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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시작이었던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수니파 테러리즘 단체 알 카에다의 자살폭탄테러로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된 날로부터 20년이 흘렀습니다.
백주대낮에 하이재킹당한 여객기가 뉴욕 한복판에서 자살폭탄테러의 흉기로 사용된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전세계를 문자 그대로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죠. 전세계의 테러 단체가 이번만큼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북한조차도 비인도적인 테러 단체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며 자신들은 이번 일과 전혀 연관이 없다는 의도를 필사적으로 어필 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20년 전의 어린 시절은 "미국이 공격받고있다AMERICA IS UNDER ATTACK"는 뉴스 속보로 가득했던 나날이었는데 지금도 미국은 어떤 모습으로든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테러조직이 독버섯처럼 쑥쑥 나타나는 국제정세를 보자면 21세기의 초입의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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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Lester
2021-09-11 12:32:17
정확히 이 날부터는 아니었지만, 이 때부터 뭔가 세계적인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변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죠. 세계화와 평화를 중시하다가 갑자기 냉랭해진 것 같은?
마키
2021-09-14 18:15:58
그에 대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멘트가 "진주만 공습 이전과 이후의 미국이 다른 나라이듯, 테러 이전과 이후의 미국은 다른 나라가 되었다."라는 글이었죠.
여러가지 의미로 모든 것을 뒤바꾼 터닝 포인트라는 생각도 드네요.
마드리갈
2021-09-11 14:19:33
벌써 9.11 테러가 일어난지도 20년...시간의 흐름이란 정말 무섭네요.
어제 9.11 테러 20년 특집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여전히 그 상흔이 깊고, 또한 당시 납치된 항공기의 승객들의 가족들이 담담히 증언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모로 생각에 잠기고 했어요. 그리고 20년 전, 테러 직후 이슬람권에서 대대적으로 환영하던 모습이 같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국제정치학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하죠.
21세기는 2001년 1월 1일에 시작했다. 그러나 9.11 테러로 21세기가 개막한 것이라고. 특히 회계연도(Fiscal Year)가 9월부터 시작해서 다음해 8월이 끝나는 미국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 국제정치학의 담론이 더욱 실감나기도 해요. 그리고 세계의 안보상황은 미증유의 전방위적 위기에 빠졌어요.
9.11 테러는 정말 여러가지를 바꿔 놓았죠.
이듬해에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미국의 선수단은 당시 테러로 손상된 성조기와 입장했어요. 그리고, 같은 해에 국토안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약칭 DHS)라는 정부조직이 신설되어 기존의 많은 기관들이 대거 이전했어요. 재무부 산하의 세관 및 비밀경호국, 법무부 산하의 이민국, FBI 산하의 국가기반보호센터, 교통부 산하의 연안경비대 등이 이관되어서 24만명 규모의 대형 정부조직이 되었고, 미군의 결정기관으로서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나란히 자리잡게 되었어요.
물론 바뀐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었어요.
러시아 또한 위기의식이 아주 컸어요. 소련 붕괴 후의 첫 전쟁인 1차 체첸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는 체첸의 무장투쟁으로 실현된 분리주의를 최대의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후 체첸문제에 대한 대응도 더욱 강경해지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는데 여기에 9.11 테러가 큰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2차 체첸전쟁은 1999년부터 시작되어 2000년 상반기 내에 체천정권을 붕괴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저항운동은 산발적으로 있긴 했거든요. 하지만 9.11 테러 이후의 저항운동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대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경해졌어요. 2002년의 모스크바 극장 포위사건에서 독가스로 체첸 테러범은 물론 인질로 잡힌 민간인도 무차별 살상했다든지, 2004년의 베슬란 학교 포위사건에서는 전차, 소이탄 장착 로켓포 등의 중화기로 대응하는 등 걸리면 죽는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바로 그런 것이죠. 군사작전은 물론이고, 이슬람교 다수지역인 체첸의 특성을 역이용하여 반체제 활동가들을 납치하여 죽인 후에 그들의 시신을 돼지가죽으로 싸서 사람들이 잘 다니는 통행로에 버려두는 식으로 무서운 심리전을 실시하기도 했죠. 실제로 이 심리전은 체첸인들의 저항의지를 효과적으로 분쇄했어요. 결국 2017년을 끝으로 이전같은 대규모의 무장 저항운동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살되었어요.
마키
2021-09-14 18:21:36
여러가지 의미로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이었죠...
테러와는 별개로 저때쯤 한창 유행하던 엽기문화와 안톤 오노 선수의 반칙 사건, 미군 장갑차 사건 등이 맞물려 한창 반미감정이 거셌는데 테러 이후로 자취를 감추었던 기억이 나네요.
SiteOwner
2021-09-12 19:36:04
9.11 테러에서 벌써 20년...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 20년간의 변화는 이전의 변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각계각층에서 심층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당장 저 자신만 하더라도, 군복무를 마친 지 얼마 안된 청년이 지금은 중년이 되어 있다 보니...
카투사로서 군복무할 때 별의별 사건사고가 다 있었는데, 이태원에서 미군 장교가 노숙자에 피살당한 사건이라든지, 미군 탈영병이 한국인 민간인을 살해한 사건, 그리고 중동에서 일어난 이지스함 콜(USS Cole)이 자폭돌격보트에 피습된 사건 등이 있을 때마다 영외출입금지조치, 통칭 락다운(Lockdown)이 걸리면서 긴장을 놓치 않아야 했던 게 생각나고 있습니다. 그때 정보를 취합해서 미군 채널과 한국군 채널 양쪽에 모두 전달하는 일을 했고, 전역한지 수개월 지났던 시점에도 그때의 감각이 남아 있다 보니 9.11 테러가 벌어진 당일의 보도를 보고는 정말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예전의 책에 나오는 뉴욕 시의 항공사진에는 그 세계무역센터가 있었고 언젠가는 그 세계무역센터에 가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지요. 그리고 그라운드 제로 부근에는 새로운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얼마전에 본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S 10화에 그 달라진 뉴욕 시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세월의 무상함에 마음 한 구석에 뭔가 말하기 힘든 모종의 것이 느껴졌습니다.
마키
2021-09-14 18:39:20
테러 바로 직전 개봉된 영화 A.I.가 미디어 매체에서 나온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릴때는 참으로 길고 오랜 시간으로 느껴졌지만 뒤돌아보면 10년 20년이 순식간에 지나가 있고 그러네요.
시어하트어택
2021-09-12 20:05:42
어제 KBS1 세계는 지금 같은 경우에는 전체 방영분의 절반, 아니 2/3 이상을 9.11 테러 관련으로 가득 채우더군요. 방송에는 여러 생존자들이 나오고, 그라운드 제로의 광경도 나왔습니다.?
다른 뉴스에 나온 인터뷰 중 한 생존자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상처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마키
2021-09-14 19:38:46
인용해주신 말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상처를 없엘 수 없으니 함께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