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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50년 전 오늘, 강릉발 김포행 대한항공 YS-11 여객기가 승객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에 나포되어, 북한에 강제착륙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각국의 비난 끝에 이듬해인 1970년 2월 14일에 승객 39명이 귀환했지만, 승객 7명과 승무원 4명, 그리고 여객기는 돌아오지 못한 채로 이렇게 반 세기가 흘렀습니다.
어째서 12명이 돌아오지 못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그들은 생사가 분명하지 않고, 단지 승무원 중의 1명이 2001년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등장했다는 것만 확실합니다. 게다가, 당시 대한항공이 사용했던 기체는 일본항공기제조(日本航空機製造, NAMC)에서 제작된 뒤 대한항공에 리스된 것으로, 납북사건 뒤에는 중국으로 보내졌다가 1974년에 북한으로 인도된 뒤에는 그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계속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잊혀져도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가족을 납치당한 사람들에게는 침묵하거나 포기하는 것만 선택지일까요.
과거에는 납북피해자 가족을 월북자가족으로 낙인찍고 차별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지난 일을 왜 꺼내냐고 면박주거나, 아예 모른 척 합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까, 인권변호사가 대통령이 되어 있고 인권관련 사안에서 활동한 인물이 외교부장관인 우리나라가 정말 이 문제에 침묵해도 좋은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오늘 하늘이 특히 흐리게 느껴졌는데, 이 오늘도 앞으로 3시간 미만입니다.
같이 읽을만한 뉴스를 소개합니다.
KAL기 납북 50년… 끝내 못 돌아온 11명에 눈감은 정부 (2019년 12월 11일 조선닷컴 기사)
KAL기 납북 50주년, 피해가족 "왜 망각 강요하나…송환 촉구" (2019년 12월 11일 한국경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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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12-13 21:23:05
묻힌 사건이 계속 묻히고 무시당해서는 안 되겠죠.
이슈가 되어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시늉을 하려나요. 그래서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귀차니즘주의겠죠.
무슨 말을 해도 씁쓸하기만 하네요.
SiteOwner
2019-12-14 13:48:45
아무리 오래 되어도 있던 사실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외면하면 저절로 잊혀질 것이라고 기대라도 하는 것인지, 여러모로 씁쓸해지는 것을 감출 수 없습니다. 과거사에 대해서 당사자가 이제 모두 고인이 된 동학 관련에도 관심을 가지는 이런 배려는 여전히 당사자가 살아 있는 반 세기 전의 사건에도 충분히 적용해야 할 것인데 유독 이 사안에는 외면하기에 바쁩니다.
이미 4년 전에 포럼에서 말했던 핀란드화(Finnlandisierung)는 이제 공리(Axiom)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