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를 경악시킨 세칭 "땅콩회항" 이 발생 5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 생각나는 게 하나 있어요.
그 이후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각종 횡포인 세칭 "갑질" 은 얼마나 사라졌을까 하는 질문.
결론부터 말해 볼까요?
갑질은 범접할 수 없는 지위의 높은 사람들의 일탈? 일반인은 갑질의 피해자가 될 따름?
전혀 아니예요. 게다가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갑질의 예비공동정범은 생활권의 여러 곳에서 활발히 육성중이거든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렇게 갑질이 널렸는데, 그런 사람들이 입신양명해서 바르고 도덕적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일지도요.
이게 심한 비약일까요?
이 기사가 다른 세계의 것을 다루었거나 허구가 아닌 이상, 현실인 점을 금방 지각할 수 있을 거예요.
("월말마다 피가 마른다"…1개월짜리 '초단기계약'에 내몰린 아파트 경비원들, 2019년 11월 3일 조선닷컴 기사 참조)
기사에 나온 갑질의 구체적인 양상은 악질 그 자체.
초단기 계약의 반복, 합법 여부에 상관없는 마구잡이로 부려먹기, 반론의 여지 원천봉쇄, 고질적인 연령차별.
이미 4년 전에 롯데호텔이 초단기 고용계약서를 일 단위로 쓰게 한 아주 창의적인 갑질 방법(우리가 일회용품입니까?, MBC뉴스 2015년 11월 2일 기사 참조)이, 이제는 대기업의 호텔체인은 물론이고 주거지라면 어디에나 있는 아파트단지에도 구석구석 침투했어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일부 대기업의 갑질이 이제 누구라도 타인보다 우월하다 싶으면 전방위적으로 행사가능한 갑질의 대중화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이전에는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교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바깥 사정에 눈치를 보는 갑질이 횡행했다면, 이제는 그런 최소한의 염치도 모르는, "내가 갑질이라면 갑질인 거야!!" 라고 갑질의 주체가 되고, 그 객체에게는 어떤 짓이든 해도 정당화된다는 몰염치의 대중화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갑질을 체화한 사람들이 장차 더 큰 권한을 가진다고 하죠.
아파트 경비원을 마구잡이로 다루던 그 과거의 경험치와의 전면단절? 개과천선? 어림없어요.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없는데 전면단절이든 개과천선이든 전제가 만족되지 않으니 애초에 불가능하죠. 정말 제대로 갑질하는 더 강한 상대에게 눌려서 비참하고 더러운 꼴을 마주해야 달라질까요?
불과 4, 5년 전의 역사도 온데간데없는 갑질과 몰염치의 대중화.
갑질의 예비공동정범은 이렇게 여기저기서 잘 육성되고 있고, 이제는 공동정범이 될 차례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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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대왕고래
2019-11-16 23:48:24
영화 "기생충"이 좋았던 점을 여러 리뷰에서 봤었는데,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죠.
단순히 돈 많은 자 VS 가난한 자의 대립과정을 그리는 흔한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직접적인 갈등은 가난한 자와 가난한 자끼리의 대립이었다고. 가난한 사람이라고 무조건 착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려서 그게 매우 좋았다고.
돈이 많든 돈이 없든, 부모가 부유하든 부모가 가난하든, 머리가 좋든 머리가 나쁘든, 직위가 높든 직위가 낮든, 나이가 많든 나이가 적든, 그 외 등등... 모든 사람은 전부 똑같이 같은 비율로 나쁘고 같은 비율로 착한 거 같아요.
당연하죠. 다 같은 사람인걸요.
마드리갈
2019-11-17 14:18:53
악에 대한 큰 고정관념 중에 이런 게 있죠. 악은 부자, 권력자 등의 전유물이라는 것.
그래서 "부자라고 해서 모두 행복하거나 선량하지 않다" 라는 관용구는 사실이면서 또한 부정적인 함의를 담고 있어요. 그런데, 예의 관용구와 동일한 논리값을 가진 "부자가 아니라고 해서 모두 행복하거나 선량하지 않다" 에 대해서는 의외로 말하지 않거나 회피하죠. 바로 이것이 악의 온상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예시하신 영화 기생충이 그 문제를 바로 지적하네요.
문제는, 그 기생충에서 비판하는 그 상황이 현실에서는 갑질의 예비공동정범을 양산하는 듯...
곤란해요, 이런 것은...
마드리갈
2020-05-13 15:47:56
2020년 5월 13일 업데이트
결국, 2020년 5월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폭력사건 끝에 피해자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게다가 가해자는 쌍방폭행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출국금지조치되어 수사는 불가피하게 진행될 거예요.
자세한 것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해자의 "머슴" 운운하는 것에서 이미 그의 의식이 어떤지는 보이고 있어요.
다음의 두 기사를 참조하실 수 있어요.
입주민에 괴롭힘 당하던 경비원 극단적 선택, 2020년 5월 10일 조선닷컴 기사
[자막뉴스] "머슴 호칭에 사직 강요까지"...경비원의 비극, 2020년 5월 13일 연합뉴스TV 기사
마드리갈
2023-07-25 00:46:52
2023년 7월 25일 업데이트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부모들의 교사에 대한 무리한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공론화되어 있어요. 그 중에는 자녀에 대한 모닝콜 요구, 자녀를 위해 과일을 깎아달라는 요구, 아이폰 사용중단 요구, 교사 혼자서 삼다수를 마시지 말라는 요구, 틀린 문제에의 빗금에 대한 항의, 아동학대 교소협박에 이어 폭력예고협박까지 전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어요. 결국 갑질의 공동정범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것이 이렇게 명백해져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학부모, 교사에 “아이 모닝콜 해달라”… 잡담 막자 “말할 권리 침해”, 2023년 7월 24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10-25 19:56:42
2023년 10월 25일 업데이트
전라남도 광양시의 아파트단지에서 할인분양세대 입주를 반대하는 취지의 입주민 의결사항이 게재되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요. 할인분양세대가 입주하면 차량 1대부터 주차요금 50배 적용, 커뮤니티 및 공용시설 사용불가 및 이사할 경우 최저 500만원의 엘리베이터 사용료 부과 등을 골자로 하는 문제의 의결사항은 기존 입주민이 이후 할인분양받은 입주민에 대해 얼마든지 갑질을 저지를 수 있고 또 실제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이기도 해요. 이렇게 갑질의 공동정범은 이렇게 도처에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이사할 땐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 신축아파트 공고문, 무슨 일?, 2023년 10월 24일 조선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