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5일에 쓴 글의 제목은 "상선피랍이라는 대형 괴사건으로 시작하는 올해" 였어요.
보통 국내언론에서는 유조선이라고 쓰고 있었지만, 저는 그 표현을 일부러 쓰지 않고 영국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참조해서 상선으로 썼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어요. 이번에는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께요.
탱커(Tanker)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사람에 대해서 쓰일 때에는 기갑전의 주력이 되는 전차의 승무원으로 잘 쓰이고, 교통수단 그 자체로
쓰일 때에는 액체류를 수송하는 각종 교통수단으로 쓰여요. 이를테면, 액체류를 옮기는 선박 중 원유나 정제된 석유제품을 운송하면
유조선(油槽船)이 되는 것인데, 유류가 아닌 화학제품이나 액화천연가스 등을 운반한다면 이것을 유조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하나, 비행중의 각종 군용기가 착륙 후 재급유 없이도 비행중에 재급유를 해주는 군용기도 탱커인데 이것을 유조선으로 부를
수 있을까요?
두 질문 대답은 "그렇지 않다" 가 되어요. 즉 탱커를 일률적으로 유조선으로 옮기면 잘못되었다는 결론밖에 날 수 없어요.
게다가,
이미 로이터통신에서 Chemical Tanker라는 표현을 썼다 보니 문제의 피랍선박이 유조선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유조선으로 부르면 잘못될 수 있고, 화학제품 운반선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그것도 화물이 유류인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으니 유조선의 상위개념인 상선으로 썼어요. 그 피랍선박의 화물은 다른 언론보도에서 에탄올로
특정되었다 보니 유조선이라고 부르면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결과가 되겠죠(한국 유조선,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 2021년 1월 5일 조선일보 기사).
게다가, 비행중에 재급유를 해주는 군용기는 유조선이라고 하지 않죠.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공중급유기라는 역어가 존재하여 널리 쓰이고 있는데다 그렇게 취급되는 항공연료는 등유 기반의 것이라서 공중급유기라는 역어 자체가 영어의 Air-to-air Tanker보다는 좁아지긴 하지만 틀리지도 않아요. 이렇게 보듯, 탱커를 유조선으로 일괄적으로 옮기게 되면 틀린 결과가 나오고 무의미한 정보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져요.
언어순화라는 것의 명암을 여러 사례를 보고 다각도로 봐야 할텐데, 그걸 모르고 언어순화를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가 의문이예요. 이런 해프닝을 통해서도 분명해지고 있어요.
1월 8일에 올렸던 것을 조금 수정해서 오늘 다시 올렸음을 밝혀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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