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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말 충격의 제품화 소식으로 파란을 몰고온 아마도 2023년 KATO 최고최대의 문제아(?).
2023년 5월말에 KATO에서 정가 49,500엔에 발매한 미국 화물 철도의 상징, 유니언 퍼시픽 "빅 보이" #4014 입니다.
네, 철도모형 오타쿠라면 누구나 한번쯤 인생의 로망으로 삼는다는 바로 그 차량이죠.
패키지.
기관차의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전용의 패키지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차나 이미지 일러스트가 아닌 실제품의 사진으로 뒤에는 같이 발매된 UP 워터텐더도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네요.
표준궤 차량이므로 스케일은 N 게이지의 국제 표준인 1/160 스케일로 보통의 일본제 열차보다 조금 작은 축척입니다.
크기비교 겸 적당히 옆에 있던 다른 기관차들의 패키지와 함께.
(모델은 HO 게이지 EF81형, N 게이지 D51형)
패키지 길이는 HO 게이지 패키지보다 아주 살짝 길고, 높이는 조금 낮은 정도의 크기입니다.
일반적인 N 게이지 기관차의 케이스와 비교해보면 이 차량이 얼마나 거대한지 짐작할 수 있죠.
내용물.
보호용 우레탄 안에 전용의 블리스터 포장으로 비닐에 감싸여 들어 있습니다.
설명서는 심플하게 모형을 케이스에서 빼내는 방법과 악세사리의 부착 방법만을 설명하고 있었네요.
또 차량의 특성상 해외 판매도 염두해둔건지 제품 패키지도 포함해 영어를 기본으로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네요.
부속품은 THE 심플.
별매의 FEF-03형이나 GS-4형 증기기관차에 장착할 수 있는 중련 연결용 너클 커플러와 빅 보이의 탄수차 후방 너클 커플러에 장착할 수 있는 커플러 핀이 전부. 돈만 있다면 꿈과 환상의 빅 보이 2중련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무래도 빅 보이 두대는 무리네요.
유니언 퍼시픽 철도 4000형 증기기관차 "Big Boy"
가파른 와사치 산맥(Wasatch Range)을 힘 세고 강한 기관차 하나로 돌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ALCO(American Locomotive Company)에 의해 제조된 화물 운송용 초대형 텐더식 증기기관차 입니다. 미국 중서부를 아우르는 광대한 철도 네트워크를 가진 유니언 퍼시픽에게 있어 최대의 골칫거리중 하나는 서부와 중부를 오갈때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거대한 록키 산맥의 존재였죠.
와사치 산맥은 그런 록키 산맥에 속한 가파른 산맥으로 고저차는 약 3미터. 뒤에 3,300톤의 화차를 이끌고 3미터의 고저차를 넘는다는 것은 기관차에게 있어 말도 안되는 고행이었기 때문에 중련 연결 운전 등의 번거로움을 해결하기위해 1941년부터 제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태어난 4000형 증기기관차는 전장 40.47미터, 전폭 3.35미터, 전고 4.94미터, 총중량 545톤(메트릭톤)을 자랑하는 거구에, 25.4톤의 석탄과 25,000 US갤런(94,695리터)의 물을 보일러에서 불태우며?최대출력 6,290마력의 파워를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괴물 기관차였죠.
이런 류의 초대형 기관차는 대부분 기술시험용 시제차가 조금 만들어지는데 그치는게 일반적이었지만 빅 보이는 차량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양산되었다고 할만한 25대가 생산되었고, 오직 이 기관차를 위한 전용 전차대와 보급 시설도 준비되었습니다.
제품의 차량은 최근 동태복원된 것으로 유명한 4014호기.
1941년 11월 제조되어 북미 대륙을 주파하던 이 차량은 증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어가던 시대상에 따라 1959년에 현역에서 은퇴.?
캘리포니아 주 포모나(Pomona)에 위치한 철도 박물관(RailGiants Train Museum)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편, 2013년부터 빅 보이의 복원 계획이 시작, 2016년 7월부터 와이오밍 주 샤이엔(Cheyenne)에서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받기 시작한 4014호기는 2019년 5월에 복원 작업이 완료되며 차적이 복구됩니다.
이렇게 20세기 미국 화물 철도를 상징하는 초거대 기관차는 은퇴한지 60년만에 다시금 현역으로 복귀하게 되었죠.
정면.
애칭 "Big Boy"의 유래는 제조 당시 공장 직원 누군가가 보일러에 분필로 그린 낙서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라면 주행구간에서 따와 "와사치"가 될 예정이었던 4000형 기관차의 이름은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기관차의 별명이 "큰 소년"이라는 언밸런스함 덕분인지 그대로 이 차량의 애칭으로 굳어지게 되었죠.?
연실문에 적힌 "Big Boy" 낙서는 2919년 복원 완료 당시에 이 일화에서 따와 그려진 것이라고 합니다.
유니언 퍼시픽의 로고 마크와 함께, 미국제 기관차의 특징적인 종도 빠짐없이 재현되어 있네요.
구동륜.
빅 보이는 거대한 크기와 압도적인 카탈로그 스펙 말고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4-8-8-4(UIC 표기법으로 2'DD2') 차륜 배치를 가지는 기관차로도 유명하죠. 4쌍의 동륜을 1개조로 묶어 하나의 동력 유닛을 구성하고, 이 동력 유닛을 2조 탑재하고 전방의 동력 유닛만 선로를 따라 회전하며 방향을 잡는 유니크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KATO는 이 실차 특유의 구동 메커니즘을 재현하기위해 각각의 동력 유닛에 각각 모터를 탑재, 즉 아마도 KATO에서 발매한 기관차 모형을 통틀어 유일하게?기관차 1대에 코어레스 모터를 2기 탑재한 차량. 또 실차는 전방 구동 유닛만 회전하지만 제품은 전후방 모두가 회전하도록 재구성하였고 이에 따라 이 빅 보이, 놀랍게도 이 덩치에 일본제 협궤 기관차들과 같은 R282가 최소 통과 반경입니다(...).
메이커의 해설에 따르면 앞쪽 구동 유닛이 기관차를 전진시키는 역할, 뒤쪽 구동 유닛이 화차를 이끄는 역할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6,290마력의 파워를 만들어내는 빅 보이의 심장.
일본제 기관차와 다르게 밀폐형 운전석이라 화실을 보려면 일단 운전석을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다른 기관차의 두세배에 달하는 초대형 기관차의 크기에 걸맞게 이 또한 어지간한 기관차만큼 거대한 탄수차.
실차는 기관차와 연결되는 2축 회전 대차와 5축 고정 대차라는 범상치 않은 구조를 갖추고 있고, 모형은 기관차와 연결되는 앞 2축, 화차와 연결되는 뒤 2축이 회전 대차이며 중간의 3축은 좌우로 슬라이드하면서 앞뒤 회전 대차의 회전각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덩치에 상응하는 용량을 지닌 탄수차는 물과 석탄을 만재했을 경우 빅 보이를 풀 파워로 두시간을 달리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관차 뿐만 아니라 탄수차 역시 가히 규격 외의 크기와 성능을 자랑하고 있네요.
증기기관차용 시설이 많이 사라진 현재는 연료 보급 문제로 이마저도 모자라 워터 텐더(Water Tender)라는 급수차가 편성에 부속되죠.
처음엔 5만엔이라는 가격을 듣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싼거 아니야?" 했지만 실물을 직접 본 감상은 과연 KATO.
메이커에 따르면 부품수는 일본제 기관차의 두배를 상회하는 약 400여개의 부품수로 조립되었다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기관차의 표면을 복잡하게 가로지르며 얽히고설킨 파이프라인의 묘사나 각부의 리벳 표현, 빅 보이 최대의 감상 포인트인 2쌍의 구동부 까지.?
본인들도 철도모형 전문 메이커로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기에 회사의 모든 것을 들이부었다고 해설하였고, 세계 최대의 증기기관차로 유명한 실차의 네임벨류도 어마어마하다보니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실물을 직접 보고 만져본 감상은 5만엔이라는 가격대가 저절로 납득이 가는 퀄리티 였네요.
이하 보유중인 다른 증기기관차들과 함께.
일본의 가장 표준적인(?) 증기기관차, D51형 498호기와 함께.
스케일만 놓고보면 협궤형인 D51형은 1/150, 표준궤형인 빅 보이는 1/160으로 빅 보이 쪽이 살짝 작은 편...
...작은 편?
네, 빅 보이는 탄수차만 해도 D51형 기관차 본체에 필적하는 사이즈입니다.
탄수차를 제외한 기관차 자체만으로도 19.7미터인 D51형을 상회하는 아메리칸 몬스터의 위엄...
일본에서 가장 큰 여객열차 견인 기관차인 C62형 2호기와 함께.
분명 C62형은 D51형보다 한 아름 큰 사이즈인데도 빅 보이 앞에서는 거기서 거기일 뿐...
"은하철도 999"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이야기(銀河?道物語)" 에서는 은하철도 주식회사 소속으로 은하철도와 관련된 사건사고를 전담하는 우주공간 철도 경비대(Space Defence Force, SDF) 소속 주인공 시리우스 소대의 기관차 "빅 원(Big One)"의 모티브로도 등장하죠.
동륜의 움직임이나 각종 구동음 등 999호의 레퍼런스 모델이었던 C62형 2호기와의 조합은 어떤 의미로는 기적의 조합인 셈이네요.
셋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면 빅 보이가 얼마나 거대한 기관차인지를 실감할 수 있네요.
한편으론 이런 괴물 기관차를 투입해야 할 정도로 북미 대륙이 얼마나 광활한 땅이었는지도...
앞서 둘 보다 좀 더 작은 편인 오이가와 철도 기관차 토마스 호 견인기인 C11형 227호기 "토마스 호", SL히토요시 견인기인 8620형 58654번 435호기 "SL히토요시 호"와 함께. 탱크식인 C11형은 탄수차가 없으므로 기관차만 12.7미터, 8620형은 그보다 조금 큰 16.7미터 급으로 40미터 급인 빅 보이는 거의 두세배를 상회하는 덩치네요.
갖고있는 기관차 중 가장 작은 차량인 독일의 코펠 1호, 일본식으로 국철 아3형 "베이비 로코 호"와 함께.
코펠 1호는 원래부터 로컬선에서 화물 운송이나 단거리 입환용으로 사용된 소형 기관차인 만큼 대륙 횡단 전용 초대형 화물 기관차인 빅 보이와 비교하면 정말 성인과 아기만큼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코펠 1호는 전장 5.2미터, 중량 8.3톤으로 40미터 급에 500톤이 넘는 빅 보이와는 사실 비교하는게 의미가 없을만큼 아담하네요.
관리국장의 취향이 상당히 이상한 탓(?)에 별달리 화차나 객차가 없는 관계로 SL히토요시 전용 50계 객차들로 임시 급행 편성.
이미지 적으로는 과거 북미 대륙을 달린 "20세기 특급(20th Century Limited)"이나 "브로드웨이 특급(Broadway Limited)"같은 호화 특급 열차를 이미지로 삼은 편성이네요.?
가지고 있는 유일한 외국계 객차인 오리엔트 급행 풀맨4158 하코네 랄리크 미술관 보존차와 함께.
둘 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이지만 우악스러운 이미지의 빅 보이에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개인적으로는 나름 만족하네요.
이상 KATO의 유니언 퍼시픽 "빅 보이" #4014 였습니다.
뭐라 더 말이 필요없는 KATO의 최고걸작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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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
2023-06-15 17:32:27
드디어 그 화제의 빅보이를 입수하셨군요!! 빅보이 #4014는 역시 빅보이라는 이름이 딱 맞아요. 누가 썼는지는 몰라도 정말 센스가 좋아요. 저것 이상의 표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증기기관차는 실제로 봤을 때 정말 박력있는, 이것이야말로 기계다 싶은 물건인데 빅보이는 큐슈철도기념관(九州?道記念館)에서 실제로 봤던 증기기관차인 일본국유철도 59364호 및 C59 1을 압도하고도 남는 물건이니...
본체 자체도 크지만 탄수차의 크기는 정말 규격외라는 말밖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그런데 그 큰 탄수차도 2시간이 한계라는 건 대체 뭘까요. 정말 엄청나게 먹네요. 요즘 철도는 급수탑이 처음부터 없는 경우도 많으니 역시 워터텐더까지도 추가로 필요하겠네요.
KATO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는 정말 이것을 위해 있어요.
주행영상을 봤는데 저 큰 게 급커브를 유려하게 잘 도네요. 진짜 멋져요.
마키
2023-06-17 16:35:40
사기 전엔 "기관차 한 대가 5만엔? 뭐가 이렇게 비싸" 였지만 사고 난 후의 감상은 "역시 카토, 돈값을 하는구만." 였네요.
높이만 거의 건물 1.5층에 길이 40미터 짜리 철덩어리가 지나간다고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박력이겠죠 분명.
9만리터가 넘는 물과 25톤의 석탄으로 550톤 짜리 쇳덩어리를 시속 100km 넘게 달리게 할 수 있었으니 무시무시하죠. 현역 시절엔 오직 이 기관차 하나를 위해 40미터급 기관차를 방향전환 시킬 수 있는 전용 전차대까지 지어주었다고 했으니 유니언 퍼시픽이 빅 보이에 바라던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네요.
본문에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워터 텐더 말고도 같이 편성에 나온 디젤기관차와 이벤트용 객차도 세트로 판매되고 있네요. 일본제 기관차의 두배를 상회하는 덩치가 같은 선로를 달릴 수 있다는게 경이로울 따름이에요 정말.
SiteOwner
2023-06-18 14:28:03
빅보이 #4014, 역시 멋있습니다. 역시 철도취미를 갖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마키님께도 그리고 이것을 보는 모든 철도팬에게도.
동생이 KATO 빅보이 #4014의 주행영상을 소개해 놓았으니 저는 실제의 빅보이 #4014 부활에 대한 유니언퍼시픽 철도의 공식영상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런 거대한 게 저렇게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게 참 멋집니다. 게다가 저렇게 김을 내뿜는 것에서 그냥 기계가 아니라 살아있는 맹수라는 것이 실감나고 있기도 합니다.
기관차 그 자체도 크고 어지간한 증기기관차의 보일러만한 탄수차도 그야말로 규격외에 증기기관차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오리엔트급행의 객차와 이것 이상 더 잘 어울릴 게 없을 듯합니다. 역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또 생각나는 음악이 있습니다. 미국의 음악그룹 폴렛 시스터즈(The Paulette Sisters)가 1952년에 발표한 노래인 칼라마주에서 팀북투까지(Kalamazoo to Timbuktu). 기대에 부푼 채 칼라마주 역에서 열차를 타고 환상의 장거리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눈과 마음에 들어온 것을 노래한 이것 또한 잘 어울릴 듯해서 소개했습니다.
마키
2023-06-20 01:10:53
영상을 보면서 모형을 다시 보니 얼마나 사소한 것 까지 실차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기위해 애를 썼는지가 느껴져서 다시 보게 되네요.?
소개해주신 노래에서는 정말 기차 여행의 낭만이 물씬 느껴지네요.
본문에 잠깐 언급되었던 은하철도 999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타보고 싶은 시베리아 횡단 철도도 그렇고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건 예나 지금이나 낭만이 넘치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