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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에를 의인화하면 치하라 미노리가 된다?!

마드리갈, 2018-09-03 19:18:27

조회 수
192

오래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일본의 성우이자 가수인 치하라 미노리(茅原?里, 1980년생)의 음성을 들으면 뭔가 묘하게 연상되는 게 있었어요. 독특한 음성이 마치 고음의 목관악기 오보에(Oboe)같이 들리는 것 같다고.

특히,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엔딩곡 미치시루베(みちしるべ, 이정표)를 들으면서, 그 연상이 더욱 구체적인 이미지로 다가왔어요.


가사번역

당신의 목소리가 저의 이정표


한 마리 새가 울고 있어요

이름도 없는 하늘에 저를 찾으려고

다정함으로 엮어온 요람에서 내일로 향해가요

맑은 날도 비오는 날도 당신을 지키기 위해

이 세상 둘도 없는 소중한 보물

이름도 없는 꽃은 조용히 잠들어요


빛깔없는 바람이 부르고 있어요

오매불망 그리운 고향 정다운 향기

오래전 어릴 때의 기억은 양지와 같은 따스함

물거품같은 꿈에서 깨어나 고독이 혼자임을 알았어요

물려받은 날개를 움직이며

그만두지 않고 날아갈 것을 약속해요

혼자가 아니니까


바라는 것은 오직 한가지 당신의 행복

다정함으로 엮어온 요람에서 내일로 향해가요

맑은 날도 비오는 날도 "사랑해요" 를 전하러...


이 마을에 태어난 것은 당신과 만나기 위해

이 마을에 태어났으니 당신과 만날 수 있었어요


한 마리 새가 울고 있어요

이름도 없는 하늘을 내일을 찾으려고


이 곡을 들으신 뒤에 이것도 같이 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오보에를 위한 로망스 제2번.

연주는 하인츠 홀리거(Heinz Holliger, 1939년생, 오보에)/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 1931년생, 피아노).



치하라 미노리의 목소리와 오보에의 음역에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더블리드 목관악기인 오보에 특유의 그 음색은 치하라 미노리의 독특한 목소리와 매우 닮아 있어서, 오보에를 의인화하면 치하라 미노리가 된다는 확신이 더욱 강해지고 있어요.



같이 읽기 - 요즘, 목관악기가 특히 좋아지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앨매리

2018-09-08 01:05:46

스즈미야 하루히의 나가토 유키로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독특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노래로 들으니 개성이 톡톡 튄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습니다.

마드리갈

2018-09-08 01:45:35

치하라 미노리의 음성은 "이 사람만큼은 확실히 알겠다!!" 라는 감각이 들만큼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죠. 이런 것도 오보에를 많이 닮았어요.


사실, 관현악단에서의 악기편성에서 전체적으로 톤을 맞출 때에도 오보에의 또렷하고 또한 다른 악기와 구별되는 선명한 음색에 의존하는 게 일반적이예요. 특히 교향곡에서 오보에가 없는 경우는 제가 아는 한에서는 글쎄요. 일례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의 경우 일반적인 편성에서 트럼펫과 팀파니가 없고 41번의 경우 클라리넷이 없지만 두 경우 모두 오보에는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요.

마키

2018-09-08 01:57:26

오보에 하면 영화 미션(The Mission, 1986)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로 인상 깊게 남아있죠.


일전에 소개해드렸던 Animelo Summer Live 2012 -INFINITY∞-의 메인 테마 천년의 꿈(INFINITY ~1000年の夢)에서도 다른 목소리들은 몰라도 치하야 미노리의 목소리 만큼은 또렷하게 구분되서 들려왔었죠.

마드리갈

2018-09-08 02:51:34

가브리엘의 오보에, 정말 경이적인 악곡 그 자체였죠.

위대한 음악은 복잡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그 본보기로서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인용해도 좋겠어요.


전에 소개해 주신 그 음악, 저에게는 ZARD 이후의 두번째 문화충격이었어요.

치하라 미노리가 다른 보컬들과는 다르게 확실히 이질적이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게, 역시 오보에와 닮은 음색이라서 그런가 봐요.

당시의 글의 링크를 여기에 다시 소개해 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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