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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 영화 Spree를 봤습니다.

대왕고래, 2021-06-19 15:13:22

조회 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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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고 있더라고요.

뭔가 싶어서 보니까,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적 있는 거였어요.

"초월번역 甲 영화"였나, 그런 제목이었던가 그랬어요.


원제는 Spree, 마구잡이로 뭔가를 하는 "짓거리"를 의미하면서, Killing과 같이 쓰이면 "연쇄살인"이 되죠.

작중에서는 운전기사 앱 이름이기도 하고, 주인공의 직업이 이 앱으로 사람들을 태워주는 운전기사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이라는, 위의 내용들과 한참은 떨어진 상이한 제목이 되었어요.

상이하지만 내용을 본다면 저 제목만큼 와닿는 제목이 없죠. 다른 의미에서 본질을 찌른 제목이거든요.

정말 "초월번역 甲"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에요.


주인공은 SNS 라이브를 하는,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인터넷 방송인에요.

그런데 인기는 없어요. 2자리수를 채 못 찍거든요.

시청자의 관심이 없으면 못 사는 주인공은 결국 모두의 이목을 이끌 새로운 방송을 기획합니다.

카메라를 켜고, 사람들을 태워주면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팁"을 알려주는 방송 "더 레슨"이죠.


신호는 모두 어기고, 목적지까지 제대로 태워주기는 커녕 인적없는 수상한 곳으로 태워주지만, 그게 중요할까요?

본인의 방송 컨텐츠(링크, 초반부 스포일러)만 달성할 수 있다면 상관없죠. 그걸로 관심을 채울 수 있다면 더 좋고요.

그래도 모자란 관심을 채우기 위해서 주인공은 더더욱 악셀을 밟으며 밑도 끝도 모르고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브레이크를 부숴버린 그 끝이 어디까지 보고 있으면 불안하면서도 시선을 돌릴 수가 없어요.


이 영화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방송인들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중에는 유명하다는 DJ나, 인기많은 코미디 배우까지도 있죠.

마지막 코미디 배우와 주인공의 투샷 셀카 신은 어찌보면 이 영화의 주제, "관심종자"의 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 가장 인상깊네요.


좋은 영화였어요. 직접 보는 걸 추천드릴께요.

다만 본 영화의 장르가 "범죄", "스릴러"인 것만은 감안하시면서 보시길 바랄께요.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3 댓글

SiteOwner

2021-06-19 21:12:16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원제와 국내판 제목이 완전 딴판이지만, 그 국내판 제목이 초월번역인...

그리고, 이렇게 살짝 소개된 것만으로도 소름이 쫙 끼칩니다.


그러고 보니, 관심을 끌기 위해 별 미친 짓거리를 하는 건 예전도 지금도 여전하지요. 1980년대, 1990년대는 그게 학교나 지역단위에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전국은 물론이고 세계 단위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실제로 봤던 사례 중에 아주 황당했던 것으로는, 중학생 때 여교사의 관심을 끌려고 성기를 발기시켜 놓고 자위행위를 해서 정액을 뿌리던 같은 반 남학생이라든지, 군복무 때 훈련소에서 잠깐 이탈했다가 독사를 잡아서 팔에 감고 온 상태 안좋은 훈련병 같은 사례가 있었는데, 영화의 사례는 그걸 뛰어넘는군요.

게다가, 그 영화 Spree, 즉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은,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나쁘다고 비난하던 당신들, 내 방송 보고 즐겼잖아? 그럼 너희들도 훌륭하게 공범이야. 도덕군자인 체 하지 마!!"

대왕고래

2021-06-20 00:26:49

제가 본 학창시절 황당사건은 갑자기 선생한테 반말하면서 덤비고 싸우는 이상한 애 밖에는 없었는데...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례는 훨씬 많네요.

요즘 뉴스나 인터넷에서 보이는 관심 끌려고 이상한 짓 하는 경우는 셀 수도 없을 정도고요. 그 중에는 인터넷 방송인들도 있고, 뭐 별별 사람들 다 있죠.

생각하신대로, 저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이나 시청자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중에서 보이는 채팅창의 메세지들을 읽다보면, 주인공과 시청자의 차이는 직접 "저질렀냐" 아니면 보면서 부추겼을 뿐이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막만 보다보니 채팅창 쪽을 잘 안 봤는데, 채팅창에 주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네요. 감독이 영화 내에 나오는 채팅창 메세지 일일히 치려고 40일이나 밤을 샜다던데 읽어줘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요;;

마드리갈

2021-06-21 14:44:00

Spree라는 영화의 국내 개봉제목이 저렇게 된 이유, 확실히 알 것 같네요.

그리고, 저 영화는 일단 보면 사람을 훅 끌어당겼다가 서슴없이 돌바닥에 패대기칠 것 같네요. 오빠가 위의 코멘트에서 말한 것처럼, "너희들도 공범이야" 라고 말하면서.


이 영화에서도 인간은 도구화되네요. 철저히 조회수, 구독자수 등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 어디서든지 쉽게 조달되어 연쇄살인이라는 형태로 소비되는 도구. 최소한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영양과 맛과 즐거움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기억을 선사하며 소진되는데, 저 살인극에 동원되는 희생자들은 그보다도 못하네요.

프랑스의 가수 달리다(Dalida, 1933-1987)가 불렀던 1981년 발표곡인 "희극은 끝났다(C'est fini la com?die)" 가 생각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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