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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거기 너희들! "
뒤에서 두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후드를 뒤집어 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드라이는 심장이 쿵쿵거리는 게 밖에서도 들릴 것 같았다.
"응? 너희들도 교인인가? "
"아뇨, 저희는 여기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서는 하얀색 옷은 입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검은 색으로 뒤집어 쓰고 왔습니다만. "
"우리의 교리를 알고 있는데다 관심까지 있다니! 정말 환영해! 어서 들어와. 모르는 게 있으면 이것저것 물어봐. 다 가르쳐 줄게. "
파이로의 능청스러운 거짓말 덕분에, 들키지 않고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다. 아니, 상대방은 오히려 두 사람의 입장을 환영하는 것 같았다.
건물 밖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었지만, 문만은 검정색이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하얀 건물만 보여서 몰랐지만, 문을 보니 확실히 이들의 본거지인 것 같았다.
"우리는 하얀 옷을 입지 못 하는 것 외에도, 하얀 물건을 만져서도 안 되는 것 때문에 문만큼은 검은 색으로 칠해두고 있어. 그나저나 이 마을에 있었으면서 우리를 배척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우리의 교인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오는 경우는 드문걸! 나 정말 감동받았어... "
"그... 그렇습니까...? "
"응. 자, 자, 사양 말고 들어와. "
건물 벽이며 바닥이며 전부 검정색이다. 벽과 바닥은 광택이 있는가 없는가로 구별할 수 있었다. 파이로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드라이에게 최대한 이것저것 물어볼 것을 부탁하고, 벽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하얀색 옷은 입으면 안 되는 건가요? "
"그건, 우리가 믿는 신님께서 하얀색 옷을 싫어하시기 때문이지. 하얀색 물건같은 것도 싫어해서 이 안은 전부 검정색이야. "
"하지만 건물 밖은 하얀색이던데... "
"아, 그건 검은 대리석이 없어서... 뭐, 어쩔 수 없지. 나중에 검정색으로 도색하려던 참이었어. 그래도 눈에 너무 띄지 않는 편이 좋으니까... "
"여기서 믿는 신은 어떤 신인가요? "
"여기서 믿는 신은 예수나 부처같은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야. 여기에 정말로 존재하시고, 우리를 위해서 은총을 내려주시지.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로서 허물 없이 지낼 수도 있는 존재야. 그런데 그 배경 화면에 그거 말야... "
교인은 드라이의 핸드폰에 배경화면으로 위장한 채 떠오른 애쉬를 가리켰다.
"아, 이... 이거요? "
"혹시 여자친구야? "
"아, 아뇨... 아는 사람이 소개시켜줄까 하고 보내준 사진인데, 너무 예뻐서... "
"그렇군... 자, 이 쪽으로 가면 본당이야. "
드라이가 애쉬와 본당을 둘러볼 동안, 파이로는 벽을 통과해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온통 까만 색이라 걸어다니면서 헤매기는 곤란했다.
'이거야, 원... 뭐가 이렇게 복잡해? '
본당으로 가는 길 주변을 둘러보던 파이로는 벽 한쪽에 무언가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스위치인 모양이었다. 그녀는 스위치가 있는 바로 옆의 벽 속으로 들어갔다.
'어라, 여기 또 복도가 있잖아? '
벽 속의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감옥 같은 공간이 가득 있었다. 적막한 복도를 뒤로 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보니, 안에서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인간인가... '
그 중 하나의 방으로 들어가보니, 여자 하나가 갇혀있었다. 빵과 소금, 그리고 물만을 식사로 넣어준 채 한쪽 발은 족쇄로 묶어두었다. 너덜너덜한 옷을 걸친 채로, 그녀는 삶을 포기한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원래 머리가 어땠는지 모를 정도로 심하게 헝클어진 머리가 여기에 꽤 오랫동안 갇혀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다.
그녀는 바깥이라곤 구경도 못 했는지, 반츰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곳에 인간이...? '
"이봐. "
"히익- 누, 누구세요? 다, 당신도...? 나, 난 아직 때가 아니야! "
"쉿, 진정해. 난 샤테니히츠가 아냐. 후드를 쓰고 있는 건 여기에 의심 없이 들어오기 위해서 그런 것 뿐이야. "
"저, 저, 정말요...? 휴우...... "
"그래. ...이 곳에 인간들이 갇혀있는거야? "
"네... 저 말고도 많이 갇혀있어요... "
"왜? 뭔가 잘못한 거라도 있어? "
"아뇨... 전 정말로 잘못한 게 없어요, 그냥 길을 가다가 누가 길을 물어보면서 같은 방향이라며 태워주겠다고 해서 차를 얻어탔을 뿐인데... 눈을 떠 보니까 여기였어요... "
"그럼 납치당한건가... "
"집에... 아니,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흐윽... "
그녀는 슬프게 울고 있었다. 여기에 갇혀 지낸 지 꽤 오래 된 모양이었다.
"사실 우리는 여기에 납치된 사람을 하나 찾고 있거든... 혹시 츠바이 가로아라고 알아? 위로 오빠가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는데, 파쿠르를 즐겨 하는데... "
"아아... 얘기는 들은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츠바이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하지만 츠바이는 여기 없을거예요. 츠바이는 우리랑 달리 제물이 아니라 '그릇'으로 쓴다고 하던걸요... "
"그릇...? 그게 무슨...? "
"신을 강림시키는 그릇이라던가...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
"그럼 츠바이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는 얘기지? "
"네... "
"흐음... "
그릇. 신을 강림시키는 그릇. 그렇다면 츠바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쪽에서 목소리를 들었다면 분명 이 곳 어딘가에 있다는 소리인데.
"제가 듣기로는, 이주일 후에 신을 강림시키기 위한 의식을 한다고 들었어요. 그 때까지 츠바이는 계속 갇혀있어야 한대요... 그 떄가 되면 저희도 죽을거예요... "
"괜찮아, 내가 널 꼭 구해줄게. "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흐윽...... "
울먹이는 여자를 토닥여준 후, 파이로는 밖으로 나와 다시 복도를 걸었다. 휴대전화 라이트로 비춰보니, 복도 끝 벽에 스위치가 보였다. 그 주변을 자세히 비춰 보니, 바닥에 문이 보였다. 똑똑 두드려 보니, 주변 바닥과 소리가 달랐다.
'여기가 문인가... '
파이로가 스위치를 누르자, 바닥이 열리고 밑으로 가는 계단이 나왔다. 천장을 따라 붉은 등이 달려있고, 등을 따라 가니 커다란 철창이 보였다. 철창 옆은 자물쇠로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파이로는 손쉽게 그 안을 관통할 수 있었다.
'!!'
그 안은 아까 만났던 여자의 방과는 달랐다. 상당히 깨끗했고, 방금 먹다 남겼는지 스테이크가 한 접시 놓여있었다. 그 안에 있는 여자의 손발에는 어떠한 것도 채우지 않았고, 머리 역시 깨끗하게 빗겨진 상태였다. 여자는 파이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 여기는 어떻게...? "
"쉿. 나는 샤테니히츠가 아니야. 네가 혹시 츠바이 가로아니? "
"네... 제가 츠바이 가로아예요. "
"드디어 찾았군... ...식료품점에 다녀온다는 후로 소식이 없어서, 네 오빠랑 남동생이 걱정하고 있어. 두 사람의 부탁으로 너를 구하러 왔어. "
"정말요...? 오빠... 오빠는 잘 지내고 있어요? 또 끼니 그러는 건 아니죠? 파쿠르만 한다고 늦게 잔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
"응. 잘 지내고 있으니까 안심해. ...그런데 이 스테이크는...? "
"모르겠어요... 매 끼니마다 이게 나와요. 저를 보고 그릇이니 뭐니 하면서, 이걸 먹이곤 그냥 가 버려요. 집으로 가고 싶어요... "
"내가 널 꼭 구해줄게. 조금만 기다려. 이주일 후에 의식이 있을 거란 얘기는 들었어. "
"그렇군요... 위에 갇힌 사람들도 만나보신거예요? 하지만, 여기를 들키지 않고 들어올 수는 없는데... "
"난 유령이니까. 벽같은 건 얼마든지 통과할 수 있지. "
"아아...... "
츠바이는 파이로에게 작은 로켓을 건넸다.
"이걸 가져가세요... 그리고 오빠에게 제가 무사하다고 전해주세요. "
"응, 알겠어. "
로켓을 건네받은 파이로는 다시 위로 올라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와 보니, 본당을 다 둘러보고 나왔는지 드라이가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요? 츠바이 누나는 찾았어요? "
"응. 이 로켓을 전해달라고 하던데... "
"이건...? "
"...? "
"엄마의 유품이예요... 츠바이 누나가 소중히 가지고 있던 건데...... "
"츠바이는 괜찮다고 전해달래. 그나저나... 애쉬는 뭐 발견 했어? "
"아주 끔찍한 걸 발견했지. "
"...... 일단 돌아가서 얘기하자.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파이로와 드라이는 검은 후드를 벗어던졌다. 마침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인이 두 사람을 맞았다.
"드라이! "
"니 동생이 너 늦잠 자는 거 아닌지 걱정하데. "
"...츠바이를 만나고 오신 건가요? "
"난 유령이라서. 적당히 시간만 끌어준다면 뭐, 상관 없지. 너 끼니 거르지 말래. "
"츠바이... "
"드라이, 최단 경로는 계산했지? "
"빠져나오는 루트까지 계산했습니다. "
"좋아. "
"그나저나 애쉬 씨, 뭘 보셨길래... "
"그 녀석들이 신이라고 모시는 녀석 말야. "
애쉬는 드라이와 같이 했기 때문에 본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이와 함께 그들이 모시는 신을 같이 봤던 것이다.
"괴이였어. "
"뭐? "
"괴이라고. "
"괴이라면... 어떤 종류의......? "
"우소가미. "
"!!"
그렇다면 그들이 신으로 모시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신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은 괴이였던것인가?
뒤에서 두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후드를 뒤집어 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드라이는 심장이 쿵쿵거리는 게 밖에서도 들릴 것 같았다.
"응? 너희들도 교인인가? "
"아뇨, 저희는 여기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서는 하얀색 옷은 입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검은 색으로 뒤집어 쓰고 왔습니다만. "
"우리의 교리를 알고 있는데다 관심까지 있다니! 정말 환영해! 어서 들어와. 모르는 게 있으면 이것저것 물어봐. 다 가르쳐 줄게. "
파이로의 능청스러운 거짓말 덕분에, 들키지 않고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다. 아니, 상대방은 오히려 두 사람의 입장을 환영하는 것 같았다.
건물 밖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었지만, 문만은 검정색이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하얀 건물만 보여서 몰랐지만, 문을 보니 확실히 이들의 본거지인 것 같았다.
"우리는 하얀 옷을 입지 못 하는 것 외에도, 하얀 물건을 만져서도 안 되는 것 때문에 문만큼은 검은 색으로 칠해두고 있어. 그나저나 이 마을에 있었으면서 우리를 배척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우리의 교인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오는 경우는 드문걸! 나 정말 감동받았어... "
"그... 그렇습니까...? "
"응. 자, 자, 사양 말고 들어와. "
건물 벽이며 바닥이며 전부 검정색이다. 벽과 바닥은 광택이 있는가 없는가로 구별할 수 있었다. 파이로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드라이에게 최대한 이것저것 물어볼 것을 부탁하고, 벽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하얀색 옷은 입으면 안 되는 건가요? "
"그건, 우리가 믿는 신님께서 하얀색 옷을 싫어하시기 때문이지. 하얀색 물건같은 것도 싫어해서 이 안은 전부 검정색이야. "
"하지만 건물 밖은 하얀색이던데... "
"아, 그건 검은 대리석이 없어서... 뭐, 어쩔 수 없지. 나중에 검정색으로 도색하려던 참이었어. 그래도 눈에 너무 띄지 않는 편이 좋으니까... "
"여기서 믿는 신은 어떤 신인가요? "
"여기서 믿는 신은 예수나 부처같은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야. 여기에 정말로 존재하시고, 우리를 위해서 은총을 내려주시지.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로서 허물 없이 지낼 수도 있는 존재야. 그런데 그 배경 화면에 그거 말야... "
교인은 드라이의 핸드폰에 배경화면으로 위장한 채 떠오른 애쉬를 가리켰다.
"아, 이... 이거요? "
"혹시 여자친구야? "
"아, 아뇨... 아는 사람이 소개시켜줄까 하고 보내준 사진인데, 너무 예뻐서... "
"그렇군... 자, 이 쪽으로 가면 본당이야. "
드라이가 애쉬와 본당을 둘러볼 동안, 파이로는 벽을 통과해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온통 까만 색이라 걸어다니면서 헤매기는 곤란했다.
'이거야, 원... 뭐가 이렇게 복잡해? '
본당으로 가는 길 주변을 둘러보던 파이로는 벽 한쪽에 무언가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스위치인 모양이었다. 그녀는 스위치가 있는 바로 옆의 벽 속으로 들어갔다.
'어라, 여기 또 복도가 있잖아? '
벽 속의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감옥 같은 공간이 가득 있었다. 적막한 복도를 뒤로 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보니, 안에서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인간인가... '
그 중 하나의 방으로 들어가보니, 여자 하나가 갇혀있었다. 빵과 소금, 그리고 물만을 식사로 넣어준 채 한쪽 발은 족쇄로 묶어두었다. 너덜너덜한 옷을 걸친 채로, 그녀는 삶을 포기한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원래 머리가 어땠는지 모를 정도로 심하게 헝클어진 머리가 여기에 꽤 오랫동안 갇혀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다.
그녀는 바깥이라곤 구경도 못 했는지, 반츰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곳에 인간이...? '
"이봐. "
"히익- 누, 누구세요? 다, 당신도...? 나, 난 아직 때가 아니야! "
"쉿, 진정해. 난 샤테니히츠가 아냐. 후드를 쓰고 있는 건 여기에 의심 없이 들어오기 위해서 그런 것 뿐이야. "
"저, 저, 정말요...? 휴우...... "
"그래. ...이 곳에 인간들이 갇혀있는거야? "
"네... 저 말고도 많이 갇혀있어요... "
"왜? 뭔가 잘못한 거라도 있어? "
"아뇨... 전 정말로 잘못한 게 없어요, 그냥 길을 가다가 누가 길을 물어보면서 같은 방향이라며 태워주겠다고 해서 차를 얻어탔을 뿐인데... 눈을 떠 보니까 여기였어요... "
"그럼 납치당한건가... "
"집에... 아니,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흐윽... "
그녀는 슬프게 울고 있었다. 여기에 갇혀 지낸 지 꽤 오래 된 모양이었다.
"사실 우리는 여기에 납치된 사람을 하나 찾고 있거든... 혹시 츠바이 가로아라고 알아? 위로 오빠가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는데, 파쿠르를 즐겨 하는데... "
"아아... 얘기는 들은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츠바이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하지만 츠바이는 여기 없을거예요. 츠바이는 우리랑 달리 제물이 아니라 '그릇'으로 쓴다고 하던걸요... "
"그릇...? 그게 무슨...? "
"신을 강림시키는 그릇이라던가...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
"그럼 츠바이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는 얘기지? "
"네... "
"흐음... "
그릇. 신을 강림시키는 그릇. 그렇다면 츠바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쪽에서 목소리를 들었다면 분명 이 곳 어딘가에 있다는 소리인데.
"제가 듣기로는, 이주일 후에 신을 강림시키기 위한 의식을 한다고 들었어요. 그 때까지 츠바이는 계속 갇혀있어야 한대요... 그 떄가 되면 저희도 죽을거예요... "
"괜찮아, 내가 널 꼭 구해줄게. "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흐윽...... "
울먹이는 여자를 토닥여준 후, 파이로는 밖으로 나와 다시 복도를 걸었다. 휴대전화 라이트로 비춰보니, 복도 끝 벽에 스위치가 보였다. 그 주변을 자세히 비춰 보니, 바닥에 문이 보였다. 똑똑 두드려 보니, 주변 바닥과 소리가 달랐다.
'여기가 문인가... '
파이로가 스위치를 누르자, 바닥이 열리고 밑으로 가는 계단이 나왔다. 천장을 따라 붉은 등이 달려있고, 등을 따라 가니 커다란 철창이 보였다. 철창 옆은 자물쇠로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파이로는 손쉽게 그 안을 관통할 수 있었다.
'!!'
그 안은 아까 만났던 여자의 방과는 달랐다. 상당히 깨끗했고, 방금 먹다 남겼는지 스테이크가 한 접시 놓여있었다. 그 안에 있는 여자의 손발에는 어떠한 것도 채우지 않았고, 머리 역시 깨끗하게 빗겨진 상태였다. 여자는 파이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 여기는 어떻게...? "
"쉿. 나는 샤테니히츠가 아니야. 네가 혹시 츠바이 가로아니? "
"네... 제가 츠바이 가로아예요. "
"드디어 찾았군... ...식료품점에 다녀온다는 후로 소식이 없어서, 네 오빠랑 남동생이 걱정하고 있어. 두 사람의 부탁으로 너를 구하러 왔어. "
"정말요...? 오빠... 오빠는 잘 지내고 있어요? 또 끼니 그러는 건 아니죠? 파쿠르만 한다고 늦게 잔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
"응. 잘 지내고 있으니까 안심해. ...그런데 이 스테이크는...? "
"모르겠어요... 매 끼니마다 이게 나와요. 저를 보고 그릇이니 뭐니 하면서, 이걸 먹이곤 그냥 가 버려요. 집으로 가고 싶어요... "
"내가 널 꼭 구해줄게. 조금만 기다려. 이주일 후에 의식이 있을 거란 얘기는 들었어. "
"그렇군요... 위에 갇힌 사람들도 만나보신거예요? 하지만, 여기를 들키지 않고 들어올 수는 없는데... "
"난 유령이니까. 벽같은 건 얼마든지 통과할 수 있지. "
"아아...... "
츠바이는 파이로에게 작은 로켓을 건넸다.
"이걸 가져가세요... 그리고 오빠에게 제가 무사하다고 전해주세요. "
"응, 알겠어. "
로켓을 건네받은 파이로는 다시 위로 올라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와 보니, 본당을 다 둘러보고 나왔는지 드라이가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요? 츠바이 누나는 찾았어요? "
"응. 이 로켓을 전해달라고 하던데... "
"이건...? "
"...? "
"엄마의 유품이예요... 츠바이 누나가 소중히 가지고 있던 건데...... "
"츠바이는 괜찮다고 전해달래. 그나저나... 애쉬는 뭐 발견 했어? "
"아주 끔찍한 걸 발견했지. "
"...... 일단 돌아가서 얘기하자.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파이로와 드라이는 검은 후드를 벗어던졌다. 마침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인이 두 사람을 맞았다.
"드라이! "
"니 동생이 너 늦잠 자는 거 아닌지 걱정하데. "
"...츠바이를 만나고 오신 건가요? "
"난 유령이라서. 적당히 시간만 끌어준다면 뭐, 상관 없지. 너 끼니 거르지 말래. "
"츠바이... "
"드라이, 최단 경로는 계산했지? "
"빠져나오는 루트까지 계산했습니다. "
"좋아. "
"그나저나 애쉬 씨, 뭘 보셨길래... "
"그 녀석들이 신이라고 모시는 녀석 말야. "
애쉬는 드라이와 같이 했기 때문에 본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이와 함께 그들이 모시는 신을 같이 봤던 것이다.
"괴이였어. "
"뭐? "
"괴이라고. "
"괴이라면... 어떤 종류의......? "
"우소가미. "
"!!"
그렇다면 그들이 신으로 모시고 있었던 것... 그러니까 신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은 괴이였던것인가?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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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이야기] 면채색을 배워보자| 공지사항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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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소설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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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III-6. 종언| 소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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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II-6. Laplace's game 2_무기 없는 살인| 소설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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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II-4. 숨겨진 진실| 소설 2 |
2015-07-25 | 164 |
2 댓글
마드리갈
2018-07-31 15:31:22
사라진 츠바이 가로아는 살아 있었군요. 다행이예요.
그런데 그 츠바이 가로아를 찾으러 가는 길은 이소룡의 영화 용쟁호투에서 보이는 지하감옥같은 느낌이 나네요. 그런 감옥을 두고 있는 데에서부터 이미 정상적인 조직이 아닌 건 분명하겠죠. 용쟁호투의 무술대회 주최자 한은 마약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괴담수사대의 샤테니히츠는 괴이를 신으로 받드는 교단이고...
SiteOwner
2020-04-20 21:22:36
기묘하군요. 흰색을 싫어하지만 그 흰색으로 칠해진 건물이 그들의 정체를 감추는 방패가 되고 있다니...
그리고, 워낙 대외적인 인식이 좋지 않으니까 우호적인 외부인이 나오면 그들의 실체를 숨겨야겠다는 의식보다 반가움을 느끼는 무의식이 앞서 버립니다. 이렇게 의외의 면에서 허술함을 보이는 그 교단의 숭배대상은 결국 괴이였고...
역시 괴이를 믿으니까 행동의 일거수일거족이 괴이를 닮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