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ndard_World_Time_Zones.png (2.56MB)
세계의 시간대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어요.
위에 첨부해 둔 지도는 2015년 8월 기준 최신 시간대인데, 북한이 UTC+8:30, 즉 우리나라보다 30분 늦는 시간대를 적용했다는 것도 빠짐없이 반영되어 있어요.
어차피 모든 국경이나 국가 내의 행정구역 경계가 경선이거나 그에 평행한 것도 아니기에 시간대의 구분이 경선과는 달리 굴곡이 좀 있는 법이지만, 굉장히 정신없이 구분되어 있거나, 상당히 불편하게 획정된 경우도 많다는 것이 보여요.
중국이 전 국토를 단일시간대로 지정해 놓은 것은 상당히 유명한 사례이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우는 시간대가 상당히 기형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 확연히 보이고 있어요. 게다가 러시아 동부의 경우 시간대의 배치가 상당히 이상하게 되어 있기도 하죠.
시차설정은 보통 경도 15도마다 1시간인데, 이란의 UTC+3:30, 인도의 UTC+5:30, 네팔의
UTC+5:45, 호주 중부지역의 UTC+9:30같은 것을 보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설정했는지는 몰라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게 보여요. 그래도 과거에 존재했던 아일랜드의 더블린 표준시(Dublin Mean Time)보다는 나아요. 이건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Greenwich Mean Time)보다 25분 21초가 늦게 설정되었으니까요. 현재는 영국과 동일한
시간대인 UTC를 사용하고 있어요. UTC는 과거의 그리니치 표준시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협정세계시의 영어 약자로
Coordinated Universal Time의 약자예요. 왜 CUT가 아니냐 하면, 영어 약자가 CUT이고 프랑스어 약자가
Temps universel coordonné의 약어인 TUC인 점에서 절충해서 UTC로 정한 거니까요.
시간대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의외로 프랑스. 본토는 단일 시간대이지만 역외영토가 카리브해, 태평양, 인도양 등에 넓게 포진하고
있다 보니 시간대가 모두 12개예요. 그 다음이 11개의 시간대를 가진 미국과 러시아, 9개를 가진 영국, 8개를 가진 호주,
6개를 가진 캐나다, 5개를 가진 덴마크 및 뉴질랜드, 4개를 가진 브라질과 멕시코 순으로 이어져요. 흥미로운 것은 동서로 아주 긴
국토를 가진 인도네시아와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키리바시가 3개 시간대를 가진다는 점일까요.
폴리포닉 월드에서는 19세기 이후의 역사가 달라져 세계 각국의 강역도 크게 달라졌고 정책도 바뀌어 있어요.
그래서 시간대가 현실세계에서보다는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게다가 에너지절약을 도모했지만 역효과가 나고 있는 서머타임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게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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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안샤르베인
2015-10-19 22:48:56
시간 설정 기준이 생각보다 많이 오묘하네요.
왜 저런지도 알게 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마드리갈
2015-10-19 23:27:05
맞아요. 정말 별별 희한한 이유로 시간대가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요.
시간대의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철도와 전신이 발명되어 세계로 보급되면서 정시성을 지켜야 할 일이 전국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많이 필요했으니까요.중국은 전국을 통제하기 위해서, 지리적 고려가 없이 일률적으로 단일 시간대를 적용하고 있어요. 그 결과 서부지역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네요. 북경, 상해 등의 동부지역보다 실질적으로 2시간이 빠른 것이니까요.
관습으로 굳어진 것도 많아요.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우는 영국 식민지 시대의 관행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고, 호주의 경우는 관습적으로 UTC+8:45의 시간대를 쓰는 동네가 있다고 해서 그 시간을 쓴다고 해요. 프랑스 및 베네룩스 3국의 경우는 나치독일에 점령당했을 때 사용된 시간을 바꾸지 않고 그냥 쓰고 있다고도 하고...참 요지경이예요.
스타플래티나
2015-10-19 22:55:21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을 보자면...
서유럽, 중부유럽은 영국, 포르투갈을 빼면 다 같은 시간대를 쓰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독자적인 '파리 표준시'가 있다고는 알고 있습니다만...
아르헨티나, 칠레의 시간대도 좀 묘하군요. 러시아의 경우는 극지방에 가까워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오스트레일리아도 외관상으로는 문제없어 보이는데, 저게 1/2, 3/4 등으로 나눠 놓은 게 조금 묘합니다.
뭐 한 가지 확실한 건, 북한의 시간대 변경은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한 것이니 결국 그들에게는 명분만 세웠을 뿐 손해뿐일 것이란 점입니다.
마드리갈
2015-10-19 23:38:21
프랑스의 파리 표준시는 1891년에 제정된 것이었어요. 철도시각의 정시성을 위해서 본토 전역에 적용된 것이었고 당시 GMT와 동일했어요. 이건 나치독일의 프랑스 점령으로 사실상 폐지된 후, 연합군의 프랑스 해방 이후에 혼선이 있다가 1945년에 이르러서야 GMT+1로 고정된 거예요. 1976년부터는 서머타임을 재도입했어요.
남미 쪽의 시차는 확실히 미묘해요. 말씀하신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굳이 UTC-3을 채택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고...그러고 보니 칠레, 볼리비아, 페루가 모두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도 특색이긴 특색이죠.
러시아의 시차설정도 꽤 기묘한 게, 대체로 북쪽은 UTC+홀수, 남쪽은 UTC+짝수. 동부지역으로 가면 좀 달라지지만요. 역시 극지방에 가까운 사정을 감안한 건가 싶어요.
북한의 시간대 변경, 그냥 자충수에 지나지 않아요. 보잘것 없는 똥자존심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는 감각? 그래서 안되는 길로만 가고 있어요.하루유키
2015-10-20 09:50:22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도 별 달리 불편함이 없으니 +9 시간대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사실 표준 세계 시간대와 실제 국내에서의 시간 차이가 미묘하게 다르더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마드리갈
2015-10-20 11:35:40
우리나라의 국토 중앙을 종관하는 경선은 127.5도. 그래서 UTC+8:30을 사용한 적도 있었지만 도로 UTC+8:30으로 돌아갔다가 1961년 이후로는 줄곧 UTC+9를 쓰고 있어요. 도중에 UTC+9를 쓰게 된 것은 1912년 조선총독부의 조치 및 6.25 전쟁 당시에 일본을 병참기지로 썼던 연합군의 작전수행의 편의상 일본과 같은 시간대를 유지하기 위해서였어요.
아무튼 일본과 같은 시간대를 쓰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30분 서머타임 효과를 누리게 되었어요. 서머타임이 밝은 낮시간대의 활동을 늘려서 에너지절약을 도모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니 이렇게 일본과 같은 시간대를 쓰는 것이 이 점에서는 유리하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