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에서는 명시적으로도 암묵적으로도 스포일러를 금지하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려요.
1. 코코노에 레이지의 어머니 (아이들의 시간)
회계사무소 직원인 코코노에 레이지의 유년기의 가정환경은 비참함 그 자체로,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러대었고 어머니는 그런 레이지의 사정을 알고도 방치해 두었어요. 그래서 부모를 칼로 찌르는 꿈을 자주 꾸기도 했고,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에는 전혀 슬퍼하지 않았어요. 당시 미성년자였던 레이지는 친척 아키와 동거하게 되고 연심을 가져 성관계를
갖기도 했고, 아키가 병사한 뒤에는 아키의 초등학생 딸 린을 성적으로 좋아해서 독점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여러모로 뒤틀린
심리를 내 보이고 있기도 해요. 이런 일련의 행동 뒤에는 어머니로부터 전혀 사랑을 받지 못해서 그 대상을 아키, 아키가 죽은
뒤에는 린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심리가 숨어 있어요.
2. 미카즈키 요조라의 어머니 (나는 친구가 적다)
원작에서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미카즈키 요조라의 어머니는 빈말로도 좋은 평가를 해 줄 수 없는,
문제가 많은 인물이예요. 딸에게 자주 화풀이하는 히스테리컬한 인물인데다, 이혼 후에는 폭력적인 성향이 더욱 심해져, 어린 요조라가
어머니를 위해 요리를 해준다고 하는 것을 칼부림으로 답했어요. 요조라는 위험한 상황은 모면했지만 그 이후로는 날붙이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게다가 아버지의 재혼 상대가 어머니의 학생 때의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여성혐오 성향도
갖게 되고 남성간의 우정에 집착하는 성향을 지니게 되기도 하죠. 그래도 요조라는 어머니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어요. 카시와자키
세나의 아버지 페가수스가 요조라를 양녀로서 받아들이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지만 요조라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둘 수 없다고 사양하고
카시와자키 가문에서 집사 교육을 받는 것으로 타협하죠, 이것에서 여러모로 느껴지는 게 많아요. 요조라가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악인은 아니니...
3. 카와부치 센타로의 외할머니 (언덕길의 아폴론)
작중 배경인 1966년의 사세보에서 "히가시고등학교의 카와부치" 라는 말만 들어도 불량배들이
겁을 먹고 발을 뺄 정도의 카와부치 센타로. 그는 미일 혼혈아로 아버지는 주일미군 백인. 애니에서는 외할머니가 그를 "적국인의
자식" 이라고 증오하고 있어요. 이전에도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다 결혼을 반대당하자 어머니는 야반도주. 센타로는 외삼촌이
거둬들였지만 주변에서는 혼혈아라고 멸시하고, 그 결과 크게 탈선하여 싸움을 일삼는 일상을 보내면서 주변에서 기피인물로 여기고 있었어요. 외할머니는 딸과 절연하고
외손자까지 박해받게 만들었으니 2대에 걸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게 되어요.
아리카와 형제의 어머니는 작중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빚을 내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언급이 있으니 이것으로 부모가 똑같이 경제관념이 엉망이고 무책임한 게 드러나죠. 게다가 장남인 히메의 명의로 빚을 냈다 보니 대부업자의 추심 또한 그를 겨냥하고 있어요. 그 히메는 엄청난 부자인 고교 학생회장 덕분에 추심 및 가난에서는 벗어나지만, 채무변제 및 생활비 지원의 조건으로서 여장하여 학생회에 종속된 상태로 학교생활을 하게 되어요.
5. 성명 불명의 여자귀신 (요괴아파트의 우아한 일상)
요괴아파트의 입주민 중에는 어린 남자아이인 쿠리 및 하얀 대형견인 시로가 있어요. 이미 작중
시점에서는 죽어 있고 둘 다 모두 영혼. 쿠리의 어머니는 결혼을 약속받았지만 그 결혼이 깨지고, 아들 쿠리에게 화풀이하기
일쑤였어요. 전혀 사랑을 못 받은 쿠리는 떠돌이 개 시로를 만나게 되어 생애 처음으로 따뜻함을 알게 되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어요. 쿠리의 어머니는 쿠리를 목졸라 죽이고, 그것을 본 시로는 쿠리의 어머니의 목을 물어 죽였는데, 그것을 본 동네 사람들이
그 시로를 때려죽여 버렸어요. 그렇게 쿠리와 시로의 영혼은 늑대의 신 아카네가 거두어들였고, 쿠리와 시로는 요괴아파트에 입주해
평온하게 살고 있어요. 문제는 그 쿠리의 어머니가 귀신이 되어 요괴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며 언제든지 아들을 해치려고 노린다는 것. 참고로 쿠리라는 이름은 요괴아파트의 주민 잇시키 레이메이가 붙여준 이름.
사토의 친척 아주머니는 작품의 주인공 마츠자카 사토가 부모를 여읜 뒤에 그녀를 거두어 길렀으니
사실상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끔찍하기 짝이 없어요. 거주하는 고층아파트
내부는 언제나 우중충한데다 쓰레기더미라서 불결하기 짝이 없고, 미인이긴 하지만 얼굴 피부는 곪아서 문제가 있는지 반창고투성이에,
악취가 발생한다는 이웃 주민의 제보로 출동한 경찰관 중 남자경찰관을 성추행하는가 하면, 마츠자카 사토와 동거중인 행방불명 상태의
여자아이 코베 시오에 대한 연심이 가득한 남학생 미츠보시 타이요를 덮쳐서 성폭행을 하는 변태성욕자이기도 하죠. 게다가 마츠자카
사토가 친구 히다 쇼코를 살해하여 시신을 아파트 내(같은 건물이지만 친척 아주머니의 거처인 305호와 같은 건물의 1208호로,
원래는 사토의 섹스파트너의 집이지만 마츠자카 사토가 그를 죽이고 차지하여 시오와 동거중인 집)에 유기한 사건의 공범으로서, 아파트
복도에 석유를 부어 방화까지 일으키기도 한 중범죄자. 건강이 좋지 않은 게 보이면서도 사토와 시오의 도피를 돕는 과정에서 의외로
운전을 능숙하게 한다는 점이 놀랍게 보이죠. 결국 마지막에는 사토는 추락사한 시신으로, 쇼코는 목을 무수히 찔린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되고 친척 아주머니는 경찰에 체포되어요.
이 캐릭터의 성우가 오 나의 여신님의 베르단디로 유명한 이노우에 키쿠코이다 보니 아름다운
목소리가 이 캐릭터의 끔찍함을 역으로 극대화하고 있고, 작중에서 희생된 히다 쇼코 또한 그 아름다운 목소리가 오히려 기분나쁘게
들린다고 여기고 있어요.
7. 사쿠라지마 마이의 어머니 (청춘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고등학생이면서 인기연예인이었던 미소녀 사쿠라지마 마이는 모종의 이유로 연예인 활동을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하고 있었어요. 때때로 매니저에게 전화가 오긴 하지만 그 전화를 무시하기 일쑤. 그런데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 바니걸 복장을 하고 도서관에 나타났다 자신을 알아보는 같은 학교의 후배 남학생 아즈사가와 사쿠타와 접점이 생기고, 그 증상이 사춘기증후군으로 불리는 증상 중의 하나임을 알게 되어요.
그렇게 마이가 피하는 매니저의 정체는 그녀의 어머니. 미인으로 보이긴 하지만 실상은 딸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추악한 인물로, 마이가 중학교 3학년이었던 때 돌연 수영복 화보 촬영을 강요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어머니는 이미 계약은 성립된
것이라고 딸을 등떠밀고, 마이는 촬영현장에 준비된 비키니를 입고 억지 웃음을 지어가며 화보촬영에 임하지만 그 이후에는 연예인
활동을 중단해 버려요.
주변 사람들이 마이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마이의 어머니는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그녀를 불러낸 사쿠타에게 이따위 기분나쁜 장난질은 그만두라고 쏘아붙이고 자리를 떠났어요. 정확히는
마이가 메일로 불러낸 것이었지만 어머니의 핸드폰에는 발신자명이 보이지 않았고, 약속 장소에서는 그녀의 눈에는 마이는 보이지 않고 사쿠타만 보인
것이지만요.
8. 에도가이 야사쿠의 어머니 (골든 카무이)
1905년 시점의 홋카이도 유바리에서 박제 제조판매업자로서 공방을 운영중인 나라 출신의 청년
에도가이 야사쿠에게는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어요. 이미 고인인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공방의 방 하나에 어머니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박제를 모아 놓은데다 인피, 즉 사람 가죽으로 온갖 기괴한 의상을 만들어 입으면서 희열을 느끼는 점.
애니에서는 어머니와 대화하는 첫 장면을 보면 어머니가 은둔 성향인가 정도로 여겨지지만, 방 전체를 보게 되면 공포감이 엄습해요. 어머니는 남편이자 야사쿠의 유일한 이해자인 그의 아버지를 극도로 증오했고, 아버지를 죽인 뒤에는 아들을 거세했어요. 이런 식으로 아들을 독점하여 정신적 성장을 왜곡시킨 어머니가 죽자 야사쿠는 어머니의 시신을 박제로 만들었고,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망상 속에 어머니와 대화하다가, 작중의 문제 아이템인 보물지도 문신이 새겨진 24명의 탈옥수의 인피 관련으로 공방을 찾아온 제7사단의 군인 츠루미 중위에게 그 상황을 들키게 되어요. 츠루미 중위가 쥐어준 권총으로 어머니의 시신의 머리를 쏜 이후 야사쿠에게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어요.
9. 오가타 햐쿠노스케의 어머니 (골든 카무이)
제7사단 소속 군인이었던 오가타 햐쿠노스케는 러일전쟁의 핵심 지휘관이자 큰 희생의 책임을 지고 자살한 하나자와 중장과 게이샤(芸者) 간의 사생아. 오가타라는 성씨는 그 게이샤의 것으로 보여요.
햐쿠노스케의 어머니는 그저 하나자와 중장만을 생각했고, 그에게 버림받은 뒤로는 아들은 버려둔 채
아귀전골을 끓여놓고 하염없이 그를 기다릴 뿐. 이렇게 자라난 햐쿠노스케는 늘 애정결핍 상태로 어머니의 관심을 끌려고 새를 사냥해
갖고 왔지만 어머니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그러자, 어머니가 죽으면 아버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생각한 어린 햐쿠노스케는
아귀전골에 쥐약을 넣어 어머니를 독살했어요. 이후에는, 천한 출신의 자신을 형으로 깍듯이 대우하는 등 잘 성장한 이복동생인
하나자와 유사쿠를 죽이면 아버지가 첩의 아들인 자신을 봐줄까 싶어서 결국 이복동생을 전장에서 죽였어요. 사실 하나자와 중장의
자살도, 실제로는 자살이 아니라 햐쿠노스케가 아버지를 죽이고 배를 가른 뒤 할복자살로 위장한 것. 이렇게 햐쿠노스케의 어머니의 무관심이 이런 엄청난 결과의 씨앗이 되었어요.
10. 죠르노 죠바나의 어머니 (죠죠의 기묘한 모험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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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앨매리
2018-10-27 14:45:19
나열된 어머니 캐릭터들을 보니, 막장 아버지 캐릭터에 비하면 스토리에 본격적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없네요. 보통 캐릭터의 어두운 과거사에 한 몫 하거나 그 캐릭터가 왜 비뚤어졌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만 나오고 끝이고... 스토리에 대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막장 어머니 캐릭터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만요.
지금 생각나는 건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이네요. 파미나에게 자라스트로를 죽이지 않으면 인연을 영원히 끊어버리겠다는 아리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그러고 보니 죠죠 4부의 키라 요시카게도 어머니에게 학대당했고, 키라 요시히로는 그런 키라의 어머니를 막지 못하고 자책했기에 죽은 후에도 살인을 저지르는 키라를 돕게 됐다는 뒷설정이 있었죠. 작가님이 악역에게도 불쌍한 과거사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인간 찬가의 요지가 흐려진다고 일부러 본편에서 언급을 안 했다고 하지만요.
마드리갈
2018-10-28 16:33:51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의 성명불상 어머니 캐릭터들은 스토리의 전면에는 등장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요. 간접적으로 배경이나 개연성 등을 확보해 주는 역할에 한정되어 있고...
이후에 언급할 캐릭터 중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아리마 사키, 복면계 노이즈의 키류 리코 같은 캐릭터들은 그나저 전면에 나오기는 하죠. 아리마 사키는 작중에서 고인이긴 하지만 주인공 및 주변 인물들에게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고, 키류 리코는 주인공의 활동영역에 직접 개입하고 있으면서 자신의 욕망을 달성중이지만...
오페라, 징슈필 등에도 역시 막장 어머니 캐릭터들이 있죠.
말씀해 주신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은 아름다움과 무서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캐릭터. 특히 그 유명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그 두 가지가 기묘하게 양립한 놀라운 음악이죠.
키라 요시카게의 뒷설정은 역시 등장하지 않았던 게 맞네요. 그렇지 않으면 키라 요시카게에 면죄부가 부여되어 주제의식이 퇴색되어 버릴 테니까요.
대왕고래
2018-11-04 01:12:32
대체 왜 픽션인데도 현실에서 보일법한 막장 부모의 모습이 보이는건지 모르겠네요. 픽션이 현실을 반영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사실 이루어질 수 있는 현실(원피스의 "윌리 가론"의 언급 참고)이라는 말대로 정말 그런 것인지...
그나마 비현실적인 경우를 골라보니 6번과 8번... 이건 너무 막나가는 듯 해서 오히려 현실같지가 않은 케이스네요. 현실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현실을 넘어서버리니 이 뭔...
마드리갈
2018-11-05 21:29:32
몸서리쳐질만큼 끔찍한 인물상이 창작물에 구현된 것을 보면, 세계의 어디선가는 정말 그런 실제사례가 있는게 아닌가 싶을 생각도 들기도 하고, 인간의 생각이라는 게 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가는 건가, 정말 악마란 어딘가의 외딴 곳에 은거하는 게 아니라 생활공간의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그렇네요.
6번과 8번이 그래서 더욱 무섭게 느껴지죠. 브레이크가 터진 정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브레이크가 없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