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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Hekate

블랙홀군, 2015-04-03 01:37:05

조회 수
134

*일단 본문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가 하나 더 있는데

(위) 트와일라잇. 더스크와 함께 헤카테의 친위대입니다. 헤카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지니고 있는 열쇠를 통해 마법을 사용합니다. 

(아래) 더스크. 헤카테의 친위대로, 헤카테의 저주를 받은 대상이 사망할 때 그 영혼을 깜깜한 공허로 집어삼켜버립니다. 


----------


약제사들이 찾아 헤맨다는 그 꽃, 헤카테. 

그리고 그 꽃을 피울 수 있는 유일한 꽃의 주인도 헤카테. 

그리고 헤카테의 밑에서 마법을 배우고 있는 세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의 여자와 한 사람의 남자. 

그리고 비극이 시작되었다. 


「너는 나의 수목이 있는 곳에는 발도 들일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수목이 있는 곳에 발을 들인다면 황혼이 너를 뒤쫓을것이며, 

또 다른 황혼이 너의 영혼을 집어삼킬 것이다. 」


----------


"스킬라, 왜 그래? 어디 아파? "

"으응...? 아, 아니야... "

"참, 나 오늘 글라우코스에게 고백하려고 하는데... 이 옷이 나을까, 이 옷이 나을까...? "

"으...음... 그, 글쎄... "


스킬라는, 키르케와 같이 헤카테의 아래에서 마법을 배우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인 글라우코스를 키르케는 짝사랑하고 있었고, 스킬라 역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러했다. 

둘은 헤카테의 밑에서 마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친해져, 지금에 이르렀다. 


스킬라는 자신도 글라우코스를 좋아한다는 걸 얘기할 수 없었다. 

아마도 싸우게 될 지도 모르고, 글라우코스쪽에서 스킬라가 아닌 키르케를 좋아한다면 어떨까. 

스킬라는 키르케와 헤어져 평소 거닐던 숲길늘 거닐러 갔다. 


"글라우코스, 여기 있었네. "

"아, 키르케. "

"오늘 시간 있어? 나 너한테 할 얘기가 있는데... "

"시간이야 괜찮지. 무슨 일인데? "


오늘따라 글라우코스의 푸른 머리가 하늘을 닮은 것 같았다. 

심장이 뛰는 걸 애써 참으며, 키르케는 글라우코스를 데리고 숲길로 갔다. 

단 둘이 숲길을 거닐어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좋았다. 


"이렇게 둘이 있으니까 좋다... 넌 어때? "

"나, 나도 좋네... 그런데 할 얘기라는 게 뭐야? "

"아, 저기...... 글라우코스... "


키르케는 잠깐 뜸을 들였다. 

이대로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나, 널 좋아하고 있었어. 처음으로 헤카테님의 밑에서 마법 수업을 들을 때... 그때부터 널 마음에 두고 있었어. "

"...... "


글라우코스는 할 말을 잃은 듯, 걸음을 우뚝 멈췄다. 

너무 놀라서 그런걸까 싶었던 키르케의 예상과 달리,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밤하늘을 가득 담은 눈에서 난감하다는 게 읽혀졌다. 


"미안.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

"...... "

"미안해, 키르케. 난 그 고백, 받아줄 수 없어. 난 스킬라를 좋아하고 있거든... 그 자리에 네가 들어올 수가 없어. "

"...... "


눈에서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상심한 것 보다도, 스킬라에 대한 증오가 끓어올랐다. 


"......글라우코스. 네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스킬라 그 아이 역시 가질 수 없을거야... "


키르케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키르케는 약장을 뒤졌다. 약장에는 며칠 전, 헤카테에게서 받았던 헤카테 꽃이 한 송이 남아있었다. 

약초와 헤카테 꽃을 넣고 끓인 키르케는, 스킬라가 자주 가는 샘물에 그것을 떨어트렸다. 

효과는, 헤카테를 넣고 만든 약답게 뛰어났지만 문제가 있었다. 


"헤카테님, 저 왔어요. "

"키르케. 스킬라는 왜 같이 오지 않았지? "

"스킬라요? 왜요? "

"아직 수업에 오지 않아서, 같이 오는 줄 알았어. "

"아, 조, 조금 늦나보죠... 글라우코스는요? "

"먼저 와 있다. "

"아... 그럼 저 들어가볼게요. "


손에 들고 있는 꽃가지로 무언가를 들여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아무것도 아닌 모양이다. 

저주했다는 걸 알아채지 못 한 것이라고 키르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아니. 넌 들어갈 수 없어. "


헤카테는 키르케를 막아섰다. 

그녀를 가로막는 헤카테를 무시하고 들어가려고 하자, 그녀는 나뭇가지 끝으로 그녀를 가리켰다. 


"여기서 더 저항하면 그 때는 친위대를 부를 수밖에 없다. "

"그게 무슨...... "

"내가 분명히 말했지. 마법은 사람을 해하는 데 쓰면 안 된다고. 그런데 너는 글라우코스가 너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스킬라를 저주했더구나. "

"그, 그걸 어떻게...? "

"스킬라가 어제 나를 찾아왔었다. 내 꽃으로 만든 약으로 해독이 안 되는 것은, 내 꽃을 넣고 만든 물약뿐이지. 그리고 내가 최근 꽃을 줬던 사람들은 너, 스킬라, 그리고 글라우코스였다. ...글라우코스가 스킬라를 저주했을 리는 없겠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저주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제가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걸요? "

"너는 내가 애먼 사람을 몰고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난 다 보고 있었는데. "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모르겠네요. "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는 키르케를 비웃기라고 하는 듯, 헤카테는 들고 있던 꽃가지에 핀 꽃 하나를 가리켰다. 

그 꽃은 다른 꽃들과 달리 꽃봉오리를 닫은 채였다. 


"이 꽃은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꽃. 그리고 이 꽃은 모든 것을 보는 꽃. 나는 스킬라의 모습이 바뀐 걸 보고 내막을 들어다봤다. 그 약을 부은 사람, 그리고 만든 재료까지 전부 다. ...네가 거짓된 자라고 꽃이 말을 하는구나, 키르케. "

"...... "

"사랑을 뺏겼다고 친우를 저주하다니, 거기다가 내가 부탁했던 것도 어기고 거짓말까지...... 너는 여기에 발을 들일 수 없다. 너때문에 눈물짓고 있을 스킬라를 보면 천벌이라도 내리고싶구나. "

"그, 그건...... 스, 스킬라가 없으면 분명...... 분명 글라우코스도 저를 좋아해줄거라고...... "

"아니, 틀렸어. "


결계 안에서 글라우코스가 나왔다. 

그는 흉하게 변해버려 울고 있는 스킬라와 함꼐였다. 


"난 스킬라의 외모를 보고 사랑했던 게 아냐.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그녀의 따뜻한 성격을 볼 수 있었기때문에 사랑했던거야... 단지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우까지도 저주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면, 끔찍해... 정말 끔찍해. "

"......! "

"난 지금 이대로라도 스킬라를 사랑해. 스킬라가 이렇게 변하면 내가 너한테 갈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면 틀렸어. 헤카테님께 모든 내막을 듣고, 정말 경악했어. 키르케, 넌 정말... 무서운 여자야. "

"너마저...... "


글라우코스의 두 눈에 분노가 가득했다. 

그 옆에서 스킬라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됐는데도 왜 좋아해주지 않는거지? 키르케는 스킬라를 향해 덤벼들었다. 

글라우코스가 그런 키르케를 막아서려던 찰나, 갑자기 방패가 생겨나는가 싶더니 낯선 여자가 튀어나왔다. 

트와일라잇, 헤카테의 친위대라고 부르는 그녀가 직접 나왔다. 


"한 발만 더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군... "

"...... 구제불능인 녀석을 제자로 두었구나. 이건 내 불찰인 것 같군... 수고했다, 트와일라잇. "

"아닙니다. 저는 헤카테 님의 명령에 따라 이 둘을 보호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

"...... 그럼 다시 명령을 내리겠네... 이 녀석을 감시해줘. 그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그리고 더스크에게, 그 목숨이 끝나는 날 영혼을 공허로 끌고갈 것을 명한다고 전해. "

"알겠습니다. "


트와일라잇이 살짝 목례를 하고 사라지자, 헤카테는 분노에 찬 눈으로 키르케를 바라봤다. 


"너는 나의 수목이 있는 곳에는 발도 들일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수목이 있는 곳에 발을 들인다면 황혼이 너를 뒤쫓을것이며, 또 다른 황혼이 너의 영혼을 집어삼킬 것이다. "


그리고 헤카테가 들고 있던 꽃가지가 살짝 빛나는가 싶더니, 한 줄기 빛이 키르케를 비췄다. 


"너의 그 더러운 저주로 오염된 샘은 정화되려면 수백년이 걸릴 것이다. 나의 꽃으로 만든 물약은 나의 꽃 한 송이 분량으로는 해독이 안 될테니 자연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 ...거기다가 친우를...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와 했던 약조를 어기면서까지 저주했다는 게...... 너의 죄는 평생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살아있으면서 속죄하고, 그 목숨이 다 하면 공허에서 계속해서 속죄해나가라. 나에게 용서받는 그 날까지. "

"헤... 헤카테님! "

"자비가 많은 이라 할지라도 너는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나 이외에 어느 누구도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가서 헤매거라, 나의 수목이 없는 곳에서. "


헤카테는 키르케를 내보냈다. 

여전히 분노에 차 있는 그녀는, 영겁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키르케를 용서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헤카테의 수목이 없는 곳으로 가지 않으면, 아마 키르케를 황혼이 뒤쫓고 황혼이 집어삼키겠지. 

블랙홀군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2 댓글

마드리갈

2020-01-13 20:34:19

가질 수 없으면 파괴해 버리겠다는 건가요.

그리고, 신념의 굳기는 그렇게 돌변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걸까요.

참으로 무섭고 끔찍하기 짝이 없어요.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모종의 사건이 생각나서 특히나 더욱 예민하게 느껴지네요. 피를 나눈 친척이라는 사람이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요.

SiteOwner

2020-02-24 23:53:59

지독하군요. 그리고 너무도 잔혹한 저주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하긴, 제가 헤카테라도, 키르케를 용서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논리학에서 사용되는 몇 가지의 비유 중 "우물에 독 풀기" 라는 게 있는데, 사전적인 의미 자체도 고약하지만 이 회차를 읽으니까 더욱 몸서리쳐질 일입니다.


그런데 현실에 이런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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