래도 아까 일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그를 조금은 불안하게 했다. 그는 그에게 당당했다. 그가 들은 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안한 건 앞으로의 일이었다. 대대장이 어떤 것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총본사의 사원 관리 체계에 기록이 어떤 방식으로든 남을 건 확실했다. 그것은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고,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뜻이다. 총본사에서 본사로, 본사에서 대대로 어떠한 조처가 내려올 것이다. 이래저래 머리가 아팠다. 그는 오늘 일찍 자기로 했다. HOMI에게 부탁해 자기가 잔다는 공지를 띄워 놓고, 9시간짜리 수면 보조제를 들이켰다. 곧 그는 잠자리에서 잠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저렇게 3일이 흘렀다. 아침에 막 일어났는데, HOMI가 대대장의 메시지를 읽어 주었다.
‘강영 북쪽 교외 오로의 경비 파견 부대 검열을 갔다 와야 한다. 오늘은 부대에 출근하는 대신 그곳에 다녀올 것. 이상.’
“뭐지? 대대장님이 내게 이런 건 잘 안 보냈는데. 뭐, 오늘은 부대에 출근 안 하고 검열을 간다니 그냥 정장으로 입고 가야겠군.”
보통 검열을 갈 때는 사원으로써 가므로 전투복이 아닌 정장을 입었다. 그는 아침을 먹고 시간이 될 때까지 인터넷 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중간에 여자친구에게서 온 메시지도 있었다. 메시지를 하나하나 보니, 그녀는 그에게 변치않는 관심을 주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는 내심 흐뭇해했다. 그러면서도 왠지 무슨 일이 닥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는 오주원을 심문한 이후로 계속 의문이 들었다. 그 자신이 기계로 느껴질 정도였다. 어쩌면 자기 자신은 GT 그룹이라는 커다란 기계 속에 있는, 대정이라는 작은 기계 속의, 또 그 속에 들어 있는 대정 경비대라는 더 작은 기계의 부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GT 그룹에게서 자유로워 본 적이 없었다. 생필품도 GT 그룹 산하의 회사 제품이고, 길거리에는 GT 그룹의 광고로 가득 차 있고, 학교 수업은 상품 홍보가 상당수 들어 있고, 심지어는 생필품 여기저기에 광고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는 그것이 점점 답답해졌다. 뭔가 벗어나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되자 그는 정장을 차려입고, 거울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로 가서 차에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강영 시내가 아니면 철도 사정이 좋지 않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아침이라 도로는 다소 막혔다. 이 시간의 도로상의 차들은 거의 대부분이 정사원들의 출근 행렬이다. 정사원들의 근무지는 지방 행정 관청 아니면 대부분 강영 중심가에 있었다. 그만큼 길도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일단 강영 순환 고속도로로 빠지기로 했다. 고속도로만 타면 다섯 가닥으로 뻗은 고속도로를 통해 대정의 여러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그 중 북부 고속도로를 타고 10분만 가면 오로라는 소도시가 나온다. 이곳은 군사 시설 밀집 지역으로 이민우가 있는 부대는 그쪽의 탄약고 경비 파견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도 알려 주지 않고, 그냥 검열하라며 가라니 그게 말이나 될 일인가? 대대장이 이렇게 추상적인 명령을 내린 건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척 피곤하고 고달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늘 뭔가를 도맡아 해야 하고, 또 탈출구를 찾고 싶어하니 말이다. 그는 오주원의 말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오로 방면으로 빠지는 나들목이 나왔다. 나들목에서 부대까지의 거리는 5분이었다. 그런데 가다 보니까 길 앞에 검문소가 있었고 사람 몇 명이 무릎 꿇려져 있었다. 검문소의 경비대원들이 그의 차를 세웠다.
“잠깐, 정지! 멈추시오! 여기는 신분이 증명되지 않은 사람은 지나갈 수 없소!”
“신분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사원증 말이오. 사원증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소.”
그는 주머니를 뒤져 봤다. 사원증이 없었다. 사원증은 전투복에 넣고 다니는데, 그 날따라 그것을 깜박했다.
“아, 이걸 어쩌지? 내가 오늘 깜빡하고 사원증을 집에 놓고 왔습니다.”
“그럼, 내리시오.”
“무슨 소리요? 나는 대정 경비대 1등위 이민우란 말이오!”
경비대원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당신 거짓말도 참 잘 하시는군. 감히 누굴 사칭하는 거요? 당신같이 사원증 없이 행세하는 비사원들을 많이 봤지. 저기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쇼.”
“이봐, 나는 경비대 1등위다.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지금 내게 이런 행위를 한 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
“입 닥쳐 새끼야! 빨리 안 내려!”
다른 경비대원이 운전석에서 그를 끌어내려 사람들이 있는 곳에 꿇어 앉혔다. 경비대원 한 명이 그의 머리에 소총을 들이밀었다. 그는 무슨 일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져 갔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검문소 쪽에서 호송차 한 대가 왔다. 경비대원들은 그들을 그곳으로 끌고 갔다. 이민우 역시 그곳에 탔다. 호송차 문이 닫혔다. 호송차 천장에서 뭔가 향긋한 냄새의 기체가 뿌려졌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금방 잠이 들었다. 그렇게 그는 몇 시간 동안 어디론가 갔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마드리갈

2019-05-16 11:22:35

정말 살벌하네요. 천국이 일순간에 지옥으로...

읽으면서 중국의 전국시대의 진의 정치가 상앙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떠오르고 있어요. 철저한 통제사회를 만들어서 부국강병을 달성한 그는 실각하게 되고, 도망치려 했지만 자신이 만든 법으로 인해 도주도 은신도 불가능해져 잡혔고 결국은 거열형을 당하는 것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함은 물론 일족이 몰살당하기까지 해요.


게다가, 이 사회가 의외로 허술한 부분이 꽤 있다는 것이 드러나네요.

사실 신원증명의 방법은 마음만 먹으면 더욱 정교하게 할 수 있어요. 현재 기술력으로도 결코 어렵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증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허술하네요. 이것 또한, 비용절감 및 긴장조성을 위한 고효율 통제의 양립인 걸까요?

토쿠노 쇼타로 원작의 만화 및 동명의 애니 뉴게임(NEW GAME!!)에서 스즈카제 아오바가 사원증을 못 받아서 회사 주출입문 앞에서 주저앉아 울고 있는 건 이것 정도라서 다행이다 싶네요.

SiteOwner

2019-05-29 23:02:29

홀로도모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대기근에 대한 소련의 통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1930년대에 세계 유일의 공산주의국가로서 여러 분야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진전되고 있던 소련은 공산주의의 밝은 면만 보이려고 했고, 그것에 반하면 잔혹한 수단도 불사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경우는 대내적으로도 대외적으로도 철저한 언론통제를 실시해서 외국 언론인이 그 실태를 폭로하자 그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식으로 부정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사실상 학살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홀로도모르를 거친 이후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인들에 대해 깊은 원한을 품게 되었고, 이것은 크림반도 문제 및 소련 해체후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립 등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소련과는 정반대로 기업국가. 그런데 수법을 보면 소련과 닮았습니다. 놀랄만큼.

그래서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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