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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잡이로 살아가는 이야기 (+영상)

마드리갈, 2018-05-20 21:11:40

조회 수
202

저는 일단은 양손잡이.
하지만 주로 쓰는 손은 일단 오른손이라서, 일반적으로는 오른손잡이로 보이기 마련이예요. 그래서 간혹 왼손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놀라는 경우가 있어요.

게다가, 글씨쓰기와 양치질을 제외하면 어느 손이든 대체로 잘 쓸 수 있어서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것도 몇 가지 있어요.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철도역에서 자동개찰구를 이용할 경우. 무심코 왼손에 교통카드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진행방향 오른쪽에 태그해야 한다는 상황. 이것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양치질은 왼손으로만 하다 보니 오른손으로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왼팔을 다쳐서 한 분기동안 요양했을 경우, 가장 힘든 것이 양치질이었죠. 오른손을 주로 쓰는 양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칫솔을 쓰기가 곤란하다는 게 뭔가 이상하지만...

마침,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차이 10가지를 정리해 놓은 영상(일본어)이 있으니 같이 소개해 드려요.


차례대로 설명을 붙이자면...

  1. 글자를 쓸 때, 오른손잡이는 종이를 바로 놓고, 왼손잡이는 살짝 틀어놓는다.
  2. 칼을 사용할 때, 오른손잡이는 능숙하게 쓰지만 왼손잡이가 쓰는 것을 보면 불안해 보인다.
  3.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때, 왼손잡이는 타인과 팔이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4. 가위를 사용할 때, 오른손잡이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왼손잡이에게는 쓰기 힘들다.
  5. 자전거의 벨은 대체로 오른쪽 핸들에 달려 있다.
  6. 칠판에 글씨를 쓸 때, 왼손잡이의 경우는 일단 "왼손잡이야?" 라고 주목받는다.
  7. 악수를 할 때, 오른손잡이는 자연스럽게 오른손을 내밀지만 왼손잡이는 잠시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8. 좌우구분이 오른손잡이와는 달리 왼손잡이에게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9. 서예를 할 때, 오른손잡이는 별로 의식하지 않지만 왼손잡이는 먹이 마르기를 기다리거나 오른손을 쓰거나 한다.
  10. 오른손잡이는 가로쓰기를, 왼손잡이는 세로쓰기를 좋아한다.

대략 이렇게 되어요.
게다가, 잘 쓰는 손이 대체로 근력도 강하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서, 왼팔의 힘이 세고 오른팔의 힘이 약한 편이죠. 원래 오른손잡이였다가 양손잡이가 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그런데 이런 속성이 의외로 키보드 사용에는 꽤 도움이 되어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한글 키보드인 두벌식 키보드의 약점으로 꼽히는 왼손 사용빈도가 높아서 걸리는 부담이 저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네요.

여러분은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양손잡이 중 어느 쪽인가요?
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아서 간혹 혼선을 겪는 점은 없는가요? 그 방면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18-05-21 00:19:05

오른손잡이라서 그런가, 혼선 같은 건 느낀 적도 없고, 왼손잡이는 지금까지 저랑 손 방향만 다를 뿐 모든 게 다 같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렇게 차이가 있네요... 그냥 정 반대일 뿐인 것도 있지만 오른손잡이가 많은 세상이라 곤란한 것도 있고, 그 외에도 오른손잡이와 (반대로 생각해도) 다른 면도 있어요. 왼손을 주로 쓰지 않다보니 매우 생소하네요.

마드리갈

2018-05-21 00:30:25

그러시군요. 대개 그럴 거예요.


그런데 저는 어릴 때부터 일반적인 오른손잡이와는 다르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왼손잡이인 것도 아닌 좀 어중간한 형태의 양손잡이여서 혼선을 느끼는 것도 많았어요. 특히 오른손을 더 잘 쓰는데 오른손의 근력이 약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한데, 그걸 탓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건 없다 보니 나름대로 고안을 한 게 몇 가지 있어요. 이를테면 각 손의 특징에 맞는 일 할당하기. 가위는 왼손으로 쓰면 날을 보기 힘들어서 정확히 잘 안 잘리니까 오른손으로 쓰고, 손에 짐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되도록 왼손으로 들고 하는 식으로 적응했어요.

마키

2018-05-21 00:50:14

그러고보면 자신이 인식하는 자신의 모습은 거울에 비친 상을 기준으로 하다보니까 그걸 기준으로 그림을 그리다보면 무심코 캐릭터가 왼손잡이가 되곤 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저도 오른손잡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노래를 자주 듣다보니 화면 조작을 해야 해서 항상 휴대전화를 오른쪽 주머니에 넣다보니 그외의 자질구레한 일은 전부 왼손쪽으로 몰아버려서 지갑이라던가 에코백이라던가도 전부 왼쪽에 있는게 익숙하네요.

마드리갈

2018-05-21 01:00:37

말씀하신 게, 이상(李箱, 1910-1937)의 시에서도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라는 표현으로 잘 나타나 있어요.

꽤 옛날 노래이긴 한데, 아사오카 메구미(麻丘めぐみ, 1955년생)의 대표곡 중의 하나인 1975년 발표곡 "내 남자친구는 왼손잡이(わたしの彼は左きき)" 에도 역시 예의 상황이 묘사되어 있고 그래요.

또한, 미술 분야에도 일단 오른손잡이 인구가 많다 보니 사람의 얼굴을 그릴 때 눈물점의 위치도 화면의 오른쪽, 즉 캐릭터의 왼눈 주변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죠.


역시 습관의 힘은 크네요. 저의 경우도, 마키님의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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