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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 SCP-914 태엽장치

마키, 2020-04-01 00:15:43

조회 수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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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P-914의 가장 덜 복잡한 부분의 일부분을 촬영한 사진.)

SCP 재단의 원문: http://www.scp-wiki.net/scp-914

SCP 재단 한국 지부의 한국어 번역문: http://ko.scp-wiki.net/scp-914


일련번호: SCP-914

별칭: 태엽장치(The Clockworks)

격리 등급: 안전(Safe)

(* 이하 명칭 및 각 SCP 항목은 이 글 작성 이후로 한국 지부의 번역을 따릅니다.)



SCP-914는 약 8백만 여개의 다종다양한 부품으로 이루어진 무게 수 톤, 넓이 18 평방 미터의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를 갖춘 거대한 기계 장치입니다. 양쪽 사이드에는 각각 "투입Intake" / "배출Output"이라 적힌 칸막이가, 중앙에는 물체의 정제 수준을 정하는 조정 레버와 이 장치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태엽을 감는 열쇠가 꽂혀 있습니다.


투입 칸막이에 물체를 놓고 조정 손잡이를 돌려 임의의 위치에 설정한 뒤 열쇠를 돌려 태엽을 감으면 SCP-914는 투입된 물체를 설정된 조정 옵션에 따라 물체를 정제하여 배출합니다. 분석 결과 이러한 과정에 필요한 동력원은 기기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태엽 이외에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어떠한 과정과 절차에 따라 물체를 정제하는지 또한 불명.


조정은 매우 굵음(Rough), 굵음(Coarse), 1:1(1:1), 고움(Fine), 매우 고움(Very Fine)으로 나누어지며 각각의 특성은 대강 다음과 같습니다.


매우 굵음(Rough): 물체를 파괴. 물체의 경우엔 원재료 수준으로, 생물은 찢겨진 살점 수준으로 환원하여 배출.

굵음(Coarse): 물체를 분해. 기계장치의 경우엔 부품 단위로 분해하거나 투입한 물체의 하위호환 격인 물체를 배출.

1:1(1:1): 등가교환. 투입한 물체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물체를 배출(* 생물의 경우 일단 다른 종으로 배출됨이 확인.).

고움(Fine): 물체를 재해석하여 투입한 물체보다 조금 더 나은 기능을 가진 물체로 배출.

매우 고움(Very Fin): 상위호환. 물체를 재해석하여 그 특징을 보존한 전혀 다른 초현실적인 물체를 배출.



여러번의 실험 결과 고움 이상은 물체의 재해석 과정에서 문제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특히 생물과 관련된 시험은 O5(재단의 최고위 감독관)의 허가가 내려져야 가능하도록 제약되었으며, 마약류로 분류되는 물체(이를테면 담배) 또한 금지되었습니다. 실험 결과물은 별달리 문제가 없을 경우 소지가 허락되긴 하나, 만약 배출된 물체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실험한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듯.


몇가지 실험 기록에서 배출된 것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대충 나열해보면 십자가 펜던트의 경우 설정에 상관없이 '십자가, 혹은 종교 물품이라는 개념'을 유지한 물건이 배출되는 것으로 보아 "종교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 같다"는 주석이 붙어있으며, 플레이보이 한 부를 1:1로 정제하자 다른 호의 플레이보이가 배출되었는데, 후에 확인한 결과 해당하는 호와 동일한 판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대로 같은 부를 매우 굵음으로 정제하자 종이 더미와 제본못 3개가 배출됐는데, 종이 더미는 모두 원래 쪽에 맞게 인쇄됐으나 한 페이지 단위로 잘려 있었고, 제본못은 뽑혀있는 상태. 요컨데 제본되어 책으로 완성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간 셈이죠.


이외에도 태엽으로 작동하는 회중시계 4개를 각각 고움으로 정제하자 '꼬리를 누르면 지빠귀 소리를 내는 새 모양 장난감', '태엽 구동 장난감 기차 엔진', '완벽하게 작동하는 축소돤 괘종시계 모형', '작은 금속제 피아노 조각'의 네가지 물체가 배출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회중시계가 가진 "태엽 장치"라는 특징이 보존되었기 때문에 SCP-914의 정제 과정은 불확실하나 최소한 '물체가 가진 특징 중 하나를 보존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험 기록 항목에서도 "금속 막대를 정제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엔 쇳덩어리가 나오겠지만 이론상 내연기관이 배출될수도 있다"고 주석이 달려 있죠.


레드 불 에너지 드링크를 굵음으로 정제하자 블랙 아메리카노 2잔이 배출되거나, 화폐를 넣자 투입한 화폐보다 더 낮은 단위의 화폐가 배출되었다는 기록을 보아 단순히 투입한 물체의 특성(이 경우엔 각성 효과나 화폐라는 개념)을 지닌 하위호환격 물체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 모양. 또한 지성이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1:1으로 특정한 내용이 적힌 쪽지를 정제해 SCP-914와 체스를 두거나 제한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기록을 통해 어느정도 지성을 가지고 있음을 유추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 SCP-067으로 그린 그림을 고움으로 정제하자, 그려진 그림의 형태이나 살아 움직이는 그림(후에 SCP-085로 분류)이 나오는가 하면, 만병통치약으로 취급되는 SCP-500을 고움으로 정제하자 비슷한 효과를 가진 장신구 로켓(후에 SCP-427로 분류)이 나오는 등, 투입한 물체가 SCP일 경우엔, 투입한 개체의 특성을 지닌 물체가 배출되어 다시 새로운 SCP로 취급되는 등, 직접적으로 다른 SCP의 생성에도 관여하고 있는 점이 포인트.



SCP-261 범차원적 자판기 처럼 이것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CP 중 하나. SCP 재단 내부에서는 "유산"으로도 취급하고 있는데 이는 일종의 명예의 전당으로, 1: 팬 커뮤니티 상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고. 2: 작성된지 3년 이상이며 일정 수준 이상의 호의적인 반응을 가지고 있고, 3: 항목을 삭제하는 것이 팬덤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정도로 상징적인 경우에 등록될 자격을 얻습니다. 여기서 소개한 개체중에는 SCP-914 자기 자신, SCP-173 조각상-오리지널, 아래의 SCP-500-만병통치약이 각각 등록되어 있죠.



[부록]

SCP-067 예술가의 펜(The Artist's Pen, 안전): 독일 펠리칸(Pelikan) 사의 만년필 형태를 취하고 있는 개체. 자신을 손에 쥔 사람의 인생에 대한 자서전이나, 혹은 어떠한 예술적인 영감이나 재능이 없어도 그와 상관없이 예술작품반강제적으로 작성하게 만드는 SCP입니다.


SCP-085 손으로 그린 "캐시"(Hand-drawn ''Cassy'', 안전): SCP-067 실험의 일환으로 피험자 1101F가 작성하고 '카산드라'라는 이름을 붙여준 여성 그림을 SCP-914에 고움으로 정제한 결과물로 SCP-085 자신은 그 애칭 '캐시'로 불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종이나 천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자아를 가진 살아 움직이는 그림으로, 우연히 자기 자신에 대한 보고서와 접촉한 돌발상황에 의해 자신이 살아 움직이는 그림임을 자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종이가 겹쳐있을 경우에는 쌍방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자신이 있는 종이에 그림을 그려줄 경우 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손으로 그릴 수 없는 그림은 일종의 배경화면 같은 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화풍은 옮겨진 그림의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됩니다. 이때문에 보관중인 기지는 종이나 천으로 이루어진 물체를 허락없이 소지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류의 SCP가 그렇듯 복제품을 만들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


SCP-500 만병통치약(Panacea, 안전): 현 시점에서 47개가 보존되어 있는 빨간 알약으로 항목명 그대로 만병통치약. 질병의 정도와 피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나 최대 2시간 이내에 의학계에 등록된 모든 종류의 질병과 SCP의 부작용까지 치료하는 알약입니다. 드물게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SCP지만 그 특성상 남용된 탓에 현재는 4등급 이상의 인원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통제가 내려졌습니다. 또한 이것의 복제품을 만들려는 시도는 성분 분석을 포함해 모두 실패했으나, SCP-038(접촉한 물체를 복제하는 사과나무)과의 상호작용 결과 '30%의 확률로 완치, 60%의 확률로 악화를 중단시키는 열화카피품'이 복제된게 최대한의 성과였다고...


SCP-427 러브크래프트의 로켓(Lovecraftian Locket, 안전): SCP-500의 알약 하나를 고움으로 정제한 결과물.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목걸이(Locket)로 뚜껑을 열면 중앙에 있는 작은 구체에서 빛(어떠한 에너지나 방사능이 검출되진 않음)이 나며 피험자의 질병 상태를 원본처럼 그 상태에 상관없이 치유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빛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신체에 변이가 누적되며, 이것이 어느 한계에 다다를 경우 지성을 상실한 살점 괴물(SCP-427-1, 케테르)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름이 괜히 러브크래프트가 아닌 셈...

마키
東京タワーコレクターズ
ありったけの東京タワーグッズを集めるだけの変人。

4 댓글

마드리갈

2020-04-01 22:54:09

기계에 관심이 많고 기계를 좋아하지만, 수많은 톱니바퀴의 조합이 무섭게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익숙한 것조차 새롭게,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SCP의 힘인 걸까요...

게다가, 비가역반응조차 가능하게 하는 SCP-914는 물리의 법칙을 초월하면서, 기계인 동시에 지성체라서 그 활동영역이 물체를 분해하여 원료로 환원시키는 그 이상의 능력을 보유하고 다른 SCP를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경이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SCP-427 러브크래프트의 로켓 부분을 읽으니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네요.

러브크래프트의 로켓(Locket)은, 피험자의 신체를 요그 소토스의 관할하로 보내는 로켓(Rocket)이기도 한 건가 싶어요.


이번에도 무서운, 그러나 흥미진진한 SCP를 소개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마키

2020-04-02 10:43:11

같은 톱니바퀴 계열 SCP로는 882(별명: 기계, 격리 등급: 유클리드)가 있는데 914는 거기에 비하면 그래도 점잖은 편이긴 해요.

각종 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역할은 원본처럼 가지고 있는 물건을 조정에 따라 변환해주는 일종의 아이템 교환기 취급이더군요.


다음 회차(?)엔 458 (끝이 없는 피자 상자)나 261처럼 같은 자판기 계열인 294, 재단이 왜 파괴가 아니라 보호하고 격리하는지를 보여주는 1609 중 하나를 다뤄볼 예정이네요.

SiteOwner

2020-04-03 21:05:44

이게 가장 덜 복잡한 부분이라니, 안 드러난 다른 부분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또한 무서워지기까지 합니다.

보고 있으니,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1889-1977)의 1936년작 영화 모던타임즈(Modern Times)에서 인간이 톱니바퀴 사이에 끼여 움직이는 장면이 연상되면서, 설명에서 언급된 5단계의 조정을 같이 읽으면서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1:1이라도 저기에 들어가면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건가 하는 공포감이 특히...


실체를 알 수 없는 흑막 성격의 어떤 존재가 사실은 복잡한 기계장치였고 이것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지닌 지성체라는 설정 또한 흥미롭습니다. 컴퓨터형사 가제트에서 묘사된, 팔만 보이는 매드 일당의 보스가 혹시 그런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최근의 창작물에 나온, 22/7의 지령을 내리는 벽 또한 그렇게 여겨졌고 실체가 어느 정도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오싹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게 SCP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키

2020-04-04 15:35:02

같은계열 SCP인 882는 실제로 재단의 요주의단체 '부서진 신의 교단'이 자기네 신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재단으로부터 빼앗아올 꿍꿍이를 부리고 있긴 합니다.


사실 생물 실험이 금지된게 1:1로 하니 다른 인종이나 품종이 나온건 둘째치고 실험하면 할수록 괴물이 튀어나와서기도 해요. SCP 자체가 크리피파스타 라고 해서 일종의 괴담이나 도시전설로 시작한 설정이었다보니 소개해드리는 개체들은 그나마 고르고 골라 보기 어디 올려도 괜찮아 보이는 걸로만 선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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