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제목에 제시된 "그렇게 보인다" 와 "그렇다" 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죠. 그런데 이걸 혼동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그것도 매우 오랜 고질적인 모종의 전통으로 고착해 있어요. 사실 정확히는 인습(因習)이라고 불러야 옳긴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국내사회의 합의 자체가 성숙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일단은 "전통" 이라는 어휘를 썼음을 미리 밝혀 둘께요.

"그렇게 보인다" 는 실상일수도 허상일 수도 있어요. 즉 아무리 잘해봤자 "그렇다" 에 무한히 근접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어요. 그나마 면밀한 관찰과 추론을 통해서 그 일치되는 정도를 높일 수는 있긴 해요. 이 말은 뒤집어 말하자면, 현실과 유리된 결론을 내려면 대충 생각하고 말면 된다는 것.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개념을 보도록 할께요. 장사를 가장 끝에 놓은 이유가 가관이예요.
좀 오래전의 기사이긴 하지만 소개해 볼께요.

상인에 대해서 농사를 짓거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을 가지고 이익을 얻는 사람이라며 멸시하는 동시에 상업을 천하게 여기는 이런 풍조의 기저에는, "그냥 다른 것보다 하기 쉬울 게 아닌가?" 라는 잘 모르면서 내린 자의적인 추측의 소산이라는 전제가 숨어 있어요. 좀 더 쉽게 풀어 말하자면, 실제로 장사를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망상한 것을 차별의 근거로 삼는 추잡한 소리밖에 되지 않아요. 그렇게 천대하려면 아예 금지하면 될 것을 뭐하러 놔두는지. 상인과 상업으로 발생하는 효용은 누리고 싶으니 없앨 수는 없고 우대하거나 동등하게 대하기는 싫으니까 그런 것이 아닐지.

이런 담론이 그냥 전근대사회의 인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어요.
미래사회에 대한 예상에서 구체적인 논거 없이 막연히 "기술의 발전이 있으니까 그럴 것이다" 라는 근거가 박약한 추측이 난무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시대착오 운운하며 막는 풍조 또한 역시 그러해요. 이를테면 자율주행으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차로 가야 한다는 담론이 그러한데, 자율주행이라는 운항기술과 동력방식이라는 독립적인 사항을 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없이 동일시하는 데에서 오류가 있어요. 사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방대한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전력의 소비도 큰 것인데, 에너지밀도가 낮아서 주행 자체에도 동력이 크게 모자라는 전기차보다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의 일부에서 동력을 회수하는 터보컴파운드엔진(Turbo-compound Engine) 같은 이미 실용화된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가 주행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자율주행 정보처리를 위한 전력확보에 더욱 유리한 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얼마나 더 오류를 범해야 이런 모종의 전통은 극복될 수 있을까요.
영원히 가능성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기대를 접는 게 나을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5-03-23 01:18:32

더 나아가서 사농공상에서 상이 제일 뒤인 것보다, 과연 농, 공은 상보다 높게 치는가도 생각해볼만 하네요.
그냥 다 "응? 이거 대충 이런거 아님?"하는 탁상공론으로 전부 밑바닥으로 가는 것일지도 몰라요. 어찌보면 공평하네요. 이거 좋은 거 같지는 않지만.

마드리갈

2025-03-24 00:03:34

당장에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분야니까 낮게 봤다가는 현실의 생활이 바로 위협받을 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상업을 천시하는 마인드를 왕실 및 귀족계급에 적용하면 자승자박 그 자체니까 아예 여기서는 국가와 문화를 지키는 상류계급이니까 특권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이 바뀔 수밖에 없고...


결국 사농공상 논리는 누구에게도 득이 되는 것이 아닌데 이런 것으로부터는 탈각하려는 문제의식도 없네요. 디지탈 시대니 뭐니 하면서도 이런 건 정말 잘도 지켜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3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추가)

6
  • new
Lester 2025-03-02 146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349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05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36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5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921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47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029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640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153
6027

학원 관련으로 여행에서 접한 것들 몇 가지

  • new
마드리갈 2025-04-03 2
6026

애니적 망상 외전 10. 일본에 펼쳐진 시카노코

  • new
마드리갈 2025-04-02 6
6025

이제 일상으로 복귀중

2
  • new
마드리갈 2025-04-01 21
6024

조만간 출장 일정이 하나 잡혔는데...

1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3-31 27
6023

최근 자연재해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군요

1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3-28 36
6022

4개월만의 장거리여행

  • new
마드리갈 2025-03-26 20
6021

천안함 피격 15년을 앞두고 생각해 본 갖은 중상의 원인

  • new
SiteOwner 2025-03-25 29
6020

감사의 마음이 결여된 자를 대하는 방법

1
  • new
SiteOwner 2025-03-24 34
6019

발전설비, 수도 및 석유제품의 공급량에 대한 몇 가지

  • new
마드리갈 2025-03-23 34
6018

일본 라디오방송 100주년에 느낀 문명의 역사

1
  • new
SiteOwner 2025-03-22 38
6017

어떤 의대생들이 바라는 세계는 무엇일까

1
  • new
SiteOwner 2025-03-21 37
6016

옴진리교의 독가스테러 그 이후 30년을 맞아 느낀 것

2
  • new
SiteOwner 2025-03-20 43
6015

여러모로 바쁜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 new
SiteOwner 2025-03-19 42
6014

"극도(極道)" 라는 야쿠자 미화표현에 대한 소소한 것들

2
  • new
마드리갈 2025-03-18 46
6013

요즘은 수면의 질은 확실히 개선되네요

2
  • new
마드리갈 2025-03-17 48
6012

최근의 몇몇 이야기들.

4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3-16 80
6011

"그렇게 보인다" 와 "그렇다" 를 혼동하는 모종의 전통

2
  • new
마드리갈 2025-03-15 52
6010

저녁때 이후의 컨디션 난조 그리고 사이프러스 문제

3
  • new
마드리갈 2025-03-14 54
6009

탄핵정국 8전 8패는 이상하지도 않았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03-13 59
6008

트럼프의 항등식이 성립할 수 없는 4가지 이유

2
  • new
마드리갈 2025-03-12 6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