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거창하게 보입니다만, 사실 시간여행 능력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일단 이야기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사하여 새로이 살게 된 동네에는 이미 90세는 넘었던 사람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한 노파는, 통학로의 도중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는데 많은 경우 집 앞 대문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미 그 시점에서 많이 노쇠해 있었고, 지나가다 그 노파를 보고 인사를 하면 말은 하지는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주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 그 집에서 경천동지할 사건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노파가 가족을 위해 밥을 지었다는데 농약을 넣고 지은 것. 밥이 녹색인데다 당연히 역한 냄새가 났다 보니 먹지 않았다 보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잔혹주의] 끔찍했던 사건 몇 가지를 회고하면... 참조). 지금도 생각나는 일명 농약밥 사건.
또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슨 일까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무튼 부모님과 함께 어느 이웃집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집의 어른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눈동자가 흐렸고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였지만, 저에게 앞으로 잘 자라 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던 것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할머니는 얼마 뒤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이렇게, 19세기에 태어난 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다시 일어나지 않겠지요. 정말 시간여행 같은 게 가능하지 않는 한은.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272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95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16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3
|
2020-02-20 | 3888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2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6009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62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128 | |
4383 |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위험할 뻔 했습니다2 |
2021-01-20 | 212 | |
4382 |
무협이란 대체 무엇일까요?6 |
2021-01-19 | 221 | |
4381 |
간단한 근황 및 앞으로 쓸 글의 소재2 |
2021-01-18 | 155 | |
4380 |
마키는 엄청난 것을 주문했습니다4
|
2021-01-17 | 208 | |
4379 |
19세기에 태어난 사람을 만난 경험담2 |
2021-01-17 | 145 | |
4378 |
유명인이 나온 꿈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2 |
2021-01-16 | 144 | |
4377 |
평온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가운데 Happy Around Days2 |
2021-01-15 | 164 | |
4376 |
감기 때문에 휴가를 냈었어요3 |
2021-01-14 | 164 | |
4375 |
오리너구리의 특이한 유전자와 치와와 괴담2 |
2021-01-13 | 168 | |
4374 |
부동산시장 혼란상을 관통하는 의외의 한 논점2 |
2021-01-12 | 184 | |
4373 |
묘하게 잘못 읽게 되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 |
2021-01-11 | 148 | |
4372 |
굳이 지방거주를 폄하해야 하나... |
2021-01-10 | 139 | |
4371 |
"탱커(Tanker)" 를 "유조선" 으로 번역할 수 없는 이유 |
2021-01-09 | 150 | |
4370 |
신년의 시작은 전집중 호흡4
|
2021-01-08 | 174 | |
4369 |
오래전에 썼던 핸드폰을 찾았습니다.4 |
2021-01-07 | 146 | |
4368 |
하나의 글 안에서도 오락가락하는 사이시옷2 |
2021-01-06 | 148 | |
4367 |
상선피랍이라는 대형 괴사건으로 시작하는 올해10 |
2021-01-05 | 197 | |
4366 |
5.18 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에 의한 5.18 언급 전면금지 |
2021-01-04 | 679 | |
4365 |
아트홀에서 연재하는 소설에 짜투리 부록을 넣어봤습니다.8 |
2021-01-03 | 190 | |
4364 |
요즘 배우고 싶은 외국어에 대해서 조금4 |
2021-01-03 | 171 |
2 댓글
대왕고래
2021-01-31 21:06:13
저도 어렸을 때 양로원에서 할머니 친구분들을 많이 봤었네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은 없었지만, 아무튼 제가 기억하는 한 가장 나이많은 분들과의 만남이 그거였네요.
SiteOwner
2021-02-02 19:56:23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들과의 만남,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뭔가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나의 앞에 이렇게 오래 살아오신 분이 있고, 그분들의 눈으로 봐 온 세상과 지금 자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같은 세상이라도 정작 같게만은 보이지 않겠다는...
21세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20세기의 제 경험담을 들으면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같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