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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나는 몇 가지 기적의 논리

SiteOwner, 2019-07-08 20:17:17

조회 수
209

살아오면서 별의별 주장을 접해 봤는데, 그 중에서 아직도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세칭 기적의 논리라고 할까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양보는 네 몫
이상하게도 학생 때 양보를 강요당한 적이 많습니다.
이유가 일관적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여지라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키가 작았을 때는 키가 작다고, 키가 커지고 나서는 키가 크니까 양보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이전에 쓴 글인 양보와 특권에 대한 10대 시절의 교훈에 등장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원래의 경시대회 입상 상품을 양보당하고 대신 받은 상품을 버렸을 정도로 받은 충격이 컸다 보니 지금도 저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좋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2. 범죄의 원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경찰과 범죄자가 화해하지 못해서랍니다. 그래서, 경찰이 지명수배를 풀고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포용하면 범죄는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는데, 과연 그런 것일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3. 비리가 많이 밝혀지는 이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전반에 걸쳐 많이 유행하던 논리였는데, 사회가 깨끗해져서 예전에 안 보이던 비리가 이제 보이게끔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논리는 재야의 것이 아니라 당시 정부기관에서 발행된 인쇄물에 등장한 것입니다.

4. 행동은 네가 했잖아?
예전에 교제했던 사람이 이런 논리전개를 잘 폈습니다.
서로 사귀는 입장이니까 이런 점은 같이 바꿔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는데 저는 행동하고 그녀는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따지니까 저에게 하는 말이, "결국 행동은 네가 했잖아?" 라고. 그래서 저도 가만히 듣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혼자 다 잘났네" 라고 냉소하는 독일어 문장 한 마디와 함께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Du hast immer Recht."
그 이후 그녀의 근황은 알 길이 없으나, 궁금하지도 않고, 이제는 저와 상관없는 사람이니 저의 생활권역 밖에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5. 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 뒤에, 다시 대학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가 보았습니다.
철거되거나 겉면이 바뀐 건물도 있고 새로 지어진 건물도 있고, 운동권들의 구호와 대자보는 여전히 있고...
그런데 이런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쌀 생산과잉, 저장문제 등을 일거에 해결하는 완전하고 유일한 해법이 쌀 북송이랍니다.

6. 전과 없는 사람은 사회를 논하지 말라
어떤 종류의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사회의 모순에 저항해 본 적도 없이 사회에 얌전하게 길들여진 지배계급의 노예에 불과하니까 이런 사람들만큼은 사회문제를 논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이 논리는 모 유명 재야인사의 지론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언급하겠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9-07-28 00:42:57

1. 양보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약탈인가요. 차별을 하지 말자면서 차별을 하는 건 대체 어디서 나온 논리인 걸까요?

2. 화해는 싸워서 하는 게 화해죠. 즉 범죄자와 경찰이 싸웠다는 의미고, 그 이유는 범죄자가 범죄를 저질렀으니 생긴 건데... 범죄를 저질러서 싸운건데=화해를 안하는 건데 그거 때문에 범죄가 생긴다니... 

이거 이해하는 과정에서 제 정신력이 고갈되다 못해 크툴루나 뭐 그런 거를 볼 거 같으니까 여기까지 할께요.

3. 비리가 많이 보인다 = 사회가 깨끗하지 않다 라고 해도 될텐데, 사회가 깨끗해져서 사회가 깨끗해지지 않았다고요? 

앞서 제가 정신력이 고갈되다 못해 크툴루가 보일 지경이라고 했는데, 크툴루가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둘기 날개 달린 오징어인 거 같아요. 네, 헛것이 보이는거죠. 이딴 헛것조차 저 헛소리보단 더 말이 되는데, 적어도 본드로 붙혀서 연에 매달아 날리면 저런 걸 볼 수는 있거든요. 저 주장하고는 다르게 어떻게든 말이 되게 할 수 있는데 저건...

4. 절반은 이루었다는 건가요. 자기는 하지 않았지만 상대는 했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겠지만 절반은 한 거다... 각자의 관점에서 보면 저 발언을 한 사람은 일단 행동을 안 한 건데, 수로 장난을 치네요...

5. 쌀이 많으면 쌀을 불우한 이웃한테 주면 되죠. 그건 이해가 되는데, 북에다가 보내면 그걸 왜 인민한테 나눠줄까요? 아직도 환상에 젖었구나 싶네요.

6. 사람을 죽이고, 은행을 털고, 테러를 저지르고, 폭력을 저지르면, 사회문제를 논할 수 있다... 무슨 말을 하는걸까요?

누군가는 이걸 비약이라고 하겠지만, 일단 비약이라고 하기에는 당연히 말이 되거든요, 저거 전부 범죄니까요. 

경범죄로 한정해도... 그런 사람이 사회문제를 논해봐야, 그냥 미친 사람이 미친 소리를 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겠네요.


분석을 해 봤는데, 어, 정신력이 너무 고갈되어서 다람쥐가 비둘기 날개가 달린 오징어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게 보일 지경이에요. 네, 드디어 헛것이 보이는거죠. 저런 헛주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어리석은 행동보다도 이런 헛것을 보고 사는 게 100번은 더 낫다고 판단되네요.

SiteOwner

2019-07-29 20:38:45

정말, 지금껏 맨정신으로 어떻게 살아왔나 싶을 정도로 괴이한 사고방식이 널렸습니다. 그런데 이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즉 앞으로도 이 주제로 다룰 수 있는 게 좀 더 있습니다.


예시한 것들의 절반 이상이 당시 대학가에서 보이던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겠지만 그러합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반지성주의가 이렇게 횡행했는데 정작 그러면서 지성인으로서의 자존심은 모순적인 사고방식이 팽배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 각지에서의 충돌과 극한대립은 갑자기 튀어나온 괴물이 아니라 그때 청년기를 보낸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서 발생한 필연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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