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HNRY입니다. 최근엔 아트홀에만 동영상 한 편씩 짤막짤막하게 올리는게 전부였고 대강당에 글쓰는 건 진짜로 오랜만이네요. 대강당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게 1월이었으니......
근황이라고 해봐야 별 건 없습니다. 지난 1월에 쓴 글에서 밝혔듯이 편입학 시험은 끝났고 결과적으로는 떨어졌습니다. 뭐어 예비 10번으로 만족해야지요. 예비 번호라도 받은게 어디인가.....
그래서 이후 복학할 때까지 뭔가를 해보기로 했는데 그 첫번째가 자전거 타는 법 배우기였습니다. 한평생 자전거 한 번 제대로 타본 적이 없어 어찌 자전거를 타나 싶었는데 배우다 보니 저절로 타지더군요.
그런데 자전거를 배우고 나니 이젠 저만의 자전거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제가 번 돈과 부모님에게 빌린 돈으로 저만의 자전거를 한 대 마련하였습니다. 부모님에게 또 빚을 져버렸네요. 안그래도 갚아야 할 게 많은데......
그렇게 마련한 자전거로 2개월 이상을 다녀봤습니다. 가까운 동네에서 시작해 시 안에서 제가 가보지 않았던 곳, 그리고 앞으로 제가 사는 시를 벗어나 먼 곳까지 자전거와 함께 가볼 생각까지 하고 있지요.
물론 그 전에 자전거를 언제나 깔끔한, 만반의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에 오늘 대청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작업하며 찍은 사진을 올리는데 제목에도 썼지만 모바일 이용자들은 데이터가 많이 나갈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와이파이 등으로 보시길 권장합니다.
이것이 저의 자전거. 트렉 수퍼플라이 9.6(Trek Superfly 9.6) 보시다시피 산악자전거(Mountain Bike, MTB)입니다. 근 2달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보니 구동계가 많이 더러워져서 대대적으로 청소를 하기로 하고 베란다에 신문 잔뜩 깔아 공방을 만들었죠.
뒷변속기(리어 드레일러, Rear Dereilleur). 모래먼지와 기름때 범벅이 되었습니다. 사실 구동계 전체가 때투성이인 상태...
앞변속기(프론트 드레일러, Front Dereilleur). 역시나 때가 가득합니다......
사실 완벽히 깨끗하게 만드려면 아예 모든 부품을 다 분해해야 합니다만......비전문가인 제가 그짓을 했다간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애초에 그럴 장비도 없습니다...) 일단 바퀴와 체인만 분리해서 닦을 수 있는 한은 최대한 닦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앞바퀴 분리. 큐알(QR, Quick Release) 방식이라 사진처럼 레버를 제껴 돌려 빼주기만 하면 쉽게 바퀴를 탈거할 수 있습니다.
분리한 앞바퀴와 큐알레버. 디스크 브레이크 방식이기에 바퀴에 제동에 쓰이는 금속판, 로터(Roter)가 달려있습니다.
앞바퀴를 분리했으니 뒷바퀴를 분리해야 하는데......어차피 체인 청소까지 할 거라 바퀴 빼는 걸 조금 간편하게 할 겸 체인을 먼저 빼기로 하였습니다.
자전거 체인을 자세히 보면 이렇게 체인과 체인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 체인 링크가 달려있습니다. 이걸 분리해야 하지요.
하지만......이 체인을 그냥 분리하려고 하면 뒷변속기의 텐션풀리(Tension Pully)가 체인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어서 장력 때문에 분리가 힘들 뿐더러 잘못하면 고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제가 그래서 처음 체인 오일 갈 때 링크 한 짝을 잃어버릴 뻔 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체인 홀더인데.....안타깝게도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체인 홀더가 없네요. 그래서 옷걸이로 자작한 홀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품없어 보여도 나름 쓸만합니다.
이렇게 체인 링크가 있는 부분을 느슨하게 만들어서 빼야 하는데 이 때 링크를 좀 더 간편하게 빼줄 도구가 있습니다.
짜자잔! 이것이 바로 체인 분리용 펜치(Pliers)입니다. 앞부분이 굽어져 있어 이 부분을 끼워 분리를 하지요.
이렇게 링크 부분의 양옆에 끝부분을 넣어 집어주기만 하면......
분리됩니다. 어때요, 참 쉽죠?
일단 분리한 체인과 링크는 입구가 넓은 병 안에 넣어둡니다. 이 병의 용도는 잠시 후에.
이제 본격적으로 뒷바퀴를 분리해 보겠습니다. 분리하는 방법은 앞바퀴와 동일합니다. 레버를 풀어서 돌려주기만 하면 되지요.
분리된 뒷바퀴와 큐알레버. 흐아, 스프라켓도 닦아줘야 하네;;;
뒷변속기의 안쪽. 역시나 때가 잔뜩......
이제 앞 뒷바퀴를 모두 분리하였으니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청소에 사용할 것은 이것. 이름은 체인 클리너지만 변속기와 체인링 등 체인에 관련된 모든 곳의 때를 벗길 수 있는 약품입니다.
솔에 체인 클리너를 뭍혀 솔솔 닦아줍니다......만, 저 같은 경우 솔이 없어 다 쓴 칫솔을 사용해서 닦았습니다.;;;
이렇게 이곳저곳을 다 닦아주고 나면 천으로 닦은 곳들을 슥슥 닦아주고 자잘한 곳은 면봉 등으로 닦아줍니다.
이런, 촛점이......어쨌건 아까보단 꽤 말끔해졌습니다.
다음으로 닦아줄 곳은 여기. 흙먼지 투성이로군......
체인 클리너로 뒷변속기와 동일하게 닦아준 후 앞변속기도 마찬가지로 닦아줍니다. 변속기 뿐만이 아니라 체인링과 크랭크까지 쓱쓱싹싹.
스프라켓. 닦는 과정을 찍는 걸 깜빡했네요.;;;
이제 남은 건 체인을 닦아주는 것. 다른 구동계를 닦는 것보단 쉽습니다. 아까 체인을 담은 병에 그대로 체인 클리너를 넣은 후......
뚜껑을 닫고 쉐킷쉐킷, 쉐킷쉐킷쉐킷~
바닥에 고인 저 검은 물을 보라......
더러워진 클리너는 따로 버려야 하기에 모아뒀습니다. 이 과정을 두어번 반복한 후 마무리로 물로 한 번 헹궈주면......
짠짜잔! 체인이 깔끔해졌습니다. 이 상태에서 물기를 닦아주고 잘 말려주면 됩니다.
땟국물이 가득.......얼른 버려야지.
이제 바퀴를 다시 끼우고 체인을 걸어주기만 하면 끝입니다.
바퀴를 다시 끼우고 체인을 다시 거는 건 분리할 때의 역순입니다. 참 쉽죠? 다만 뒷변속기 체인을 걸 때 걸고 넣는 곳의 방향을 헷갈리지 마시길. 그리고 뒷변속기로 인한 체인의 장력 때문에 고정하는 것도 꽤 힘들군요.
어쨌건 모든 걸 마치고 이제 남은 건 체인에 오일을 다시 발라주는 것 뿐.
이것이 자전거 체인 오일. 이걸 체인에 듬뿍듬뿍 뿌려서 축축하게 적셔줍니다. 그럼 그걸로 자전거 청소는 끝!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고 자기만의 자전거가 생기니 세상이 달라보이네요. 이 자전거 덕분에 방구석 폐인 생활에서도 벗어났죠. 아마 프레임이 박살나지 않는 이상은 10년 이상을 저와 함께 해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자전거에 관심이 생길 뿐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자전거가 있으니 기분이 색다릅니다. 앞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다니고 관리하려면 관련 지식을 더 많이 쌓아야겠죠.
자전거 좋아요, 자전거. 우리 모두 자전거를 타봅시다.
이상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댓글
마드리갈
2016-04-29 21:47:17
자전거 배우기, 구입, 그리고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일을 겪으셨군요.
유지보수의 각 과정의 사진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운용중에 쌓인 먼지와 때를 제거하는 과정은 환골탈태 그 자체!!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친 자전거가 더욱 사랑스럽게 여겨질 거라고 믿어요.
자전거와 함께하는 근황을 전해 주신 점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자전거와 함께하는 즐거운 생활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잘 이어지기를 기원할께요.
SiteOwner
2016-04-30 20:40:34
정성스러운 자전거 보수장면을 보고 있으니 예전에 자전거를 즐겨타고 고치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그렇다 보니 꽤 반갑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기계를 정비하는 그 자체가 상당히 즐겁고, 끝나고 나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보면 기분이 더욱 좋아지기 마련이라서 이렇게 사진과 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자전거를 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자전거를 타고 6-7시간 정도 장거리를 다니기도 했는데...다시금 자전거를 타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근황을 전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