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이 더위가 진짜 사람을 산 채로 말려 죽이네요. 아래에 다른 근황을 적기는 하겠지만 이 더위 때문에 제대로 하고 있는지조차 생각을 못 할 지경입니다. 가뜩이나 아파트는 낡지, 창문은 열자니 밖에서 다 보이지, 그렇다고 열어봤자 더운 바람이나 들어오지, 에어컨은 없지... 신의 존재를 떠나서 진짜 알 수 없는 존재가 인구조절을 위해 장난을 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 이 더워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도무지 뭘 먹을 생각이 전혀 나질 않네요. 먹는다고 해야 생수하고 간단한 군것질이 전부입니다. 네,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 하는 건 맞죠. 그런데 알면서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더워서 기진맥진했다가 3일째에 나가서 양껏 먹고 집에 와서 쉬는 걸 반복하고 있는데, 제대로 건강 망치는 짓이긴 하죠. 진짜 죽겠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3-1. 번역은 뭐... 그저 그렇습니다. 일단 계속 진행중인 모 게임의 경우, 본편의 한글화는 끝났지만 개발진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저 자신의 자잘한 오역으로 인해 차기 대규모 업데이트 전까진 무보수로 계속 수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검수에 관해서는 일단 제가 한 실수인만큼 제가 고치는 게 맞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자잘한 언어의 번역 및 수정은 본편과 별개로 계산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이걸 그때그때 받기 애매해서 차기 대규모 업데이트 때 같이 정산해서 받기로 했는데, 목 놓아 기다리자니 계속 불안합니다. (그나마 본편 번역료는 들어왔지만요) 더구나 이 게임이 로그라이'트'(즉 엄밀히는 로그라이크가 아닙니다)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서 특정 커뮤니티를 제외하면 특별히 눈여겨보는 사람이 적은 것 같은데, 그런 해당 커뮤니티에서 한글화 붐이 빠지니까 평소의 냉소적인 태도로 되돌아가서 번역 이상하다고 까이는 글만 많아지니 심란하네요.
이미 RPG는 많이 해본 적 없다고 미리 이실직고하기도 했으니 뭐 까여도 할 말은 없지만, 그럴 거면 저는 왜 굳이 제 몸 상해가면서 새로운 단어 발굴하겠다고 그런 노력을 했는지... 이 쪽 직군이 크게 알려지는 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걸 당연시하자니 좀 서글프네요. (다시 보니, 게임이 얼리 액세스 상태로 계속 '개발 중'인 상태라 욕을 미리 먹고 거기에 제 오역도 곁다리로 까이는 것 같습니다. 완성된 게임이었을 때 제 오역이 지금처럼 지적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완성된 게임의 경우 오역은 적당히 웃음거리로 짚고 넘어갔던 걸 감안하면 지금보단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3-2. 그 밖에 이번 달 말까지 해야 하는 축구단 경영 게임(이라지만 풋볼 매니저 모조품)의 번역을 맡고 있습니다. 이 쪽은 애초에 본편을 번역기로 돌린지라 개발진이 인심써서 돈주고 본편 번역을 다시 하지 않는 이상 개선할 방법이 없다보니, 제가 맡은 추가 번역은 이러나저러나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할 게 훤해서인지 기분이 좀 낫습니다. 팀 내의 다른 언어 번역자들도 이 '따위' 게임, 속칭 '똥겜'은 이력서에도 안 써넣거든요. 처음부터 번역을 맡은, 즉 '전담'한 게임이어야 이력으로 내세울 가치가 있으니까요. 굳이 똥겜을 이력서에 넣어서 망신살 필요가 없는 거죠. 자잘한 단어들은 이미 끝내뒀으니, 이 게임은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마무리하고 보낼 겁니다.
4. 창작에 대해선... 앞서 적었듯이 더위 때문에 일상생활조차 버거울 지경이다 보니 머리도 안 돌아가고 있습니다. 막말로 지난주와 이번주는 진짜 폐인처럼 지낸 것 같네요. 그래도 생각 자체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가능하니까 몇 가지 좋은 생각이 나기는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얼른 가을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더위 때문에 진짜 죽겠네요.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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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마드리갈
2021-07-21 23:33:18
요즘 참으로 덥죠. 게다가 중부지방, 특히 서부가 덥다고 해요.
더운 날씨에 아무쪼록 건강에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몇 가지 좋은 생각이 난 것은 천만다행이예요. 잘 살리시길 기원할께요.
운영진으로서 말씀드려야 할 것이 2가지 있어요.
첫째, 거친 표현에 대한 것. 여러 심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놈의" 같은 거친 표현은 포럼에서는 지양되어야 해요. 이런 표현이 범람하게 되면 포럼의 기풍이 손상될 위험이 증대되어요. 그리고, 여기서는 아주 엄격한 격식을 요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의 범람까지는 허용할 수 없어요. 이용규칙 총칙 제3조와 게시판 제10조에 따라 해당 표현은 삭제해 주시길 바랄께요.
둘째, 다른 커뮤니티에 대한 것. 이 글 직전에 작성해 주신 WHY SO SERIOUS? 에서 오빠가 다른 커뮤니티에 대한 언급에서 그 글에서의 수준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코멘트로 언급했어요. 분쟁유입으로 여겨질 수 있기도 하고 포럼 운영진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커뮤니티에 대한 험담으로 보일 수도 있어서 묵과할 수만은 없어요. 그래서 이용규칙 총칙 제4조 및 금지사항 제4조에 따라 그 부분은 삭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다음 로그인에서 24시간 내에 권고사항을 이행해 주시길 부탁드릴께요. 운영진이 최대한 회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더라도 엄연한 한계가 있으니까요.
Lester
2021-07-22 13:44:39
지적하신 표현은 전부 수정했습니다.
마드리갈
2021-07-30 14:23:17
그러면 이번에는 보충 코멘트.
창문설치형 에어컨의 도입은 고려하셨나요? 그거라면 창문의 위치에 따른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주문하면 납기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지만...
지금은 정말 덥다 보니 이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아가야 해요.
그리고, 찬 것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아요. 소화기관에 저온의 음식물이 계속 유입될 경우 소화기관의 체온이 많이 떨어져서 체온회복을 위한 부하가 많이 걸려서 문제가 되니까요. 저는 일부러 뜨거운 호지차를 자주 마신다든지 해서 컨디션 저하를 막고 있기도 해요.
번역을 담당하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아주 자세하게 코멘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겠죠. 하드웨어의 문제와 달리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니까 앞으로도 수정보완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그러니 너무 의기소침해 하실 건 아니라고 봐요.
Lester
2021-07-30 17:11:43
1. 이쪽 동은 다른 동보다 전기 수급이 적어서 몇 세대 이상 에어컨을 돌리면 전력이 부족해서 동 전체 전기가 다 나갑니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에어컨을 설치하지도 못할 것 같아요.
2. 뭐, 그런 의미에서 시내 카페 등의 냉방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다소 후끈후끈하다 보니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
3. 일단 문제가 되는 게임은 얼른 업데이트나 정식 출시가 돼서 손을 뗐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러면 큼지막한 수입이 끊기게 되니 참 계륵이죠. 그저 최선을 다했음에도 알아주지 않으니까 답답할 뿐입니다.
SiteOwner
2021-08-02 21:18:38
정신없는 더위가 지속되다가 요즘은 또 비가 많이 오는군요. 분명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손놓고 있고 싶은 계절입니다. 그래도 몸이 상하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잘 하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어떻게든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안 그러면 사람들은 타인의 이해심을 이용하여 자기 권리는 지키고 남의 권리는 무시합니다. 그래서, 번거로우시더라도 어떤 권리가 얼마만큼 있고 그래서 정당하게 정산받아야겠다고 어필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건 안되지만, 모든 것을 이력서에 기입할 필요도 없고 그래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특히 사안이 선택적으로 입력해도 되는 것이라면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이 입추입니다. 그리고 음력으로는 6월이 끝나고 7월이 시작되니 가을이 곧 옵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많이 나아질 것입니다.Lester
2021-08-03 21:51:14
(본문에서의 언급은 구글링 등에 의한 역추적 및 분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삭제했습니다.)
물론 저 자신은 해당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잘 한 번역이라고도 특별히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이력서 상에서도 크게 강조할 생각은 없습니다. (모든 번역이 그렇겠지만) 게임번역도 서류전형보다는 실질적인 테스트에서 판가름이 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해당 건을 완벽히 마무리짓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견도 다른 곳에서 물어보면 또 반응이 다르겠죠.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